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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재 변호인단, 조선일보 상대로 민사 소송해야"

법조

    "임우재 변호인단, 조선일보 상대로 민사 소송해야"

    (사진=혜문스님 페이스북 캡처)

     

    - 월간조선 기자 ‘죄송하게 됐습니다. 데스크에서 쓰라는데“
    - 도마위에 오른 기자의 윤리, 사생활과 명예를 훼손하지 않는다는 신문윤리강령 5조
    - 임우재 변호인단 전원사임 납득안되
    - 임우재는 언론에 의해 사생활 폭로된 피해자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6월 17일 (금)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허재현 기자(한겨레)

    ◇ 정관용>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혼소송 중인 임우재 삼성전기 고문. 지난 15일 갑자기 뉴스에 등장했었죠. 월간조선 기자가 조선일보에 쓴 기사, 이걸 통해서입니다. 그런데 그 자리는 비보도를 전제로 한 자리였고 기자도 월간조선 기자 혼자가 아니라 몇 사람 같이 있었답니다. 그래서 과연 이 인터뷰 기사가 언론인의 윤리강령을 지켰나. 큰 논란이 지금 일고 있습니다. 당시 그 자리에 함께 했던 한겨레신문의 허재현 기자를 오늘 스튜디오에 초대했습니다. 허 기자, 어서 오십시오.

    ◆ 허재현>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그때 기자가 몇 명 있었어요?

    ◆ 허재현> 그때 4명.

    ◇ 정관용> 4명. 허재현 기자와 월간조선 기자 그리고 또?

    ◆ 허재현> 그 외에 다른 매체 기자들이 있었습니다.

    ◇ 정관용> 어느 매체인지는 밝히시기가 그렇고?

    ◆ 허재현> 그분들이 스스로 밝히셔야죠. 제가 얘기할 수는 없고요.

    ◇ 정관용> 그런 자리가 어떻게 만들어졌습니까?

    ◆ 허재현> 일단 저 개인적으로는 임우재 씨를 5월 초부터 만나 왔었고요. 마지막에 5월 말에 헤어지면서 ‘6월 며칟날 다시 보자, 점심 먹자’ 이렇게 해서 서로 약속하고 만난 자리였고요. 그 자리에 혜문스님께서 다른 기자를 좀 데려오겠다고 얘기하시더라고요.

    ◇ 정관용> 혜문스님은...

    ◆ 허재현> 그 모임을 일종의 중개하시는 역할을 하셨던, 그러니까 임우재 씨가 여러 가지로 본인이 힘든 상황에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도와주시는 분이거든요. 상담도 해 주시고.

    ◇ 정관용> 혜문스님이 약탈문화재 반환운동하시는 그분 맞죠?

    ◆ 허재현> 네. 그래서 그분이 다른 기자도 좀 데려오겠다고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5월 말에 그때 헤어질 때.

    ◇ 정관용> 그러니까 그때도 임우재 씨, 혜문스님, 허 기자가 같이 식사를 했던 모양이죠?

    ◆ 허재현> 늘 같이 먹었습니다. 셋이서 먹었고 셋이서 만났었어요, 원래는.

    ◇ 정관용> 그런데 다음번에는 다른 기자 몇 사람 더 부르겠다?

    ◆ 허재현> 그렇죠. 제가 굳이 반대하지 않았던 건 계속 비보도를 전제로 약속을 하고 만나는 자리였고. 그리고 한겨레신문의 기자만 만나는 것보다는 좀 다양한 성향을 가진 기자들도 함께 만나는 것이 설사 임우재 고문이 기자를 만난 것에 대해서 사람들이 이상하게 좀 문제를 삼더라도 저희 한겨레만 만나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하게 비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성향의 언론사를 만나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제가 그렇게 동의했었고.

    ◇ 정관용> 동의했고.

    ◆ 허재현> 역시 혜문스님도 그런 취지로 ‘비보도 약속을 받고 누구를 데려오겠다’ 이렇게 해서 만난 거죠.

    ◇ 정관용> 그럼 혜문스님께서는 나머지 세 기자는 각자 개별적으로 알았던 기자들이고.

    ◆ 허재현> 네. 신뢰관계를 쭉 쌓아왔던 기자들.

    ◇ 정관용> 그 사람들을 부르고. 그래서 기자 4명 그다음에 혜문스님, 임우재 씨. 이렇게 6명이 만난 거예요?

    ◆ 허재현> 7명인데 아무튼 제가 어떤 분들인지 제가 제 입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고.

    ◇ 정관용> 또 한 분이 있지만 그 분은 기자가 아니고.

    ◆ 허재현> 프라이버시니까.

    ◇ 정관용> 혜문스님하고 임우재 씨하고는 어떻게 또 그렇게 알게 된 사이입니까?

    ◆ 허재현> 그러니까 혜문스님께서 일본 오쿠라 호텔에 우리나라의 약탈문화재가 거기 전시돼 있는 게 있어요. 그거 되찾기 운동을 하는 과정인데 오쿠라 호텔의 자매호텔이 우리 한국의 신라호텔.

    ◇ 정관용> 아, 그래요?

    ◆ 허재현> 그래서 좀 도움을 얻으려고 그런 과정에서 그쪽에 알게 되신 겁니다.

    ◇ 정관용> 그래서 그날 7명이 모인 자리에 주된 대화 내용이 어떤 거였어요?

    ◆ 허재현> 가벼운...

    ◇ 정관용> 그러니까 기자들 4명을 동시에 임우재 씨가 만나게 혜문스님이 주선한 거잖아요.

    ◆ 허재현> 그렇죠.

    ◇ 정관용> 어떤 목적이 있었을 것 아닙니까?

    ◆ 허재현> 그 목적은 저는 이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임우재 고문이 굉장히 좀 수세에 몰려 있습니다, 사실 지금 법정에서.

    ◇ 정관용> 이혼소송 1심에서 패소했잖아요.

    ◆ 허재현> 그렇죠. 그 패소한 이유는 아무래도 뭐랄까. 가정을 꾸리는 과정에서 임우재 씨가 좀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한다든지 또는 자녀에게 불성실한 모습을 보인다든지 이런 것들이 법원에서 사실상 인정된 측면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임우재 씨는 다 그게 과장된 것이고 잘못된 거라고 본인은 주장을 하고 있는데 그런 것에 대해서 혜문스님은 임우재 씨를 오랫동안 만나보고 관찰해보니까 이 사람의 말도 신빙성이 있다고 본 거예요. 그래서 나중에 설사 이혼당하고 아이의 양육권도 뺏기고 만에 하나 삼성가에서 완전히 축출된다면 누군가 좀 임우재 씨를 돕는 사람들도 있어야 되는 것 아니겠느냐.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런 관점에서 이러이런 기자들 정도는 알고 지내는 게 좋으실 거다, 장기적으로. 그렇게 해서 소개를 해 준 것이고 그런 자리였던 겁니다. 무슨 인터뷰를 당장 하자, 이런 자리가 아니고요. 그래서 저 역시도 만에 하나 임우재 씨가 몇 년 뒤에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저 역시 이분과의 인간관계를 몇 년 동안 쭉 잘 쌓아놓으면 결정적인 순간에 국민에게 무언가 이분이 하고 싶으신 얘기가 있을 때 그때를 대비해서 만나왔던 겁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날 그 자리는 누군가 이걸 기사로 쓰겠구나라는 생각은 아무도 안 한?

    ◆ 허재현> 그렇죠. 대화의 맥락상 서로 기자들끼리 다 그게 합의돼 있는 것으로 서로 이미 알고 있는 상황이었고. 누구도 그걸 ‘무슨무슨 기자, 이거 확인하고 왔어? 정말 이거 약속하고 온 거 맞아?’ 이렇게 얘기하지 않아도 대화의 분위기상 그런 걸 다 알고 있는 거죠. 혜문대표가 알아서 그렇게 정리를 이미 했을 거고요, 분명히.

    ◇ 정관용> 그런데 게다가 조선일보의 기사화된 내용 가운데 그날 나온 대화 내용과 다른 내용도 있다면서요?

    ◆ 허재현> 다르다기보다는 뉘앙스를 어떻게 적느냐에 따라서 좀 다르게 읽히도록 기사가 쓰인 것들이 있습니다.

    ◇ 정관용> 어떤 거요?

    ◆ 허재현> 예를 들면 조선일보에 쓰인 기사를 보면 임우재 씨는 결혼생활을 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그래서 자살을 두 번씩이나 기도하고 이랬다고 쓰여 있는데 대화의 맥락상 그건 아니거든요. 임우재 씨는 이부진 씨와 결혼을 정말 하고 싶어서 한 겁니다. 본인이 분명히 그렇게 얘기를 했고. 다만 유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너무 힘들어했던 거예요, 임우재 씨는. 그것을 견디는 과정에서 너무 힘들어서 자살기도를 했고 그래서 이부진 씨도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부둥켜안고 서로 많이 울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서로 어떤 노력들을 해오고 연애는 어떻게 어떻게 즐겁게 쭉 해 왔는지. 이런 것들을 소개하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 정관용> 결혼 전에 있었던 일들이다?

    ◆ 허재현> 결혼하고 나서도 유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래서 이게 왜 중요하느냐면 이부진 씨와 임우재 씨가 억지로 결혼을 한 게 아니고 결혼해서 잘 살아왔던 기간들이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조선일보 기사만 읽으면 마치 하고 싶지 않았던 결혼을 억지로 해서 처음부터 굉장히 혼인관계가 파탄상태였고 힘들었고 이렇게 읽히는 거죠. 그런데 임우재 씨 입장에서는 그건 사실이 아니고 저희가 그날 들었던 내용도 그런 뉘앙스의 말은 아니었던 거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좀 왜곡된 내용들이 전달된 것들이 꽤 있죠.

    ◇ 정관용> 아내와의 관계 부분이 지금 이 대목이고. 또 하나 ‘자기 아들이지만 이건희 씨의 손자이기 때문에 아들이 자기도 어려웠다’ 그런 말도 있었습니까?

    ◆ 허재현> 그렇죠. 그 말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어려웠다에서 그친 게 아니고 그러나 지금은 많이 편해졌다라는 얘기를 임우재 씨는 역시 같이 했습니다. 그 말이 지금 생략된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 임우재 씨는 자기 아들과의 관계를 굉장히 좋다라는 걸 법원에 증명해야 되는 단계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허재현> 왜냐하면 양육권 문제가 있기 때문에. 지금은 아들과 굉장히 잘 지내고 있고 만나면 서슴없이 지낸다고 임우재 씨가 저희한테 설명하는 그런 자리였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소송이 붙기 전까지는 자주 만나기 어려웠기 때문에 법원에서 한 달에 한 번은 만나게 허락을 해 주기 전까지는 만나기가 어려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제는 만나는 과정들이 생기면서 많이 편해졌다. 아들이 자기를 만나면 잘 놀고’ 이런 얘기들을 굉장히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조선일보의 기사를 보면 맥락이 아주 틀린 건 아닌데 전체적인 뉘앙스가 임우재 씨가 하고 싶었던 얘기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정리돼서 기사가 많이 나간 거죠. 그래서 임우재 씨는 매우 당황했을 겁니다.

    ◇ 정관용> 1심에서 패소한 주된 원인이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자녀에게 불성실했다.

    ◆ 허재현> 그런 이부진 쪽의 주장이 어느 정도 받아들여졌다고 볼 수도 있고 아니면 법원에서는 어느 한쪽의 이야기를 꼭 맞고 틀리고를 판단한다기보다는 가정법원은 이 혼인관계가 정상적으로 계속 유지될 수 있는 것이냐, 없는 것이냐. 이것을 사실 중점적으로 보는 거거든요.

    ◇ 정관용> 그런데 어쨌든 이부진 씨 측 주장에 대해서 임우재 씨는 아니라고 하는 거죠? 폭행 이런 것 없었다?

    ◆ 허재현> 자기는 증인도 다 있고 거기서 10년 동안 같이 일했던 가정부도 다 증인들 세울 수 있고 그런 일 없었다는 걸 증명할 수 있다. 이렇게 계속 저희에게 설명을 좀 했죠.

    ◇ 정관용> 자녀에게 불성실한 것도 아니다.

    ◆ 허재현> 네.

    ◇ 정관용> 자녀의 관계도 지금 좋다.

    ◆ 허재현> 네.

    ◇ 정관용> 주로 그런 얘기를 했다.

    ◆ 허재현> 그렇죠. 자녀, 그 자식과 시간을 보낼 때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 이런 것들을 얘기를 많이 하고 그랬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조선일보 기사를 보면 왠지 아내와의 관계도 안 좋고 자녀와의 관계도 좀 안 좋고 결혼 자체가 좀 어려웠고. 이런 식으로 읽히게 돼 있다?

    ◆ 허재현> 억지결혼을 한 것처럼 그렇게 독자들은 알고 ‘그래서 자살기도까지 했구나, 이 사람이. 그러면 처음부터 혼인을 안 했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렇게 읽히는 거죠.

    ◇ 정관용> 저도 그 기사를 읽으면서 의아했던 게 임우재 씨는 ‘이혼하기 싫다’ 하는 걸로 지금 소송하는 것 아닙니까?

    ◆ 허재현> 그렇죠.

    ◇ 정관용> 게다가 1심에 패소하니까 항소까지 한 상태인데 조선일보 기사는 ‘이건 이혼을 바라는 사람이 하는 얘기 같은데?’ 그런 느낌이 들게끔.

    ◆ 허재현> 네. ‘괜히 결혼해서 내가 여기까지 왔구나’ 이렇게 힘든 것을 토로하는 사람처럼 비치는 거죠. 그러니까 모르겠어요. 그걸 급하게 기사를 쓰는 과정에서 그 기자가 그걸 잘못 정리한 건지 아니면 의도를 갖고 쓴 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내용 자체도 전체적인 임우재 씨가 하고 싶었던 얘기와는 많은 부분 차이가 있죠.

    ◇ 정관용> 물론 임우재 씨가 그 기자분들 앞에서 모든 진실을 말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죠?

    ◆ 허재현> 그렇죠. 일방적인 얘기죠.

    ◇ 정관용> 거짓말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어쨌든 그날 나온 얘기를 허재현 기자가 들은 것과는 뉘앙스가 다르게 쓰여져 있다. 이건 분명히 맞다, 이거죠?

    ◆ 허재현> 다 그런 건 아닌데 상당 부분.

    ◇ 정관용> 그리고 이 기사가 실릴 것이라는 걸 혜문스님이 알았나 봐요?

    ◆ 허재현> 밤 11시에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그냘 헤어지고 나서 급하게 월간조선 기자가 ‘죄송하게 됐습니다. 데스크에서 쓰라고 그러는데 제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러면서 연락이 왔다고 하더라고요.

    ◇ 정관용> 그래요? 그래서 우리 허 기자한테 연락을 또 했다면서요?

    ◆ 허재현> 도움을 요청하시더라고요. 혜문 대표가. 이거 자기가 아무리 설득해도 안 막아지니까 같은 기자끼리 얘기를 해 보라고. 그래서 저도 전화를 월간조선 기자한테 바로 했죠.

    ◇ 정관용> 그랬더니?

    ◆ 허재현> 제가 물었죠. ‘당신 이거 분명히 서로 비보도를 전제로 만나기로 한 거 알고 온 것 아니냐’ 그런데 그렇다, 아니다라고 대답을 딱히 안 하더라고요. 그냥 이상한 얘기들을 좀 하면서 계속 변명을 하는데 그렇다, 아니다 말을 못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어쨌든 알겠는데 당신이 이거 낸다고 하는데 어쨌든 내가 봤을 때는 이거 신문윤리강령의 위반이다. 왜냐하면 이건 개인의 사생활 문제이고, 원칙적으로. 그래서 사생활과 명예를 훼손하지 않는다는 신문윤리강령 5조가 있는데 당신은 반드시 참고하셔야 된다. 이렇게 제가 말을 했는데 전화를 끊어버리더라고요. 그리고 나서는 더 이상 제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변명은 주로 어떤 내용이 변명이었어요?

    ◆ 허재현> 그러니까 좀 횡설수설한 내용들이어서 딱히 제가 정리는 못 하겠습니다. 그냥 전반적으로 본인의 확신에 찬 생각을 얘기하지는 못하고요. 그냥 횡설수설하더라고요.

    ◇ 정관용> 그런데 어쨌든 비보도를 전제로 만난 자리라고 하는 것에 동의는 안 했다?

    ◆ 허재현> 동의인지 동의도 아닌지 알 수가 없는 뭔가를 두루뭉술하게 얘기하면서 되게 곤란해 하고 하여튼 그랬었어요.

    ◇ 정관용> 방금 윤리강령 5조라고 말씀하셨는데.

    ◆ 허재현> 그렇죠.

    ◇ 정관용> 그 윤리강령 5조를 기자가 어기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 허재현> 무슨 형사처벌을 받는 건 아니고요. 다만 우리는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해야 될 의무를 가지고 있다고 우리는 다 그런 직업윤리를 가지고 일을 하는 사람들인 거죠. 그래서 그런 것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가 재차 그것을 강조했고 제가 ‘당신도 신문기자 아니냐. 그렇다면 우리가 이런 것을 준수해야 되는 것 아니냐’라고 제가 계속 물었는데 답을 하지 않더라고요.

    ◇ 정관용> 그리고 당사자도 동의 안 한 것 아닙니까, 기사화되는 걸.

    ◆ 허재현>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물론 당사자가 동의 안 해도 기사로 쓰는 경우도 있죠?

    ◆ 허재현> 그건 원칙적으로 이런 예외에 한정돼야 합니다. 뭐냐 하면 국민의 삶에 굉장히 영향을 끼치는 어떤 공익적인 내용을 담고 있거나 그리고 설사 유명기업인이라 할지라도 그 유명기업이 어떤 우리 사회에 뭔가 도덕성을 허물만한 비리를 저질렀다거나 국민이 누구나 알아야 될 그런 공익적 가치가 담긴 내용을 담고 있거나 그런 경우에 한해서 엠바고가 파기될 수 있는 겁니다.

    ◇ 정관용> 비보도로 만났더라도 깰 수는 있는 거다, 그럴 때는?

    ◆ 허재현> 그럴 때는 사회적으로 늘 용인이 되어 왔죠. 그러나 지금 임우재 씨와 나눈 대화를 보면 조선일보에 공개된 내용들을 보면 아이의 출생의 비밀과 관련되어 있는, 굉장히 아이에게 앞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서 문제가 될 수 있는 그런 민감한 내용들이 다 한꺼번에 폭로가 됐거든요. 그것을 어떻게 공익과 연결지어서 보도의 가치가 있다고, 엠바고를 깰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그렇게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정관용> 개인과 개인의 이혼소송은 이건 사회적인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 허재현> 그렇죠. 엄연히 따지면 개인적 사안인 거고요. 다만 이제 본인이 그러나 어떤 한 당사자가 ‘난 너무나 억울해서 이게 송사가 끝난 뒤에 나 이 얘기는 해야 되겠다’ 하면 만약에 결심을 한다면 언론과 상의해서 어떤 어떤 수준에서 공개할 것인지 서로 충분히 논의한 끝에 어느 정도 공개할 수는 있겠죠. 그러나 지금은 송사가 진행 중인 단계이고 본인도 원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일방적으로 보도를 한다는 건 그건 언론윤리에 맞지 않는 행위라고 저는 보았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 기사가 나간 직후에 변호인단 그러니까 임우재 씨의 소송을 돕던 변호인단 8명 전원이 사퇴를 했어요. 그 사퇴의 이유는 ‘가사소송 중에는 소송의 대상이 되는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라는 가사소송법 10조를 어겼다.

    ◆ 허재현> 정확하게 보도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변호인단이 사퇴하는 것도 좀 어이가 없는 것이 이게 지금 임우재 씨가 보도한 것이 아니고 보도는 조선일보가 한 거거든요. 임우재 씨는 어떻게 보면 본인이 공개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들이 강제로 까발려진 아웃팅의 피해자인 겁니다. 그렇다면 임우재 씨를 돕는 변호인단이라면 임우재 씨가 어떤 피해를 당했고 이러이런 보도가 어떻게 어처구니없게 나가게 된 것인지 사실관계를 파악해서 조선일보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걸어야 되는 사실 그런 상황인 거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피해자인 임우재 씨를 돕기는커녕 부담스럽다면서 사퇴한다는 게 이게 도대체 뭔지. 저는 제가 주변에, 제가 법조기자입니다만 주변에 변호인들에게 물어보면 좀 납득이 안 된다는 반응입니다.

    ◇ 정관용> 혹시 이 변호인들은 임우재 씨의 말을 믿지 못해서 즉, ‘나는 이게 보도될 줄도 몰랐고 보도하라고 한 적도 전혀 없다. 나는 피해자다’라는 말을 못 믿고 임우재 씨가 사실은 기사화를 의도해서 한 것 아닌가라는 의심 때문에 게다가 가사소송법 10조까지 어겼으니 우리 이 소송에서 불리해진다. 이런 판단으로 사퇴했다고 볼 수는 없나요?

    ◆ 허재현> 글쎄요. 그건 그분들이 어떻게 제가 취재를 한 것이 아니라 알 수가 없지만 다만 변호인과 의뢰인의 관계라는 것은 지난 몇 개월 동안 굉장히 내밀한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는 사이인 것이거든요. 그래서 서로 신뢰관계가 쌓이지 않으면 사실 여기까지 이렇게 힘든 소송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변호인이 그 정도의 신뢰관계가 없었을까? 저는 그런 신뢰관계를 더 뛰어넘을 만한 어떤 압력 같은 것을 변호인단이 느꼈던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저는 하고 있는데 알 수는 없죠.

    ◇ 정관용> 이 기사화된 후에 임우재 씨하고 만나거나 통화한 적 있습니까?

    ◆ 허재현> 그렇죠. 저는 계속 통화를 하고 있죠.

    ◇ 정관용> 임우재 씨가 뭐라고 그래요? 변호인단이 사퇴하는 사실을 알았답니까, 아니면 상의 없이 그냥 사퇴했답니까?

    ◆ 허재현> 그날 조선일보 보도가 아침에 나가고 나서 저한테 얘기를 하더라고요. 거기 변호사사무실 가고 있는 길이라고. 저도 잘 얘기하고 오시라고 본인이 원하셨던 게 아니라고 잘 설명하시면 된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오후에 다시 통화를 해보니까 갑자기 사퇴하겠다고 얘기 들었다고 저한테 굉장히 낙심해하면서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 일방적으로 통보였다. 사퇴하겠다는 게?

    ◆ 허재현> 그렇죠. 사실 임우재 씨가 이 변호인을 찾기까지도 굉장히 어려웠었거든요. 왜냐하면 찾아가는 로펌마다 다 거절당했기 때문에 사실 굉장히 어렵게 찾은 로펌이었거든요. 그런데 마지막 찾은 동아줄마저도 끊기게 됐기 때문에. 많이 지금 좌절하고 굉장히 슬퍼하고 있는 그런 단계입니다. 예상하지 못한 피해를 이렇게 이중으로 당하고 있으니 얼마나.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 이후에 그 월간조선 기자하고는 또 혹시 통화해 본 적 있습니까?

    ◆ 허재현> 저는 통화하지 않았는데 어떤 작은 인터넷 매체가 오늘 통화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월간조선 기자하고. 한겨레는 이런 이런 주장을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라고 물었다고 하더라고요. 저한테 들려주기를 한겨레 보도를 보았으나 여전히 나는 내 보도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추가 답변은 월간조선 오늘 발행되는 것에 다 쓰여 있기 때문에 그걸 참조하라고 얘기했다고 하더라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일단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허재현>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한겨레신문 허재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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