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 콕스 의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예상대로 영국 노동당 조 콕스 의원의 피살은 영국의 유런연합 탈퇴(브렉시트) 여론을 뒤집어 놨다.
극우성향의 의심을 받고 있는 범인의 손에 숨진 콕스 의원에 대한 동정여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EU 잔류 운동을 벌였던 콕스 의원이 16일 피살된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탔던 탈퇴 의견은 꺾이고, 잔류 찬성 의견이 높아진 것으로 나왔다.
영국을 뒤흔든 현역 의원 피살사건이 국민투표를 사흘 앞두고 여론 흐름의 방향을 틀어논 것이다.
영국 여론조사업체 서베이션이 18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45%로 EU 탈퇴를 지지한다는 응답(42%)보다 3%p 앞섰다.
이 여론조사는 콕스 의원 사망 직후인 17~18일 이뤄졌다.
피살 하루 전인 15일 발표된 조사에서 EU 탈퇴와 잔류는 정반대의 수치였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16, 17일 실시해 18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도 잔류가 44%로, 탈퇴를 1%p 앞섰다.
근소한 차이지만 여론이 잔류쪽으로 기울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13일 유고브 여론조사에선 EU 탈퇴가 7%p 앞섰기 때문이다.
영국 경찰은 18일 용의자인 토머스 메어(52)를 살인과 상해, 총기 및 흉기 소지 혐의로 기소했다.
메어는 이날 오후 런던 웨스트민스터 형사법원에 출석해 자신의 이름을 묻는 법원 관계자의 질문에 "내 이름은 반역자에게 죽음을, 영국에 자유를"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는 메어의 극우적인 성향을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으로 인식되고 있다.
주소와 생년월일을 묻는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법원은 경찰에 메어의 정신과 진단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경찰은 메어의 집에서 극우·백인우월주의와 관련된 책자 등 다수의 증거물을 확보했다.
메어는 범행 당일 콕스 의원이 지역구민 간담회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가 콕스 의원이 차에서 내리는 순간에 총격을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