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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위원장 "BIFF 독립성, 자율성 반드시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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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호 위원장 "BIFF 독립성, 자율성 반드시 지킨다"

     

    부산시와의 극한의 갈등을 겪었던 부산국제영화제가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받기 위한 정관개정에 나서는 등 올해 영화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동호(79) 조직위원장과 강수연(50) 집행위원장은 23일 오후 부산 해운대 영화의 전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 달까지 BIFF 운영과 영화 상영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정관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5월 임시총회를 통해 첫 민간 출신 조직위원장에 선출된 김동호 위원장은 "신임 조직위원장으로서 지난 1년 8개월 동안 심려를 끼쳐 국민 여러분과 국내외 영화인들에게 죄송하다"고 어렵게 입을 뗀 뒤 "부산영화제를 지지해 준 국내외 영화인들에게 감사를, 명예를 훼손당했거나 고초를 겪은 스폰서들과 집행위원회 자문위원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부산국제영화제 전·현직 핵심 관계자들이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것과 관련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지난 20년간 세계적으로 이끌어 온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 등이 기소되고 사법부의 판단에 넘겨진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법원의 선처가 있기를 바라고, 어떤 형태로든 명예가 회복되도록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동호 위원장은 당면한 네 가지 목표를 밝혔다.

    ▲독립성과 자율성,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고 ▲조직위원장을 포함한 누구도 작품 선정에 간섭하지 못하도록 보장하며 ▲영화계가 바라는 방향으로 정관 개정 작업을 완료하고 ▲그 동안 부산영화제에 제기됐던 다양한 의견들을 광범위하게 수렴해 조직을 혁신하겠다는 것이 주골자다.

    올해 영화제가 열리기까지 3개월여 밖에 남지 않은 만큼, 앞으로 영화제 준비에 대한 일정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르면 7월 중순, 늦어도 7월 말까지는 정관 개정을 마칠 생각"이라며 "개정되는 정관에는 지원 기관, 단체, 개인이 영화제 운영에 영향을 끼칠 수 없도록 하며, 프로그램 선정과 게스트 초청이 프로그래머의 고유 권한임을 명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수연 집행 위원장은 "영화제를 하지 않고 영화제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올해 안하면 내년에 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며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고 앞으로도 영화제의 독립을 위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영화제 준비할 시간이 모자라는 만큼 전체 규모, 편수가 줄어들겠지만 영화제 프로그램만은 제대로 지킬 것"이라며 "영화 선정만큼은 어떠한 타협, 양보도 없을 것이고 그 동안 2년간의 노력으로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모습을 전 세계에 널리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불참을 선언한 국내 주요 영화단체 9곳이 요구하는 서병수 부산시장의 사과, 영화제 독립성을 지키는 정관개정을 요구한 것에 대해 김동호 조직위원장은 대신 사과의 뜻을 밝히며 영화제의 성공적인 개최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동호 위원장은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대인 학살의 당사자가 아니지만, 매번 학살에 대해 사과한다"며 "현실적으로 전임 조직위원장이 사과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기에, 후임 조직위원장으로서 전임의 일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영화제 보이콧을 선언한 주요 영화단체들의 대거 불참으로 영화 초청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사실상 프로그램, 초청 편수의 대폭 축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는 "사실상 한국영화프로그램은 거의 시작을 못하고 있다"며 "예년과 비교해 작품 편수는 줄어들 전망이지만, 해외 유수의 영화제, 영화제작자와 접촉해 최대한 예년 수준에 맞출 것"이라며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표현의 자유인 영화제 고유의 가치를 지켰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린다는 컨셉은 갖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부산시와의 갈등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영화제 측은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이빙벨> 상영을 추진했지만 서병수 시장이 반대하며 영화제 독립성과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후 부산시는 예산, 조직 편성 등의 권한을 통해 영화제를 압박했고, 감사원 감사와 검찰 고발까지 이어졌다.

    결국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물러나기에 이르렀고, 영화인들은 영화제 보이콧을 선언했다.

    검찰은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 등 BIFF 전·현직 핵심 관계자 4명을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전 세계적으로 부산시의 부당한 개입에 대한 규탄이 이어지자 서병수 부산시장은 당연직인 조직위원장 자리를 내어놓았고,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이 첫 조직위원장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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