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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지 못하는 '슬픈' 물고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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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지 못하는 '슬픈' 물고기들

    물고기 '이동할 권리' 있는데…보에 가로막혀 효용성 없는 '어도'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의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신비한 이유처럼…' 가수 강산에의 '연어' 중 한 대목이다.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물고기들의 모습은 종종 삶과도 비유될 정도로 인간에게 거대한 감동을 안겨준다.

    그런데 이제 한국에선 이런 물고기들을 볼 수 없는 걸까? 위 영상 속 황어떼는 어찌된 일인지 오도가도 못한다. 그저 세차게 떨어지는 물 아래 조그만 몸으로 맞선다. 세찬 물살에 뒤로 밀려나는 수많은 황어떼들의 줄지은 모습이 끝도 보이지 않아 애처롭다.

    연어는 강에서 바다로, 황어는 바다에서 강으로 간다는 점이 다르지만, 둘 다 알을 낳기 위해 '이동할 권리'가 있다. 본래 '어도'란 '물고기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만든 수로'인데…. 황어들은 왜 이러고 있는 걸까?

    9일 오전 페이스북 '녹색연합' 페이지에 "지난 녹색 순례 때 남대천에서 만난 황어다. 이들이 상류로 올라가지 못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기록했다. 물고기가 이동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해 생각해달라"는 말과 함께 영상이 게재됐다.

    1분 44초 길이의 영상은 "강으로 돌아온 황어"라는 말로 시작한다. 영상 속 황어떼는 거센 물살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계속해서 뒤로 밀린다.

    녹색연합 측은 내용에 대해 "일생을 바다에서 살다가 알을 낳기 위해 강으로 돌아온 황어떼다. 세찬 물살 때문에 강 위로 올라가기가 버겁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어가 강을 오를 수 있는 유일한 길이지만 넘어갈 수 없는 유일한 길. 서식지에서 산란지로 이동할 권리, 알을 낳고 바다로 돌아갈 권리가 막히고 있다"며 "물고기의 이동은 생명 본연의 모습이다"라고 역설했다.

    영상을 본 시민들은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보를 무너뜨릴 순 없나", "같이 용쓰고 울고 있습니다. 고칩시다", "더불어 산다는 것을 우리는 언제부터 잊어버린 걸까요"라는 등 호응했다.

    거센 물살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황어떼의 모습. (사진=녹색연합 제공)

     

    이에 대해 이다솜 녹색연합 활동가는 9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효용성 없는 어도가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선 아직까지 어도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일단 어도를 만들고 나면 그걸로 됐다고 여기는 문화가 팽배하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이어 "어종별로 이용할 수 있는 어도가 천차만별임에도 획일화된 어도를 만들고 그걸로 됐다는 식이다. 국내서 어도가 효용성이 없다는 결론을 낸 보고서를 읽어본 기억이 없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향후 관계기관 등에 이 문제를 전달하고 논의를 이어가볼 계획"이라며 "설계가 잘못된 어도는 작은 물고기 등이 지나가는 게 아예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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