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정부가 이달 중으로 경유값 인상 방안에 대해 국책연구기관에 공동연구를 의뢰하기로 했다. 내년 6월쯤 공동연구 결과가 나올 예정이지만, 여러 정황상 이번 정부 임기 내에는 결론을 내리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미세먼지 특별대책 세부 이행계획'에 따르면, 이달 중으로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 즉 경유값 인상 방안에 대한 공동연구가 시작된다.
조세재정연구원과 환경정책평가연구원, 교통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등 4개 국책연구기관이 연구에 참여할 예정이며, 공동연구 결과는 내년 6월쯤 발표될 전망이다.
환경부 이정섭 차관은 "2017년 6월에는 공동연구에 대한 공청회 등을 거쳐 합리적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방안을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정부 내에 결정을 내릴 것이냐는 질문에는 "연구 결과와 공청회를 통한 의견수렴을 하고 나서 정부 방침을 정하는 것이어서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하겠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내놨다.
환경부 이정섭 차관(왼쪽에서 두번째)이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미세먼지 특별대책 세부이행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실제로 박근혜 정부 임기 중인 내년 말까지 제3차 에너지세제개편안을 마련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과거 제2차 에너지세제개편안의 경우도, 2003년 5월 조세연구원 등 4개 국책연구기관의 공동연구가 시작돼, 이듬해인 2004년 8월에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결과 휘발유와 경유와 LPG 가격비를 100대 85대 50으로 조정하는 방안이 최종 결론으로 제시됐고, 이후 공청회와 의견수렴을 거쳐 정부가 에너지 상대가격을 인상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은 2004년 12월 24일이었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지난달 3일 미세먼지 특별대책을 발표하면서 "이번 에너지상대가격 조정 연구도 과거 2차 에너지세제개편안과 같은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따라 이달 중으로 공동연구가 실시되고, 내년 6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 공청회와 정부내 논의 등을 거쳐 최종 결정은 내년 연말 정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내년 연말에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는 점이다. 현 정부가 여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을 급격히 추락시킬 수도 있는 경유값 인상안을 발표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야당 또한 더불어민주당이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최근 경유값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지만, 이를 정부를 압박하는 카드로 쓸지언정 야당 대선 후보가 굳이 공약으로 내걸 가능성도 희박하다.
결국 경유값 인상 방안은 이번 정부 내에서는 결론을 내기가 힘들고, 차기 정부가 고민해야하는 과제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경유값 인상 뿐 아니라 친환경차 150만대 확대, 전기차 충전기 3000기, 수소차 충전소 100개소 확대 등도 목표연도는 2020년이다. 모두 차기 정부에서 마무리지어야 하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