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인 가구의 증가와 긴 근로시간 등으로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기회가 줄어드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혼자 저녁 식사를 하는 사람은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사람보다 우울감을 느끼게 될 확률이 최대 2.4배까지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김태현 연세의대 보건대학원 병원경영학과 교수팀은 2014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4천181명을 대상으로 저녁 식사 동반자와 우울감의 연관성에 대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성별, 주거 형태에 따라 저녁 식사와 우울감에 나타나는 차이를 살폈다. 우울증 평가에는 한글판 우울증 선별도구를 활용했다.
이 결과 혼자 저녁 식사를 하는 사람은 가족과 주로 저녁 식사를 함께하는 사람보다 우울감을 가질 확률이 1.5배가량 높았다.
이런 경향은 남성에서 더 두드러졌다. 주로 혼자서 저녁 식사를 하는 남성은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남성에 견줘 우울감 확률이 2.4배나 됐다.
또 가족이 있는데도 저녁 식사를 주로 혼자 하는 경우에도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사람에 비해 우울감을 느낄 확률이 1.6배나 되는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팀은 혼자 저녁을 먹는 사람들이 가족과의 저녁 식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소통의 시간과 스트레스 완화 기회를 가지지 못함으로써 외로움이나 우울감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저녁 식사를 혼자 하는 남성이 우울감을 느끼게 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난 것은 남자들이 그만큼 그들의 생각이나 감정을 타인, 특히 가족과의 저녁 식사 자리를 통해 공유함으로써 우울감을 효과적으로 낮추게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태현 교수는 "가족이 있는데도 바쁜 업무스케줄이나 가족 간의 갈등 등으로 혼자 저녁 식사를 하는 사람은 이미 홀로 사는 데 익숙해져 있는 1인 가구보다 우울감이 더 크다는 분석도 있다"면서 "가족과 저녁 식사를 함께함으로써 유대감과 안정감을 느낀다면 직장생활 등에서 생긴 우울감을 해소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국제 사회정신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Social Psychiatry) 최근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