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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위에 뿔난 우리銀, "증자 발언 탓에 주가 곤두박질"

금융/증시

    공자위에 뿔난 우리銀, "증자 발언 탓에 주가 곤두박질"

    우리은행이 28일 오전 반박자료를 전격 배포한 속내

     

    28일 오전 우리은행으로부터 한 통의 메일이 왔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유상증자설에 대한 반박자료였다.

    자신들의 매각 결정권을 가진 기관장의 발언에 대해 정면 배치되는 보도자료를 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우리은행 상황이 절실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 우리은행 내 거센 반발기류

    우리은행 주가는 지난주 금요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면서 급락했다. 하지만 이는 우리은행만의 문제가 아닌 국내 증시의 전반적인 흐름이었다.

    월요일 장이 마감하면서 국내 증시는 반등에 성공했다. 다른 금융권 주가 역시 서서히 오름세로 전환되는 듯했다. 하지만, 우리은행 주가만은 예외였다.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화요일 오전까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우리은행 내부에서는 주가 하락이 최근에 불거진 '유상증자설'에 따른 우려라고 판단했다. 유상증자는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기존 주주들의 주식가치를 희석시켜 주가하락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우리은행 측은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자본건전성 부분과 유상증자 논란에 대해 대상인 우리은행이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설 필요가 있었다"며 "특히, 민영화를 앞두고 어느 때보다 주가관리에 신경쓰고 있는 현시점에서 타행대비 더 큰폭으로 하락하는 주가를 관리하기 위해서 공식입장을 시장에 전달해 줌으로써 불확실성을 해소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 매각 공고 앞두고 찬물 끼얹은 '유상증자' 발언

    사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란 대외적 악재가 있기 전까지 우리은행 주가는 상승세였다. 매각 공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적이 받쳐주고 주가가 이를 증명해주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난데없는 '유상증자'설로 우리은행은 직격탄을 맞았다. 기껏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실적 개선과 해외 IR을 통해 투자자들의 관심도를 높여놨는데, 윤 위원장이 찬물을 끼얹은 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26일 윤창현 공적자금위원회 민간 위원장은 한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우리은행 매각 후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과점주주가 되는 투자자가 증자에도 참여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입찰에 참여할 진성 투자자가 나타나야 매각 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지분 매각에 유상증자 참여라는 새로운 조건이 붙게 된 셈이다. 게다가 매각 방식을 결정할 권한을 가진 공자위, 그것도 공자위원장이 한 발언이니 시장에서는 충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 유상증자 발언 속 내포된 의미

    윤 위원장의 증자 발언에 대해 금융권은 이렇게 분석했다. 우리은행의 보통주 자본 비율이 다른 은행보다 낮아 자본확충이 필요해 증자 필요성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은행의 건전성과 안정성을 가늠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 기준이 바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다. 이는 자기자본을 대출이나 보증 등을 포함한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한 수치로 산출된다. 즉, 자기자본이 많을수록 건전해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은행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본확충이 필요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확충을 하겠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지난 2014년 지주사 해체로 기존 지주사 산하 자회사를 은행에 편입시켜 BIS비율이 낮아지게 됐지만, 지난해부터 순이익 증대 및 우량자산 비중 확대를 통해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기존 최대주주인 정부의 증자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자체 재무계획을 통해 충분히 우량 신용등급을 유지할 수 있으며, 2019년 바젤Ⅲ 도입 이후에도 개선된 수준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지분투자자들의 증자참여는 논의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 우리은행, 민영화 작업에 제동 걸릴까 우려

    우리은행은 '유상증자 참여'라는 새로운 변수가 생기면서 민영화 작업에 또다시 제동이 걸릴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금융권에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매각 대상자가 확실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공론화하는 것이 자칫 투자자들에게 부정적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우리은행 매각 의지에 의구심이 든다고도 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부가 매각 의지가 없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우리은행 매각에 참여할 투자자들에 대한 수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에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도 당황한 모습이다. 최근 우리은행 매각과 관련해 다양한 설들이 나오고 있는 것 자체가 부담돼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유상증자 발언이 나왔을 때 논의된 바 없다고 즉각 대응했고, 거듭 말씀드리지만 공적자금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된 사항이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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