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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유신헌법 잔재 벗어나야…개헌하자"

정치 일반

    김형오 "유신헌법 잔재 벗어나야…개헌하자"

    새누리당, 천막당사 시절로 돌아가야

    -불행한 대통령 안 나오도록, 개헌 필요
    -유력 대선주자 없는 지금이 개헌 적기
    -60대 아냐, 개헌과 민생 병행 논의 가능
    -개헌 서둘러야.. 세종시 국회이전 찬성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형오(18대국회 전 국회의장)

    지난주에 터진 브렉시트 때문에 전세계가 떠들썩합니다만 그 전에 우리 정치권에서는 개헌 논의가 한참 진행 중이었죠. 화두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던졌고요. 정치권에서는 시작하려면 빨리 해야 된다 빨리 하면 다음 대선부터 적용시킬 수 있다 이런 의견과 아니다 이번 정권에서는 틀렸고 대선 공약으로 각 후보들이 제시해서 다음 정권에서 이루어내면 된다, 이런 의견들이 나오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요. 이 개헌을 이미 7년 전 본인이 국회의장일 때 강력하게 주장했던 분이 있습니다. 마치 지금 정세균 의장처럼 강력하게 말이죠. 하지만 결국은 안 됐습니다. 그 분은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18대 국회의장을 지낸 분이죠. 김형오 전 국회의장, 오늘 초대를 해 봤습니다. 김형오 의장님 안녕하세요.

    ◆ 김형오> 안녕하세요, 김형오입니다.

    ◇ 김현정> 요즘 오가는 개헌 논의 보면 옛날 생각 많이 나시죠.

    ◆ 김형오> 그렇죠.

    ◇ 김현정> 개헌 논의. 지금 당장 필요합니까?

    김형오 전 국회의장 (사진=자료사진)

     

    ◆ 김형오> 이미 진행되었어야 되는 거고 또 이번에 놓치면 안 될 것이다, 이런 입장입니다. 더 이상 불행한 대통령이 안 나와야 되지 않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과도하게 권한이 집중돼 있는 이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이 겁니다. 어떤 포퓰리즘. 선거는 당선이 돼야 되니까요. 국민에게 표 많이 받기 위해서 복지는 향상시키겠다, 세금은 줄이겠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게 되는 현상이란 말이죠.

    ◇ 김현정> 포퓰리즘 나타나고.

    ◆ 김형오> 4년, 5년 매년 선거를 하는 이런 것도 국가를 위해서 지극히 바람직하지 않지만 좀 더 본질적으로 대통령에게 막강한 권한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줄여나가고 조정하고.

    ◇ 김현정> 막강한 권한이 있으면 행복한 대통령이어야 될 것 같은데 오히려 다들 불행하게 마쳤다. 이 제도는 이대로 좋지 않다.

    ◆ 김형오> 성과에 집착을 하다 보니까 전임 대통령 했던 업적을 지워버리고 새로 보내고 연속성보다는 단속성, 단절이 되고. 장기적인 전망이 안 되고. 또 권력 누수 현상, 레임덕이라든지 필연적이죠. 이게 결국 국가의 손해고 국민의 피해가 온다. 이렇게 되니까 이제는 바꿔야지.

    ◇ 김현정> 이야기 나누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바꾼다면 어떤 모양이 좋겠느냐라는 이야기로 넘어가게 되는데요. 어떤 모양이 제일 좋다고 생각하세요?

    ◆ 김형오> 어떤 모양이냐 하면 우리는 그저 어떤 껍데기 중심이란 말이죠. 4년 중임제다, 분권형이다. 내각제다 이런 게 아니고 지금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면 그 권한이라는 것은 어딘가는 어디로 갈 것인가. 지금 이제 개헌 논의의 핵심에서 빠져 있는 것 중에 하나가 (그건데요) 대부분 국회로 가는 겁니다.

    ◇ 김현정> 국회로.

    ◆ 김형오> 그래서 문제는 여기에 있는 겁니다. 개헌의 애로가. 책임 있는 국회. 책임을 지는 국회의원의 모습을 보여달라.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 달라는 것이거든요. 왜 정시에 국회 문 열지 않습니까? 또 무슨 특권에 사로잡혀 있느냐. 왜 막말을 하느냐. 면책특권 뒤에 숨어 있지 마라, 이거죠. 이런 국회의 모습을 일신하고 이렇게 의회는 신뢰부터 회복해 나가자 이렇게 얘기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그 외에 지금 선거구 제도를 바꾸는 문제까지 같이 가야 된다고 보십니까? 중대 선거구제의 변화.

    ◆ 김형오> 이것도 개헌의 한 부분이 되겠죠. 우리가 이게 87년 체제라는 것이 좋은 점도 많이 있었죠. 장기집권이나 독재도 못 하게 하는 것도 있지만 그 30년 사이에 얼마나 많은 세월이 바뀌었습니까? 우리가 완전히 생활화하고 있는 인터넷 정보화 개념조차도 없었을 때 만들어진 겁니다.

    ◇ 김현정> 맞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 김형오> 지금 돌아가고 있는데 아직도 그때 그곳. 한마디만 더 하자면요. 그때 개헌은 대통령의 손으로보다는 내 손으로라는 우리 국민들의 열망에 의해서 만들어진 헌법 아닙니까? 이 한두 달 만에 후다닥 만들어졌습니다. 유신의 잔재가 많은 부분 헌법 속에서 남아 있고 숨어 있다 이겁니다.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게 그렇게 남아 있습니까?

    ◆ 김형오> 87년 당시에 우리 예산이 12조였습니다. 지금은 400조가 넘죠? 특별회계까지 합하면 한 7, 800조 될 겁니다. 이렇게 몇 백 배 예산이 늘었는데 심의기간은 60일이에요. 유신 전에는 120일이었습니다. 유신 때 60일로 했는데 이 60일 심의도 상임위원회에서 30일, 예결위에서 30일. 상임위원회 30일 중에서도 다른 안건 빼고 나면 한 10일 정도 심의하고 예결위에서도 한 10일 정도 심의해서 일반회계 390조, 특별회계 7, 800조에 이르는 예산을 한 10일 국회에서 심의한단 말이에요.

    ◇ 김현정> 그렇네요.

    ◆ 김형오> 국회의원의 권한을 이런 식으로 형식적으로만 채워준 것도 있다 이 말이에요. 이런 유신헌법의 잔재적인 것들이 하나하나가 곳곳에 숨어 있다 이거예요.

    ◇ 김현정> 그런데 의장님, 18대 때도 그렇게 말씀하셨지만 실패했고 19대 때도 실패했습니다. 과연 이번에는 될까요? 되겠습니까?

    ◆ 김형오> 이번에는 저는 사실 이번에 될까? 2012년이 적기였기 때문에 2008년도에 하자, 이렇게 했는데 그 다음에 다시 2032년이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가 한꺼번에 있거든요. 그런데 그때까지 기다리기에는 나라가 되어 가는 꼴이 워낙 심상치 않습니다. 우리 국가 이러다간 주저앉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왜 이번에 기회가 있다고 제가 얘기하느냐 하면요. 내년 말에 대통령 선거가 있는데 이게 불행인지 다행인지 유력한 대권주자가 보이지 않아요. 유력한 대권주자가 다음에 대통령 되면 내가 어떤 헌법 하에 하겠다는 천명이 없는 이 즈음에 유력한 대권주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그야말로 당리당략에 치우치지 않는 개헌, 정당한 개헌을 오직 국민과 국가만 바라보는 미래를 향한 개헌을 할 수 있는 적기다 이런 겁니다.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1년 6개월 전을 예전에 떠올려보면 정말 유력한 주자들이 벌써 선언도 하고.

    ◆ 김형오> 유력한 주장이 있거나 대통령이 자기 면피용으로 하거나 이렇게 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거예요.

    ◇ 김현정> 그렇지 않은 상황 지금이 적기다.

    ◆ 김형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요. 지금도 보면 말입니다. 개헌이 급하냐, 경제가 이런데 뭣이 더 중하냐. 요즘 유행어로 뭣이 더 중한디, 이런 말들. 이런 반론이 나옵니다. 이 상황에서 개헌 얘기 하면 블랙홀처럼 이슈를 빨아들일 거다 이게 지금 박근혜 대통령 얘기 아닙니까?

    ◆ 김형오> 간단하게 얘기하자면요. 권력을 잡고 있는 대통령은 다 그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뭔가 임기 초반엔 초반대로, 임기 후반엔 임기 후반대로 유종의 미를 남기고 싶고 성과와 업적을 남기고 싶죠. 그래서 그렇게 얘기하는거고. 또 무슨 블랙홀처럼 빨아들인다 일면의 사실이고 일면은 사실이 아닌 것이죠. 모든 것은 개헌은 개헌대로 논의하고 국가가 돌아가는 것은 돌아가는 대로 하고 일자리 창출은 창출대로 하고 이 정도 다층적인 다원적인 일도 못하는 그런 60대 식의 나라가 아니란 말이에요. 우리가 우리를 너무나 획일 단순하게 이렇게 우리 스스로를 몰아가서는 안 되겠다는 것이죠. 그런 식으로 역대 대통령들이 항상 그래왔죠. 그래 가지고 차일피일 하다 보니까 일이 안 됐던 겁니다.

    ◇ 김현정> 그나저나 이렇게 개헌의 의지가 강한 분들이 지금 움직이고 있습니다. 특히 이재오 전 의원 같은 경우에는 개헌을 목표로 하는 정당을 만들거나 국민운동을 하겠다. 여기에 혹시 참여할 생각 있으십니까?

    ◆ 김형오> 저는 그런 데 참여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 김현정> 전혀 없으세요. 요청이 들어오면 힘을 보탤 생각 없으세요?

    ◆ 김형오> 개헌 논의라는 것은요. 결국은 국회에서 국민의 지지 속에서 국회에서 해야 되고. 개헌 3분의 2 이상이 무기명으로 비밀투표를 해서 국회에서 가결되는 거기 때문에.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 국회 출석하고 있는 모든 정파 계층의 전원 찬성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죠. 그러니까 절대로 어떤 개인이든 어떤 정당이든 어떤 정권이든 당리당략적으로 또는 개인의 야욕이나 야심을 채우기 위해서 해서는 안 된다 하는 얘기죠. 그래서 저는 뭘 만드는 데 주도하거나 참여할 생각은 없습니다.

    ◇ 김현정> 결국 원내에서 이루어져야 되는 일이다 이런 말씀이네요. 개헌 논의가 나오면서 지금 수도 이전 논의가 같이 나옵니다.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형오> 네 세종시 문제는요. 참 우리 정치인들이 제가 그때 국회 있을 때부터 법이 이렇게 처리가 됐는데. 정말 잘못한 것 중에 하나입니다. 표 의식하고 지역 분할 의식해가지고 국가 미래를 보지 않고 이런 걸 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미 세종시에 행정부에 많은 부서가 옮겨가버리고 수천 억, 수조 원이 투자가 되었습니다. 세종시를 다시 서울로 돌려올 수는 없는 겁니다. 아주 잘못된 것이, 지금 이제 더 잘못됐다고 원점으로 돌려가다가는 큰일날 문제죠. 국가적으로.

    ◇ 김현정> 원점으로 돌리는 문제가 아니라 아예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해서 국토의 균형 발전 이루자.

    ◆ 김형오>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불가피한 방법으로 청와대까지는 옮길 수는 없겠지만 국회는 옮겨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더 이상 이렇게 공무원들을 길거리에서 세종시와 여의도를 오고 가게 하면서 모든 에너지와 시간을 다 보내버리는 이런 나라가 도대체 세계 어디 있습니까?

    ◇ 김현정> 그러니까 애초에 옮기는 걸 나는 찬성하지 않았지만 이왕 이렇게 된 김에 국회는 가는 게 맞다.

    ◆ 김형오> 그렇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또 일부는 말이죠. 또 편법적으로 국회 분원을 설치하자. 더 망하자는 얘기입니다. 그냥 알량하게 세상을 보거나 행정을 하거나 이렇게 논의를 하는 건 단기간적으로 표를 얻는 데는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국회 분원을 두자고 하면 이건 더 죽이는 거예요.

    ◇ 김현정> 이해찬 의원 주장하시는. 알겠습니다. 김형오 의장님. 오늘 사실은 새누리당. 친정이신 새누리당 얘기도 제가 여쭈려고 했는데 시간이 이미 너무 많이 가서. 혹시 새누리당에 대해서 한마디만 하실 생각 있으신가요? 한마디.

    ◆ 김형오> 한마디로 제가 새누리당 당원도 아닌 입장에서. 옛날에 대해서 뭐라고 얘기는 할 수 없겠지만요. 한마디만 하자면 진정성을 보여달라는 겁니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세상에 옛날에 있었던 천막당사 시절보다도 더 지금 엄중한 시기인데 천막당사에는 우리 모두가 진정성이 있게 국민이 용서할 때까지 참여하는 모습이 가슴 속에서부터 우러나왔는데 지금 아직도 반성하는 것이 겉으로 봐서야, 요즘은 보니까 겉으로 반성하는 표현도 안 쓰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겉으로 쇼도 안 한다?

    ◆ 김형오> 국민들이 굉장히 뛰어나거든요. 우수하고. 다 보고 아는 거 다 아세요.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거 10배, 20배로 노력하고 반성하고 참여하는 모습 보일 적에 국민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수용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천막당사를 다시 치는 마음으로 돌아가라. 이런 말씀으로 정리하면 될까요?

    ◆ 김형오> 아주 정리를 잘하셨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형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김형오 전 국회의장, 18대 국회의장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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