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경제&내수 위축, 금리인하 불가피
- 0.25%포인트 인하, 중장기적 수위조절 효과 커
- 부채 ‘규모’ 보다 ‘내용’ 중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6월 9일 (목)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종석 의원(새누리당)
◇ 정관용> 한국은행이 오늘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습니다. 시장의 예상을 깬 조치였죠. 꼭 1년 만에 1.5%에서 1.25%로 그래서 지금 사상 최저금리입니다. ‘수출부진, 내수위축 이게 가라앉은 국내 경기여건을 감안했을 때 적절한 타이밍이다’ 이런 의견도 있고요. ‘가계부채 문제만 심각해질 것이다. 효과도 없다’ 이런 비판도 있습니다. 국회 여야의 경제통 의원들 연결해서 이야기 좀 들어봅니다. 먼저 새누리당에는 김종석 의원 연결합니다. 김 의원 나와 계시죠?
◆ 김종석>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오늘 기준금리 인하 예상하셨어요?
◆ 김종석>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고요.
◇ 정관용> 아, 그래요?
◆ 김종석> 불가피하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채권전문가 등등도 다 동결로 예상했다고들 나오던데 김 의원님은 어떻게 아셨네요?
◆ 김종석> 아니요, 오늘 보니까 금통위원들도 만장일치로 인하결정을 했고 이미 공감대가 어느 정도 있었다고 저는 여겨지고요. 저 자신도 사실은 예측을 했다기보다는 그 기준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생각은 얼마 전부터 하고 있었습니다.
◇ 정관용> 왜 그렇습니까?
◆ 김종석> 지금 세계경제가 생각보다 좀 악화되고 있어요. IMF가 최근에 내년도 세계경제, 금년도 경제성장률을 낮추고요. 또 항상 보면 세계경제가 성장률이 떨어지면 무역량이 줄어듭니다.
◇ 정관용> 그렇죠.
◆ 김종석>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 무역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지금 당초 몇 달 전의 예상보다 경제가 지금 안 좋아질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불가피했고 또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세계경제 전반의 악화가 첫번째 배경이다.
◆ 김종석> 네, 저는 그렇게 봅니다.
◇ 정관용> 그리고 내부적으로도 지금 금융통화위원회도 밝혔습니다만 ‘내수개선 움직임이 잠깐 보이다가 약해졌다. 경제주체들 심리가 부진해졌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이것도 역시 동의하십니까?
◆ 김종석> 그렇죠. 경제는 역시 심리고요. 지금 세계경제 위축도 있지만 지금 우리나라 성장률이 계속 하락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경기흐름이 하락할 위험이 커졌다는 건 완곡한 표현이고요. 사실은 경기흐름 하강은 벌써 몇 년째 지속하고 있고요, 우리나라는 특히. 이게 전분기 대비 0.5% 정도 성장이면 오차범위 내에서 사실상 제로성장에 가깝다고 봐야 합니다.
◇ 정관용> 그렇죠.
◆ 김종석> 그렇지 않아도 한국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경고가 국내외에서 나오는데 적극적인 경기부양정책이 필요하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 정관용> 그리고 구조조정이 계속 앞으로 기다리고 있지 않습니까? 어제 정부도 조선·해운 구조조정 이런 등등 방안을 내놨잖아요. 여기에 대비하기 위한 거다, 이건 어떻게 보세요?
◆ 김종석> 그렇죠. 사실은 아까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이렇게 국내외 경제가 침체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에 더해서 우리 경제에 또 하나의 악재가 도사린 거죠. 지금 조선·해운 산업에 주요 대기업들이 실적악화로 인해서 지금 위기에 빠지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구조조정이라는 건 일종의 수술입니다, 경제에서는. 그런데 사람도 그렇지만 수술하기 전에 체력보강을 해놓지 않으면 수술하다가 굉장히 위험해질 수 있어요. 그래서 지금 한은에서도 일부 언급을 했지만 금리인하라든가 또는 경기부양정책을 통해서 이걸 경기를 어느 정도 받쳐놓고 구조조정에 들어가야 그 구조조정의 성공확률이 높아집니다.
◇ 정관용> 그런데 문제는 ‘금리 이 0.25%포인트 내렸다고 해서 그게 경기를 살릴 수 있느냐? 이게 효과 없다’ 이런 얘기는 어떻게 보세요?
◆ 김종석> 그건 금융이나 이쪽 통화정책을 하는 분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할 겁니다. 왜냐하면 이 0.25%라는 것도 우선 심리적인 요인도 있지만 그게 우리나라 전체 돈의 가치를 결정하는 거거든요.
◇ 정관용> 물론이죠.
◆ 김종석> 그렇기 때문에 작은 0.25%포인트이지만 그 자체가 한국경제에는 중장기적으로 상당한 수위조절 효과가 있다, 저는 그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 정관용> 한국은행도 그런데 이것만 가지고 안 되니까 ‘정부도 좀 역할해라, 재정 좀 더 써라’ 이런 얘기도 하더라고요.
◆ 김종석> 네. 그건 맞는 얘기죠. 지금 돈만 풀어서는 안 된다는 건 사실은 일본이나 미국의 경우에 제로금리가 돼도 잘 안 풀리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김종석> 그러니까 지금 여러 가지로 구조적인 문제가 분명히 있는 겁니다. 지금 금리를 낮춘다는 얘기는 통화량과 대출을 늘리겠다는 얘기인데 동시에 재정정책도 확장기조로 들어가야 경기부양효과가 나올 것이다. 소위 말하는 폴리스믹스죠.
◇ 정관용> 그리고 이 금리가 내려가면 대출 받은 사람들은 이자부담이 좀 줄어드니까 그걸로 소비를 늘려서 내수가 좀 살아나고 이런 걸 기대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 김종석> 네,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동시에 또 금리가 내려가면 신규대출이 더 많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단 말이에요. 그러면 지금 가뜩이나 가계대출 문제가 심각한 상태인데 이걸 더 악화시킬 수 있다,이런 걱정은 어떻게 보세요?
◆ 김종석> 부채가 늘어나면 무조건 악화됐다,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가계부채가 됐든 기업부채가 됐든 그 규모보다는 그 내용입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문제가 없다는 건 아니지만요. 금리를 낮췄다고 해서 가계대출, 특히 부동산 담보대출이 늘어난다는 것에 대해서 그 자체가 우려할 만한 점은 아니고요. 그 과정에서 악성부채가 발생하지 않도록 여러 가지 미시적인 규제, DTI나 LTV 규제라든가 이런 것을 면밀하게 미시적 조정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저는 그렇게 봅니다.
◇ 정관용> 그리고 미국이 금년 초에 금리를 한 번 올리고 나서 한 4번, 5번 쭉 올리지 않겠나 했는데 그게 아닌 상황이 지금 되고 있는 게 오늘 한국은행의 금리인하의 중요한 배경이기도 하지 않습니까?
◆ 김종석>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러다가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그러면 또 걱정 아닙니까?
◆ 김종석> 올려도 여전히 한국이 금리가 더 높은 나라고요. 이제 한미 간에 금리차가 좀 좁아지니까 혹시 우리나라에서 달러자금이 미국으로.
◇ 정관용> 빠져나가지 않느냐, 이런 거죠.
◆ 김종석> 네. 그런데 이게 외환의 움직임이라는 게 금리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닙니다, 사실은. 아무리 금리를 높여도 외환위기에 빠지는 나라들이 있고요. 그래서 금리만이 아니고 우리나라 경제 전체의 어떤 건전성이라든가 이런 것들도 같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물론 미국이 이제 경기회복이 견조해져서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그런 점을 면밀하게 흐름은 관찰할 필요는 있지만 그 자체가 어떤 유출의 우려로 이어지지는 않을 겁니다.
◇ 정관용> 하긴 또 이렇게 말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이런 시점에 미리 좀 금리를 내려놔야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도 그때 같이 올릴 수 있는 여력이 더 생기는 것 아니냐’ 이렇게 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 김종석> 네. 사실은 그거 아주 틀린 얘기는 아니죠. 우리 정책의 선택의 폭을 항상 넓혀놓고 있는 건 좋은 정책입니다. 이게 외통수로 몰려서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 항상 고통스러운 거거든요.
◇ 정관용> 알겠고요. 오늘 전화해 모신 김에 어제 정부가 발표한 대책, ‘구조조정을 위해서 기금을 일단 조성을 해 놓자. 한 12조가량 만들어놓자’ 이렇게 해놓은 것 아니겠습니까?
◆ 김종석> 그렇죠.
◇ 정관용> 그럼 결과적으로는 계속 뜨거운 논란이었던 한국은행의 발권력 동원이 가시화된 겁니다. 10조를 새로 찍는 것 아니겠어요?
◆ 김종석> 네.
◇ 정관용> 이거에 대해서 야당은 지금 강력 비판합니다. 한국은행이 돈 찍어서 부실기업을 도와주는 이런 건 안 된다, 이런 비판 어떻게 보세요?
◆ 김종석> 그 부실기업을 도와주면 안 된다는 사람들은 굉장히 안타까운 얘기입니다. 지금 그 기업들을 바로 부도하고 폐쇄하자는 얘기는 아닐 거 아니에요. 지금 거기에 협력업체나 거기 근로자들 수만 명이 걸려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게 연착륙을 하자는 것이고 정부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조선 3사들이 경쟁력이 제로가 아니고 바로 청산 대상이 아니고 어느 정도 구조조정을 하고 규모 축소를 하면 살아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겁니다. 그래서 부실기업을 도와줘서는 안 된다, 돈을 주면 안 된다, 그런 식으로 얘기하는 건 굉장히...
◇ 정관용> 아니, 야당의 얘기도 그 얘기가 아니고 ‘부실기업이지만 경쟁력이 있으니까 어떻게든 연명시켜서 좀 조정해서 다시 경제력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건 맞다. 그런데 정상적인 방법을 밟아라. 국회에서 필요한 모든 심의와 이런 책임질 사람 책임지고 이렇게 부실하게 된 원인규명 다 하고 그래서 재정을 투입해서 그동안에 하던 공적자금 투입 같은 방식을 써야지, 왜 한국은행을 거기 동원하느냐. 이건 결국 책임질 사람 책임 안 지우겠다는 것 아니냐?’ 이런 비판은요?
◆ 김종석> 책임은 또 책임이고요. 지금 자료 보면 폴리스믹스니까 한은의 발권력도 일부 있지만 또 정부가 내년도 예산에 또 구조조정 자금을 반영한다고 했거든요. 그러니까 완전히 100% 한은에만 의존한 것도 아니고요. 그다음에 지금 어차피 구조조정 과정에서 수조원의 돈이 들어갑니다. 그런데 그 돈이 정부예산으로 할 수도 있고 국가가 채무를 늘릴 수도 있고요. 그러니까 채권으로. 아니면 한국은행에서 돈을 발권해 줄 수도 있는데 지금 그러지 않아도 경기침체고 디플레이션 우려도 있고 세계 각국이 금리 낮추고 돈 풀고 있는데 우리도 그런 수요가 있는 마당에 그 돈으로 구조조정도 하면 일석이조다, 이거죠. 지금 정부예산으로 하자면 다른 예산을 깎아야 되거든요. 복지지출이나 교육예산을. 그리고 또 국채를 발행하면 국가부채 늘어나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어느 방법을 쓰든지 괴롭긴 마찬가지인데 그래도 가장 국민경제에 덜 해롭고 덜 고통스러운 방법이 발권력을 이용한 통화증가다, 이렇게 보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한국은행법상에는 반드시 담보가 있어야만 되고 1년 이내에만 특별한 경우 대출을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돼 있는데 이건 법 위반이다’ 이런 주장은요?
◆ 김종석> 아니요. 지금 담보 제공하기로 한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 공기업 주식을 제공하고 또 그걸 담보로 잡고 하는데요. 사실은 담보 잡고 아니고가 국가기관끼리 그게 별 의미가 없어요, 사실은. 그러나 법적으로 한국은행이 담보신용대출을 하는 것은 안 되니 정부가 공기업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는 거죠.
◇ 정관용> 그리고 ‘결과적으로 10조의 돈이 새로 시장에 풀리게 되는 셈인데 그러면 전 국민이 물가에 부담을 받게 될 것이다. 이 돈의 혜택은 특정 기업만 보고 부담은 온 국민이 나눠지고 이건 원칙적으로 옳지 않다’ 이런 비판은요?
◆ 김종석> 그걸 특정기업을 도와준다고 하는 것은 너무 좁게 해석하는 거고요. 지금 그 특정기업이 뭐인지는 모르지만 안 도와주면 대한민국 경제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살려야죠, 일단은. 연착륙시켜야 되고요. 지금 만약에 물가가 막 1년에 5%, 6%씩 올라가는 상황에서 돈을 10조를 푼다. 이건 아주 안 좋은 일이죠. 그런데 아시다시피 지금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전 세계가 디플레이션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러지 않아도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서라도 돈을 풀어야 되는 게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의 사정인데. 오히려 이렇게 되면 아까도 말씀드린 대로 일석이조다, 이거죠. 오히려 지금 우리 정부는 약간이나마 2, 3% 정도 물가 오르길 바라는 것 아닙니까? 그런 점에서 발권력 동원해서 물가불안은 기우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여쭤보면 그 수 조원씩을 쏟아 부었는데 결국은 또 법정관리식으로 가게 되는 이런 경험을 우리가 많이 갖고 있지 않습니까?
◆ 김종석> 그렇습니다.
◇ 정관용> ‘정치논리를 동원해서 시장에 맡겨서 정리할 때 정리해야 할 기업을 정치논리로 계속 연명만 시키다가 그 부담만 더 키운다’ 이런 지적은요?
◆ 김종석> 과거에 그런 경험이 있었죠. 그게 사실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정치권은 가급적 구조조정의 디테일에, 자세한 내용에 개입 안 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이 구조조정이라는 게 굉장히 전문적이고 경험이 필요한 과정이거든요. 이해관계자가 많아서 밀고 당기는 과정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그런데 여기 정치인들이 막 이래라저래라 하고 나중에 청문회하겠다, 책임 묻겠다 막 이러면요, 이게 구조조정이 잘 안 돼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정치권이 도와주려면 어느 정도 전문가들한테 맡기는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조금 심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주저주저하는 한국은행 팔을 비틀어서 10조 내놓도록 한 것은 정부와 여당의 어떤 압력 아닌가요?
◆ 김종석>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요. 금통위원들이 완전히 자율적이고 그분들의 전문적인 판단에 의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그분들이 판단할 때 여론이나 이런 걸 감안하시겠지만 기본적으로 한국은행의 독립성은 굉장히 중요하고 유지되어야 합니다.
◇ 정관용>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종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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