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세제혜택이 주어지는 공익법인 제도를 실효성 있게 유지하려면 공익법인이 보유 중인 재산의 일정 부분을 반드시 공익활동에 지출하도록 강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공익법인에 출자한 주식의 경우 상속세와 증여세가 비과세되는 한도를 높이는 방안도 의무지출 제도가 먼저 신설되고 나서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조세재정연구원이 22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공익법인제도 개선방향' 공청회에서 윤지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공익법인의 '의무지출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공익법인이 세제혜택을 받은 재산의 크기에 상응하는 만큼 공익을 위한 지출을 실제 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미국의 경우 민간재단에 대해서는 의무지출이라고 불리는 제도를 두고 매년 보유하고 있는 재산의 일정부분을 반드시 공익활동에 지출하도록 사실상 강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때 의무지출의 정도는 "미국처럼 재산의 5%로 설정하는 것보다는 상황에 따라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제혜택의 크기와 함께 최근의 낮은 금리나 자산수익률 등을 감안해 설정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최근 공익법인에 출연한 주식에 대해 상속세나 증여세를 비과세 하는 한도인 5%를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윤 교수는 의무지출 제도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식에 관해 의무지출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1994년 이전처럼 20%의 보유 상한을 설정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한 대안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무작정 주식보유 한도를 지금보다 높이기도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공익활동에 도움을 주지도 않는 주식을 보유하면서 영리법인의 경영에만 골몰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공익법인은 지난해 말 기준 3만4천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번 공청회는 내년도 세법개정 작업에 앞서 전문가 의견 등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이날 논의된 사항은 세법 개정안에 반영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