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시 외적요인 극복 힘들었다
-컨설팅사에서 예비역장성 고용해
-토론회? 사업미화하는 흔한 수법
-공군, 속으로 삭힐수 밖에 없었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재상(공군사관학교 명예교수)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적인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과연 검찰의 칼이 제2롯데월드로도 향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1988년 부지를 구입했지만 서울공항 때문에 번번이 실패했던 건설허가인데, 어떻게 21년 만에 이루어질 수 있었는가? 그것도 555m 123층 높이로? 우리는 참 의아해했죠. 2009년 그 당시를 떠올리면 뭔가 수상했다고 말하는 분이 있습니다. 공군사관학교 권재상 명예교수를 지금부터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권 교수님, 안녕하세요.
◆ 권재상>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그러니까 공군조종사 출신이신거죠?
◆ 권재상>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추진 초반에는 공군이 완강했던 것 같은데요. 그런데 분위기가 어떻게 바뀐 것입니까?
◆ 권재상> 군사작전 이외의 요인에 의한, 즉 외부 압력 같은 것이 들어오니까 타협안 같은 다른 해결책을 찾아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거죠. 외적요인이라 함은 다른 기업체의 이해관계라든가 행정기구의 다른 행정 절차상의 문제라든가, 이런 것을 극복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죠.
◇ 김현정> 그러니까 공군에 어떤 식으로 압력이 들어왔어요? 그 외부적 압력, 정치적 압력이라는 것이요?
◆ 권재상> 일단 1950년대 말에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물러나면서 한 유명한 연설이 있는데요. '앞으로 미국 사회는 군산 복합체라는 엄청난 압력단체에 의해서 그 그림자가 어둡게 드리울 것이다'는 식의 얘기를 했습니다.
기업체가 자신의 이득을 추구하기 위해서 정치인과 학자와 군인들을 다 엮어서 정치적 분위기로 위협을 조성하고, 군인들은 전투수단의 요구를 강하게 주장하게 만들고, 학자들이 그것을 논리적으로 뒷받침을 하게 하는 아주 치밀하고 조직적인 방법으로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거죠. 그 다음에 기업의 이익을 추구하는 그러한 분위기가 있었는데 매우 정교하게 움직입니다.
◇ 김현정> 바로 그것이 그 당시 제2롯데월드를 허가하게 하는 그 상황에도 적용됐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 권재상> 저는 그 시절 분위기나, 그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그 논리로밖에는 설명할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당시 공군 측이 공군 예비역 장교들을 이용해서 여론몰이를 했다, 이런 의혹이 나옵니다. 떠올려 보시면 좀 짐작가시는 바가 있습니까?
◆ 권재상> 기업체에서는 자기들이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론을 전제로 생각할 때 컨설팅 업체들을 많이 고용을 하게 되죠. 컨설팅 업체는 기획을 도와줄 부서라든가 회사라든가 섭외를 담당하는데요. 그 컨설팅 회사들이 예비역 장교들을 많이 고용을 합니다. 그 뒤에 개인적 자격으로 많이 들어간 예비역 장교들이 그러한 활동을 한 것은 분명하고요.
◇ 김현정> 잠깐만요, 정리를 좀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기업이 뭔가를 추진할 때 외부 컨설팅 업체를 동원할 수는 있죠. 그래서 연구용역도 맡길 수 있고 기획도 맡길 수 있는데요. 이 당시에도 그런 컨설팅 업체를 고용했는데 거기에 예비역 장교들이 많이 들어갔다? 이 말씀이에요?
◆ 권재상> 네, 그렇습니다. 그거는 통상적인 현상이고요. 그래서 그것은 공군의 반감을 가진 예비역 장교들이 의도적으로 들어갔다 이렇게 얘기하기보다는요. 그 회사에 취직을 해 있다 보니까 그런 업무를 맡아서 하게 되었다라고 얘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거기에는 홍보문제 같은데 가장 널리 활용이 되는데요. 홍보나 섭외담당이 대체적으로 그런 일들을 많이 하죠. 그래서 심지어 법무법인을 만든 팀도 있고 언론을 담당하는 팀도 있고 안보단체를 만들어서 그렇게 참여한 조직도 있고 했기 때문에 그렇게 예비역 장교들이 널리 포진했다라는 소문이 나게 된 것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널리 법률 쪽에도 지금 관여하고 있고 언론 쪽, 대언론 관계에도 관여하고 있고 이런 저런 얘기들을 다 들으신 것이군요.
◆ 권재상>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여론몰이를 하는 겁니까?
◆ 권재상> 여론몰이라기 보다는 자기들이 분위기를 만들어나가는 활동들을 분담을 한 것이죠.
◇ 김현정> 그게 여론몰이 아닌가요?
◆ 권재상> 그렇게 해석할 수 있겠네요.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그러면 그 당시를 떠올려 보면 굉장히 토론회가 많았어요. 그런데 정상적인 토론회나 공청회가 아닌, 뭔가 만들어진 기획된 듯한 토론회들이 많았습니까? 요식행위 수준의 토론회요.
◆ 권재상> 지금 현재도 그런 일들은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차기 전투기 계획이라든가 차기 헬리콥터 계획이라든가 군사 관계 뿐만이 아니고요. 새로운 일들이 일어날 때마다 그러한 의도적이고 아주 기획적인, 소위 말해서 관제 토론회라든가 이런 것들이 흔한 수법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거기서는 객관적인 토론이라기보다는 찬성을 하거나 그쪽을 동조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동원해 가지고 반대 의견을 묵살하는 것뿐만 아니고요. '자, 봐라 이런 정도로 유리한 점이 있다', '이러한 정도로 하는 것이 국가적인 이익이다'라는 미화와 포장을 하는 것이죠.
◇ 김현정> 그러면서 소위 합리화 과정을 밟아 나간 것이군요.
◆ 권재상> 그렇습니다.
◇ 김현정> 실제 효과가 있었습니까, 이런 작업들이?
◆ 권재상> 효과가 있다, 없다라고 얘기하기보다는 대부분 그러한 과정을 밟아서 수행한 일들은 의도대로 다 통과되었다라고 봐야 합니다.
◇ 김현정> 그러던 차에 그 당시 김은기 공군참모총장이 롯데월드 허가에 반대하다가 임기를 8개월 두고 경질되는 일이 발생하죠?
◆ 권재상> 그런 일은 있었죠. 그런데 그것이 꼭 롯데월드 문제라고 얘기하기에는 우리는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고요. 배경의 스토리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어쨌든 경질된 것은 팩트인데 이게 일선 공군들한테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해서 질문을 드립니다.
◆ 권재상> 영향은 많죠. 그런 사건이 그때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공군에서 'F-16이냐? F-18이냐?' 하는 전투기 도입과정에서도 의문스러운 한 번의 참모총장 경질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정치적인 분위기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는 일이 아닌가라는 의혹을 많이 불러일으켰죠.
◇ 김현정> 그렇군요. 제가 궁금한 것은 그래서 이제 예비역 장교들이 지금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전방위적으로 포진돼서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작업들을 한 후에, 공군참모총장도 경질이 되고 이런 후에 공군의 분위기는 얼마나 바뀌었습니까?
◆ 권재상>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까? 상명하복 구조에서 말단 집행기구에 해당하는 공군의 입장에서는 내부적으로 삭힐 수밖에 없는 문제죠.
◇ 김현정> 그러니까 그 당시에도 '이건 아닌데? 이거 안전상 문제가 있는데? 작전수행상 문제가 있는데?' 하면서 부글부글한 거예요? 하면서도 말은 못하는 겁니까?
◆ 권재상> 그렇습니다. 예를 들자면 그 당시 경질되었던 참모총장이 자기가 국회청문회 같은 곳에 직접 나가지 않고 작전참모부장을 대신 내보낸다든가, 예하 부대장을 일선에 내보내가지고 답변을 하게 한다든가 하는 이런 상황이 일어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죠. 그것은 공군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 사람은 거기에 직접 나서고 싶지 않다는 뜻이겠죠.
◇ 김현정> 여하튼 롯데는 '서울 공항의 활주로, 성남 비행장의 활주로를 3도 트는 것으로 항공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 이런 조건을 달아서 허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100층이 넘게 올라간 지금 모습은 어떤가요?
◆ 권재상> 수십미터 내지는 수백미터 정도를 벗어나게 만드는 법적 근거는 마련했습니다마는 전시나 위기 상황에서 대량 출동이라든가 긴급 지원이라든가 하는 과정에서 항로상에 중대한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장애물이 있다는 것은 조종사나 항공기를 관제하는 관제청의 입장에서 보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아직 남아 있고요.
지금 현재 거기에는 주활주로와 보조활주로가 있어 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까지도 새로 만든 보조활주로가 충분히 항공작전을 하기 위한 보조시설들, 이착륙에 필요한 보조시설들이 완공되지 않았고요. 그다음에 또 하나는 그게 아마 수백미터 정도 벗어났을 겁니다.
◇ 김현정> 수백미터. 그런데 생각하면 수백미터 차이면 많이 차이 나는 거 아니냐할지 모르지만 하지만 비행하시는 분들한테는 그게 아닌가요?
◆ 권재상> 공중에서의 수백미터라는 것은요, 조종사가 시각적으로 판단하기에는 그게 그거입니다.
◇ 김현정> 그게 그거다?
◆ 권재상> 초로 따지자면 항공기가 마지막에 착륙하는 단계나 이륙할 때의 속도로 따진다면 불과 (비행항로와 롯데월드 건물 간) 한 2, 3초?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전히 위험성이 남아 있는 상태. 도대체 그 당시에 공군은 왜 그렇게 20년을 끌었던 것을 한순간 허가했는가. 아직도 남아 있는 미스터리고요. 아마 검찰 수사가 이 부분까지 가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상황에서 그 당시를 좀 회고해 봤습니다. 끝으로 검찰 수사 필요하다고 보세요?
◆ 권재상> 제가 보기에는 검찰 수사 이상의 동원이 가능한 행정적 절차가 필요하리라고 봅니다. 파급효과가 엄청나게 커질 겁니다. 첫째는 국민들의 의식이 국가안전보다는 특정한 기업체나 단체의 외부 압력에 의해서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전례를 남길 수가 있을 것이고요.
두 번째는 공군뿐만이 아니고 육해공군 주변에서 다 일어날 수 있는 민원문제가 산적해 있는데 이런 식의 정치적 압력이라든가 외부압력에 의해서, 군사 외적 요인에 의해서 의사가 결정된다면 이것은 겉잡을 수 없는 정도의 상황으로 많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오늘 어려운 증언 고맙습니다.
◆ 권재상> 네.
◇ 김현정> 공군사관학교 명예 교수 공군조종사 출신입니다. 권재상 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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