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혁신비대위 사무총장 인선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비대위원장과 사무총장의 갈등으로 일시 중단됐던 계파간 전당대회 룰 싸움이 재가열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26일 신임 사무총장으로 박명재(포항시 남구울릉군) 의원을 내정했다.
지상욱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희옥 혁신비대위 위원장이 박 의원을 당의 화합과 혁신, 정권 재창출을 위한 성공적인 전당대회 개최를 준비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지난 2013년 재보궐 선거로 포항 지역에서 당선돼 19대 국회에 입성했고 20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당내에선 계파 색깔이 비교적 옅은 인사로 보고 있다.
박 의원은 27일 혁신비대위 회의 참석을 시작으로 사무총장 업무에 나선다.
그는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당내 다른 의견들이 틀렸다기보다는 차이와 다름의 문제"라며 "당의 화합과 결속을 위해서 일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중립' 사무총장 임명됐지만…계파간 기싸움 더 '가열'
'중립' 성향의 후임 사무총장이 임명됐지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간 기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권성동 의원이 추진했던 전당대회 모바일 투표 재추진 여부와 총선백서 발간 문제가 뜨거운 감자다.
권 의원 사퇴 이후 각 계파는 전당대회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포석으로 사무총장직을 노려왔다.
사무총장은 한 달 남은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을 겸직하는 주요 당직인데다 전당대회 유권자인 대의원 추천과 관련한 지역구 조직위원장 정비 권한이 있다. 총선 실패 원인과 책임을 다룬 백서 출간의 책임도 맡는다.
때문에 이렇다 할 당내 기반이 없는 박 의원이 특정 계파의 입김에 휘둘리지 않고 계파간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슈에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회의적 전망도 나온다.
노무현 정부 시절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내기도 한 그는 참여정부 경력 탓에 19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입당이 두 차례 거부된 바 있다.
김태흠 제1부총장의 동반 사퇴 여부도 관심이다. 앞서 권 의원은 사무총장 사퇴 조건으로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친박 성향의 김태흠 의원 동반 사퇴를 내걸었다.
하지만 김 의원은 권 의원 측의 이런 주장 자체를 부정하며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들 탓에 당내에선 박 의원에게 '40일짜리 사무총장'으로서 큰 기대감을 갖지 않는 분위기다. "당명 빼고 다 바꾸겠다"며 혁신을 걸고 나선 김희옥 비대위가 당 내홍에 '관리형'으로 전락한 것처럼 박 의원의 인선 역시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할 거라는 전망이다.
한 중진 의원은 "전당대회 룰 정비부터 시작해서 큰 틀에서 잘 이끌어줘야 하는데 실무적인 부분이 걱정"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27일 비대위 회의는 신임 사무총장 내정으로 비대위가 '정상화'된 이후 처음 열리는 것인 만큼 어떤 결과를 내올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