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최홍수 교수 (사진=DGIST 제공)
DGIST(신성철 총장)는 로봇공학전공 최홍수 교수 연구팀이 마찰전기 발생 원리를 이용해 달팽이관 기능을 모사한 인공기저막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기저막은 기존 인공와우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인공와우 개발의 핵심기술로, 차세대 인공와우 개발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이다.
최홍수 교수 연구팀이 아주대병원 장정훈 교수 연구팀과 함께 개발한 마찰전기 기반 인공기저막(TEABM, Triboelectric-based Artificial Basilar Membrane)은 인간의 청각 시스템에 핵심인 달팽이관의 주파수 분리 기능과 에너지 변환 기능을 폴리이미드 필름과 알루미늄 필름 사이에서 발생하는 마찰전기를 이용해 구현했다.
동물 실험을 통한 인공기저막의 성능 검증 (사진=DGIST 제공)
또한, 동물실험을 통해 제작된 TEABM이 청력이 손상된 동물의 청력 복원에 활용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인간의 달팽이관 내부에는 기저막(Basilar Membrane)이라고 하는 유연한 막이 있다. 외이 및 중이를 통해 전달된 소리신호의 주파수가 이 기저막의 물리적 특성에 의해 기계적으로 분리된다. 또한, 기저막의 움직임은 달팽이관의 유모세포를 움직여 생체전기신호를 만들어 청각 신경세포를 자극하고, 최종적으로 뇌에 전달돼 소리를 인식할 수 있다.
고도 난청에 해당하는 감각신경 난청 환자의 경우 인공와우(Cochlear implant) 수술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으나 인공와우 장치는 체외 노출로 인한 장애, 복잡한 전기신호 처리회로, 잦은 배터리 충전, 높은 생산단가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인공와우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국내외 연구진에서 압전물질을 이용한 인공기저막을 개발한 바 있다. 하지만, 압전물질 기반 인공기저막의 경우 사람의 음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주파수 응답 범위와 낮은 감도, 압전물질 및 실리콘 기반 공정의 복잡성 등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최홍수 교수 연구팀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마찰전기를 이용한 나노발전기술(TENG, Triboelectric Nanogenerator)을 인공기저막 제작에 적용했다. 나노발전기술은 두 물질의 접촉 대전 및 정전기 유도 원리를 이용해 기계적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기술로서 연구팀은 폴리이미드 필름과 알루미늄 필름 사이에서 발생하는 마찰전기를 이용해 음성 영역의 특정 주파수에 반응하도록 빔의 폭, 길이 등을 설계한 TEABM을 제작했다.
연구팀이 제작한 TEABM은 음성 영역에 해당하는 4㎑ 이하의 음향 자극에 반응해 전기신호를 생성했으며, 음향신호의 주파수를 기계적으로 분리해 청신경 자극을 위한 전기신호를 생성했다.
또한, 연구팀은 생성된 전기신호를 신호처리회로와 전극어레이를 이용해 청력이 손상된 동물의 청성뇌간유발반응을 측정한 결과 작동주파수 영역이 음성 영역에 가깝고 감도가 7배 정도 높아 TEABM이 청력 복원을 위한 차세대 인공와우 장치의 핵심기술로 사용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DGIST 로봇공학전공 최홍수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TEABM는 배터리와 복잡한 전기신호 처리회로가 필요없는 차세대 인공와우를 개발할 수 있는 핵심기술"이라며 "고도 난청 환자들이 청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상용화 연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