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현행 헌법에 규정된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을 사실상 폐기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정진석,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30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정 의장 초청 만찬회동을 갖고 이같이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체포 특권은 국회의원의 대표적 특권으로 절대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의정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현재의 시대적 상황과 맞지 않고 ‘방탄국회’ 등에 악용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다만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은 헌법상의 권리이기 때문에 전면 폐지보다는 핵심 내용을 개정하는 방향이 유력시된다.
헌법 제44조 1항은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야는 이에 따라 국회의원 체포 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지 72시간 내 표결을 하지 못하면 자동폐기되는 국회법 조항을 손질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혁신비대위 회의 결과, ‘특권 내려놓기’ 차원에서 72시간 내 표결 불발시에는 이후 첫 본회의에 자동 상정하도록 국회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럴 경우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은 명맥만 유지된 채 형해화될 공산이 크다.
여야는 또 정세균 국회의장 직속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자문기구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관련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 의장은 이날 회동에서 취임 일성으로 제시했던 개헌론과 관련, 국회 개헌특위 설치를 제안했지만 새누리당 등의 반대로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이밖에 세월호 조사특위 연장을 요구했지만 이 역시 새누리당의 반대에 부딪혀 진전을 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