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청소년들의 위생용품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산, 울산, 경남 지역 의사밴드가 의기투합해 로큰롤 콘서트를 연다. 7080음악에서부터 헤비메탈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콘서트는 7월 2일 저녁 7시 서면 오즈홀 1관에서 열린다. (사진=부산 CBS)
그들의 직업은 낮과 밤이 다르다.
낮에는 흰 가운을 입고 진중하게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 밤이 되면 악기를 든 밴드 멤버로 탈바꿈한다.
음악에 대한 열정, 노력만으로 각자의 밴드를 꾸린지 십수 년이 넘은 그들이 특별한 공연을 준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부산·울산·경남지역 17곳에서 병원을 운영하며 활발하게 밴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그룹 '리겔밴드', '쎄라피', '브라더스', '라비앙로제' 등 5개 의사 출신 밴드가 의기투합해 '로큰롤 닥터 인 부산(Rock & Roll Doctor in Busan)' 콘서트를 여는 것.
이들 밴드는 매년 한 차례 '도시樂 콘서트'를 열어 지역아동센터를 지원하는 등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이번에는 특별한 이유로 콘서트를 기획했다.
최근 들어 생리대 살 돈이 없어 생리를 하는 내내 학교를 결석할 수 밖에 없고, 생리대 대신 신발 깔창에 휴지를 덧대며 버티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을 위해 뭉친 것이다.
록음악을 통해 사회기부,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는 김성남 부산청년음악연대 겸 공연기획사 록 마니아 대표의 기획과 의사들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이번 콘서트가 마련됐다.
이미 밴드 자체적으로 자작곡을 만들거나 음반을 내는 등 수준급 실력을 겸비한 의사 밴드는 추억의 7090에서부터 헤비메탈, 최신가요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음악을 각자 밴드의 색깔로 재해석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수익금의 전액은 저소득층 여학생들의 위생용품 구입을 위해 기부된다.
매년 도시樂 콘서트에 참여해오고 있는 이재준 미래여성병원장은 "산부인과 의사여서 여성들의 겪는 고충, 생리대나 여성용품 구입으로 인한 경제적 압박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저소득층 여학생들의 생리대 관련 소식을 듣고 도울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이번 콘서트를 마련했다"면서 "이번을 시작으로 의사가 주축이 된 밴드들이 다양한 사회 소외계층에게 도움을 주는 뜻깊은 콘서트를 기획하고, 다른 지역 밴드로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성남 부산청년음악연대 대표는 "음악을 사랑하고 즐기는 것에서 나아가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에서 보람되고 뜻깊은 콘서트"라며 "무더운 여름날 부산에서 즐기기 힘든 록큰롤 콘서트로 음악이 주는 기쁨과 이웃을 돕는 보람까지 많은 분들이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7월 2일 오후 7시 부산 서면 오즈홀 1관, 입장료 2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