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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히터 후유증?' 보우덴 "미안하지만 나는 마야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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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히터 후유증?' 보우덴 "미안하지만 나는 마야가 아니다"

    '마야, 난 네가 아냐' 6월30일 NC와 홈 경기에서 KBO 리그 통산 13번째 노히트 노런을 달성한 두산 마이클 보우덴(왼쪽)과 지난해 4월 9일 넥센과 홈 경기에서 역시 노히터 대기록을 세운 유네스키 마야가 경기 후 기자실에서 인터뷰를 하는 모습.(잠실=노컷뉴스)

     

    불과 1년여 사이에 노히트 노런 대기록을 두 번이나 수립한 두산. 6월 30일 NC와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홈 경기에서 마이클 보우덴(30)이 9이닝 9탈삼진 3볼넷 1사구 무피안타 무실점 역투로 4-0 승리를 이끌며 통산 13번째 노히터 경기를 펼쳤다.

    지난해 4월 9일 유네스키 마야(35)가 넥센과 홈 경기에서 세운 무피안타 완봉승 이후 1년여 만에 나온 기록이다. 두산은 역대 최초로 노히터 외국 선수 2명을 배출한 팀이 됐다.

    이 대기록 사이에 공통점은 적잖다. 프로 데뷔 첫 노히터의 감격을 누렸다. 또 처음과 마지막 공을 받은 포수가 같다. 양의지는 역대 3번째로 2번의 노히터를 경험한 포수로 남았다. 이들의 대기록을 허락한 사령탑도 김태형 감독이다. 포수 출신이다.

    여기에 투구수 130개를 훌쩍 넘은 대기록이라는 점도 같다. 마야는 136개의 공을 던지며 대기록을 작성했고, 보우덴은 이보다 많은 139개를 던졌다. 흔히 선발 투수의 한계 투구수를 120개 정도로 보는데 다소 무리한 것일 수 있다.

    실제로 마야는 노히터 기록을 세운 뒤 그 여파 탓인지 부진에 빠졌다. 지난해 13경기에서 2승5패 평균자책점(ERA) 8.17에 머물러 방출됐다. 특히 개막전 승리에 이어 노히터 경기가 마지막 2승째였다. 이후 4패를 안은 것이다.

    지난해 마야가 노히트 노런 대기록을 수립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하늘을 보며 감격스러운 표정을 짓는 모습.(자료사진=두산)

     

    보우덴도 마야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보우덴은 마야보다 3개 더 많은 공을 던졌기 때문이다. 8회까지 보우덴은 124개의 공을 던져 이미 한계 투구수를 넘겼다. 당시 8회까지 120개의 공을 던진 마야보다 많았다.

    본인 역시 살짝 걱정을 드러내는 눈치다. 경기 후 보우덴은 "솔직히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 많이 던진 적은 처음"이라면서 "다음 날 엄청 아플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후유증이 없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마야를 한 차례 경험한 김 감독도 우려했지만 보우덴을 바꿀 수는 없었다. 지난해 김 감독은 마야의 대기록 수립 경기에서 8회 2사 위기 때 마운드에 올랐다. 교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김 감독은 "마야의 간절한 눈빛을 보니 도저히 못 바꾸겠더라"며 그냥 내려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8회를 마친 보우덴은 124개 투구수에도 등판 의지를 불태웠고, 김 감독은 9회도 보우덴을 올렸다. 김 감독은 "지난해 마야가 대기록 뒤 부진했기 때문에 9회가 염려됐지만 보우덴의 의지가 확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우덴은 마야의 전철을 밟기보다 피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이미 두산이 한 차례 경험을 한 데다 본인 역시 후유증 탈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마야는 대기록에 앞서 5일 휴식 뒤 등판했다. 4월 3일 롯데전 7이닝 2실점 투구수 108개를 찍은 뒤 6일 만에 9일 넥센전에서 136구 노히터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보우덴은 하루를 더 쉬었다. 6월23일 케이티전 7이닝 4실점 114개의 공을 던진 뒤 6일 휴식을 취했다. 김 감독이 "등판 전 휴식이 길어 교체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한 이유다.

    여기에 마야는 사실 선수 말년에 접어든 선수였다. 30대 중반으로 이미 하향세에 들어간 양상이었다. 2014년 중반 합류한 성적이 2승4패 ERA 4.86이었다. 게다가 쿠바 출신으로 나이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말도 심심찮게 나왔다. 쿠바 출신 선수들은 출생 연도가 불분명해 나이가 의심스러운 경우가 종종 있다.

    6월30일 NC와 홈 경기에서 노히트 노런 역투를 펼친 두산 보우덴.(자료사진=두산)

     

    이에 비해 보우덴은 만 29살이다. 아직 한창 때다. 대기록 전까지 9승3패 ERA 3.69를 기록할 만큼 호성적을 거뒀다. 들쭉날쭉했던 마야와 달리 안정적 경기력을 보였다.

    본인도 자신감에 넘친다. 마야의 얘기를 전해들은 보우덴은 "마야에게는 안 된 일이지만 나는 나"라면서 "건강하고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솔직히 후유증은 생각하지도 않고 나와는 관계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구단에서도 충분히 배려를 해줄 예정이다. 지난해 마야는 9일 대기록 수립 뒤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거르고 12일 뒤 등판했다. 보우덴 역시 한번 등판을 쉴 가능성이 높다. 두산은 2위 NC에 6경기 앞서 있는 만큼 여유도 있다.

    다만 마야는 노히터 다음 등판에서 대기록의 상대였던 넥센을 다시 만나 3이닝 11실점했다. 공교롭게도 보우덴 역시 한 차례 등판을 쉬면 다음 경기는 NC와 원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과연 보우덴은 마야의 전철을 피할 수 있을까. 흥미로운 보우덴의 다음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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