과일나무의 구제역이라 불리는 '화상병(火傷病)'이 충남과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경기도 안성지역의 6개 농가(사과 1, 배 5)에서 과수화상병이 처음 발생한 이후 이달 들어 충남 천안지역의 2개 배농가에서도 발견됐다고 8일 밝혔다.
이번에 발생한 화상병은 농식품부와 전국 153개 시·군 자치단체가 합동으로 지난 4월부터 5만8천여 과수농가를 대상으로 예찰을 벌이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이 중 12개 시.군 21개 농가에서 화상병 감염의심 나무가 발견됐으나 정밀분석 결과 안성과 천안지역 8개 농가가 양성으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농식품부는 화상병 발생 농가에 대해 재배자 탐문과 유전자분석 등을 실시한 결과 지난해 부터 잠복돼 있던 병원체가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화상병의 잠복기간은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간으로 알려져 있다.
농식품부는 과일나무에 치명적인 화상병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발생함에 따라, 강도 높은 방제를 실시하고 있다.
감염의심 나무는 뿌리채 뽑아 땅속에 파 묻고, 확진 판정을 받은 과수원에 대해선 반경 100m 이내 모든 기주식물(사과, 배, 모과, 복숭아, 자두 등)을 매몰 처분했다.
또한, 화상병의 특성상 나무에 잠복 중인 세균에 의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계기관 합동으로 9월까지 지속적으로 예찰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화상병은 사과와 배나무의 잎, 줄기, 새순 등이 불에 타서 화상을 입은 것처럼 검게 변해서 말라 죽는 증상이 나타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런 증상이 나타날 경우 가까운 농업기술센터나 식물검역기관에 즉시 신고하고, 과수원에서는 작업복과 장갑, 전정가위 등을 70% 농도의 알코올 등으로 수시 소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에도 안성과 천안, 제천 등 3개 시지역 43개 농가, 43ha에서 화상병이 발생해 87억원의 재산피해를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