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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발 패닉…세계증시 하루만에 2440조원 '증발'

경제정책

    브렉시트 발 패닉…세계증시 하루만에 2440조원 '증발'

    "부화뇌동하기 보다는 내용 꼼꼼히 살펴보고 대응하는 노력 필요"

    (사진=자료사진)

     

    영국 국민투표결과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 유럽연합 탈퇴)가 현실이 되면서 전 세계 주식시장이 '브렉쇼크'에 빠졌다.

    뉴욕주식시장에서는 주가가 3~4% 급락했고 프랑스와 독일 주식시장은 6~8% 폭락했다.

    전세계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으로 2,440조원이 하루 사이에 증발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우리 주식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24일 코스피지수는 하루 변동폭이 백포인트를 넘어서면서 장중 1,900선 아래로 추락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지수 급락으로 사이드카(Side car, 프로그램 매매호가 효력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예상 밖의 결과에 따른 충격이기도 하겠지만 브렉시트 결정이 가져올 수 있는 실제 영향이나 파장을 고려했을 때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확정된 24일 오후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금융위기나 세계 경기 패닉 때만큼 큰 폭의 주가 변동 발생

    주식시장이 받은 충격은 주요지표의 기록으로 확인된다.

    코스피지수는 개장 초 2천선을 돌파했다가 오후 들어 장중 1,900선 밑으로 추락하면서 하루 변동폭이 108.80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8월 9일 (국제적인 신용펑가기관인S&P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하락시킨 여파로 전세계 증시가 패닉 상태에 빠짐) 143.95포인트 이후 가장 큰 폭의 변동이다.

    장 마감 때의 하락폭(하락률) -61.47포인트(-3.09)는 2012년 5월 18일(스페인 뱅크런과 그리스 신용등급하락) -62.78포인트(-3.40%) 이후 최대하락폭이다.

    코스닥지수도 하루 변동폭이 56.94포인트로 금융위기 때인 2001년 3월 5일 57.30 포인트 이후 가장 큰 폭의 변동이다.

    금융위기나 세계 경기의 패닉 때나 볼 수 있었던 큰 폭의 주가 변동이 발생한 것이다.

    ◇ "브렉쇼크,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머리를 맞대면 해소 가능"

    과연 브렉시트 결정이 우리에게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나 세계 경기 패닉에 버금갈 정도의 사건에 해당하는 것일까.

    브렉시트로 장기적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영국이나 EU의 실물경제가 당장 큰 어려움을 겪거나 위기에 처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영국이나 EU가 경제위기에 처하거나 경제적인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브렉시트 결정에 전 세계 금융시장이 쇼크를 받은 것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경진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융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영국의 EU탈퇴는 아직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현 단계에서 EU탈퇴 이후 어떤 세상이 열릴지 예측하기는 힘들다. 이렇게 미래가 불확실하면 투자자들은 위험자산 투자에서 손을 빼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돌아선다. 파운드화가 급락하고 달러화와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라고 말했다.

    24일 코스피시장에서는 개인이나 기관투자자와는 달리 외국인이 1500억원 정도를 순매도하면서 주가하락을 이끌었는데 바로 이러한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불확실성은 당사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게 되면 점차 해소되게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주식시장의 충격, 브렉쇼크는 지나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영국의 EU 탈퇴, 짧게는 2년, 길면 10년"…이 기간 영국과 EU 무역협정 유지

    불확실성이 아니더라도 브렉시트 투표결과의 실제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욱 그렇다.

    무엇보다 투표결과 영국 국민이 EU 탈퇴를 선택했지만 당장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유럽연합 측과 긴 협상을 거쳐야 되고 그 기간은 짧게는 2년, 길면 10년이 걸릴 수도 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EU 탈퇴와 관련해 EU조약에 큰 틀은 마련돼 있지만 세부 내용은 명확히 정의돼 있지 않아 자발적인 탈퇴가 진행되는 데에도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EU조약에 따르면 EU 탈퇴를 위해서는 영국과 EU 간에 합의안이 마련돼야 하고 이를 가결하는 동의안이 도출돼야 한다. 만약 동의안 도출이 실패하면 최대 2년간 유예기간을 갖도록 돼 있다. 영국 정부는 올해 2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EU 탈퇴를 위해서는 10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고 밝혔다.

    협상 과정에서 비록 영국이 EU를 탈퇴하더라도 영국과 EU가 서로 상종하지 않는 남남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면서 새롭게 협력관계를 맺을 가능성도 있다.

    협상기간에 영국과 EU와의 무역협정과 조약 효력이 유지되는 것은 물론이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이나 EU 경제가 침체에 빠지고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주리라고 속단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고 할 수 있다.

    ◇ "경제 펀더멘털에 쇼크주는 것 아니다…추가하락하면 저점 매수 기회 노려볼 만"

    또 영국의 EU 탈퇴 결정으로 미국에서는 전 세계 금융시장을 얼어붙게 할 수 있는 금리인상을 더 늦출 가능성이 높아졌고 탈퇴 결정의 충격이 큰 만큼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국들이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해 돈을 푸는 등 정책적 대응이 유입될 수 있다.

    EU에서는 핵심국가들이 당장 25일부터 머리를 맞댄 후에 28일에는 정상회의를 열고 브렉시트 후속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런 점에서 영국이 EU 탈퇴를 결정했다고 해서 글로벌 경제위기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고 또 그런 조짐이 있으면 각국의 발빠른 대응이 있기 때문에 경제위기로 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이경진 투자전략팀장은 "영국의 EU 탈퇴 결정이 당장 경제 펀더멘털에 쇼크를 주는 것은 아니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다른 것이다. 실물경제가 아니고 다분히 심리적인 불안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주가가 폭락하더라도 불안이 진정되면 다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현명한 투자자들은 브렉시트 투표결과로 주가가 폭락하면 저점 매수기회로 삼을 것이다. 그 저점은 코스피지수 1900선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가 추락의 저지선이 어느 선일지에 대한 판단은 다르지만 주식시장의 반응이 과도하다는데는 많은 전문가들의 생각이 일치한다.

    김형래 미래에셋 대우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오면 주가가 고점 대비 15% 정도 빠졌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돼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이 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10% 정도 빠지면 저지선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 코스피에서 6월 9일 올해 장중 고점(2035포인트)에서 10% 정도 빠진다면 그 저지선은 830선이다. 어제 장중 1,900선 아래로 떨어졌는데 이것은 고점 대비 7% 정도 빠진 것으로 주식시장이 과도하게 충격을 받은 측면이 있다. 다음주 초에는 유럽과 미국 주식시장의 급락상황을 보고 또 한차례 주가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 이 때는 저점에서 추가매수 기회를 노려볼 만 하다"고 조언했다.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에 편승해 부화뇌동하면서 휩쓸리기 보다는 그 실제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고 냉정하게 판단해 대응하는 노력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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