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교현 노동당="" 대표,="" 노역경험="">
-노역형? 하루종일 멍하니 시간때워
-운전사고 등 생계형 범죄자 많아
-전재용 노역, 사실상 특혜 받은것
<강신업 대한변협="" 공보이사="">
-벌금납부와 노역형, 취사선택 가능
-경제사범은 노역형 기간 늘려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구교현 (노동당 대표, 노역형 경험), 강신업 (대한변협 공보이사)
오늘 첫 순서는 주말 사이에 큰 이슈가 됐던 전재용 씨 얘기부터 시작을 해 보겠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 씨. 전 씨의 황제노역 논란이 불거졌죠. 전재용 씨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처남 이창석 씨는 양도소득세 약 27억 원을 포탈해서 각각 40억 원의 벌금형을 받았는데요. 전재용 씨는 지금까지 1억 4000만 원, 이창석 씨는 5050만 원만을 내고는 ‘우리는 벌금 낼 돈이 없다. 차라리 노역장에 가서 일을 하겠다’라고 밝힌 겁니다.
결국 전 씨는 2년 8개월의 노역형을 받게 됐는데 원래 내야 했던 벌금 40억 원을 2년 8개월로 나눠보면 이게 일당 400만 원짜리 노동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황제노역’이라는 이름으로 종종 논란이 되고 있는 이 노역형. 과연 어떤 건지 저희가 좀 알아보고 싶어서요. 노역형을 경험해 본 분을 찾다 보니까 이분이 눈에 띄었습니다. 알바노조의 위원장을 하면서 노역형을 살았던 지금은 노동당 대표세요, 구교현 대표 먼저 연결을 해 보죠. 구 대표님 안녕하세요.
◆ 구교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언제 무슨 일로 노역형을 받게 되신 거예요?
◆ 구교현> 제가 이제 2년 전에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하는 경총에 항의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저를 포함해서 알바 노동자들이 1500만 원 벌금을 부과를 받았습니다. 저는 한 400만 원 받았고요. 그런데 낼 돈이 없어 가지고 노역을 하게 됐던 거고. 기사를 보니까 전재용 씨랑 같은 서울남부교도소에 제가 있었고요.
◇ 김현정> 아, 같은 곳에 계셨군요. 그러니까 노역형이라는 게 벌금을 내는 대신 노동으로 형을 대신한다는 거죠?
◆ 구교현>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 안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해요.
◆ 구교현> 저도 이제 뭐 노역형이라고 해서 일을 시킬 것으로 생각을 했는데. 그런데 이제 아무 일도 시키지 않더라고요. 저도 그게 좀 이해가 안 됐는데.
◇ 김현정> 아무 일도 안 하셨으면 뭐하셨어요?
◆ 구교현> 같이 방을 썼던 사람들 하고 그냥 하루 종일 가만히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가만히 있고 할 일이 없어서 책 보고 가만히 있었어요, 멍하니요.
◇ 김현정> 아니, 그러면 일반적인 징역형보다도 쉬운 거 아니에요? 편한 것 아닙니까?
◆ 구교현> 징역형 받으신 분들은 어쨌든 정해진 시간 동안 작업을 나간다고 저도 알고 있는데 그런 것에 비하면 사실 편하다고 볼 수 있죠.
◇ 김현정> 희한하네요. 한 방에 모여 계셨다고 하니까 제가 질문 드리는데 주로 어떤 분들이 노역형을 받고 있던가요?
◆ 구교현> 제가 좀 물어 보니까 주로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서 벌금이 나왔는데 내지 못한 사람들도 있었고요. 절도한 경우도 있었어요. 아주 큰 돈은 아니고 일반적으로 사는 사람들이 300, 400만 원 벌금 낼 돈 당연히 없잖아요. 그래서 미루고 미루다 보니 갑자기 수배 상황에서 잡히게 돼 가지고 노역형을 들어온 사람들이 꽤 여럿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지금 전재용, 이창석 씨 같은 경우 일당 400만 원 노역형인데, 이건 굉장히 이례적인 거네요?
◆ 구교현> 그렇죠. 이런 상황이 거의 없죠. 그리고 대부분 생계형 범죄자들이 많이 있어요. 저랑 같은 방 썼던 분들도 ‘교도소에서 나가면 당연히 회사 잘리고 할 건데 이제 뭐 먹고 사나?’ 이런 게 가장 큰 걱정이셨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벌금 200만 원 300만 원 낼 돈이 없어서 노역형을 왔을 정도니 저소득층이나 생계를 걱정해야 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는 말씀인데요.
◆ 구교현> 네, 400만 원짜리 노역이라는 건 뭐... 사실 전재용 씨 포함해서 그 전두환 일가가 사실 부정부패로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재산을 모은 사람들이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평범한 국민들 노역 일당에 무려 40배에 달하는 400만 원짜리 노역을 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이 사람들에게 특혜를 베푸는 거 아니냐는 거죠. 이게 사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고 하는데 과연 대한민국 국민들 누가 이렇게 생각하겠냐? 이런 생각이 들죠.
◇ 김현정> 그래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구교현>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직접 노역형을 살았던 분이에요. 노동당의 구교현 대표 먼저 연결을 해 봤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 씨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여러분 들으시면서 갸우뚱한 면들이 있죠? 노역형 제도가 법상으로 허점은 없는 건지 이를 악용할 우려는 없는 건지 법 전문가를 통해서 좀 들어보겠습니다. 대한변협의 강신업 공보이사 연결을 해 보죠. 강 이사님 안녕하세요.
◆ 강신업>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앞에 분은 한 방에 둥그렇게 앉아서 하루 종일 독서하고 그냥 빈둥빈둥거리고 그러셨대요. 원래 이렇습니까?
◆ 강신업> 글쎄요, 노역형이라고 하는 것이 원래 벌금형, 그러니까 벌금을 내지 않을 경우에 그것을 환형한다고 하죠. 형을 받고서 노역을 시키는 것인데요. 그래서 대신 돈 내야하는 것만큼을 노역으로 받겠다는 것인데요. 이제 그것이 제대로 운영이 안 되고 있다고 봐야 되겠죠.
◇ 김현정> 그럼 교도소 재량에 따라서 어떤 곳은 일을 시키고, 어떤 곳은 일을 시키고, 어떤 곳은 안 시키고 이렇게 대충 운영되는 거예요?
◆ 강신업> 지금 보면 앞에서 말씀하신 분은 짧은 기간 갔던 것 같기는 한데요. 사람에 따라 다를 것 같기는 합니다. 예를 들어 며칠 되는 사람은 금방 들어와서 일하기가 뭐하니까 노는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요. 적어도 지금 우리나라에는 여러 노역장이 있거든요. 비누 만들기라든지 또 환경물건 만들기라든지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교도소에서는 이 노역이 이루어지고 있는 데 비해서 구치소에서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좀 허술한 면이 있네요. 운영과정에서도요. 그렇다면 그 전에 ‘나는 벌금 대신 그냥 노역을 살겠어요’하면 누구나 살 수는 있습니까?
◆ 강신업> 원래 벌금을 내라고 이제 부과를 하는 것이고요. 벌금을 내지 않으면 노역으로 환형하겠다라고 처음부터 그렇게 선고를 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냥 취사선택을 할 수 있는 겁니까, 그러면?
◆ 강신업> 그렇죠. 벌금을 내지 않으면 검찰이 할 수 있는 것은 노역장에 유치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벌금을 내고 안 내는 것은 사실은 자의에 맡겨져 있죠.
◇ 김현정> 그래요. 탈탈 털어봐서 벌금이 없으면 노역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나는 벌금 대신 노역하겠소’라고 하면 선택을 할 수 있는, 환형을 할 수 있는 것이군요?
◆ 강신업> 지금은 그렇게 돼 있다고 봐야죠. 사실은 벌금을 강요하거나 벌금을 내지 않으면 끝까지 추징해서 납부를 하게 하는 형식이 아니라, 벌금을 내도록 하고 내지 않으면 거기에 대해서 노역장에 유치하는 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지금 전재용 씨의 경우에도 작년 8월에 선고가 있었고요. 그리고 전재용 씨가 11월에 분납을 하겠다고 요청을 했습니다.
◇ 김현정> 분납이요?
◆ 강신업> 네, 분납. 그래서 1월부터 6월까지 6번에 걸쳐서 나눠서 내겠다고 했는데요. 6월 30일이 돼도 벌금 40억 원이 들어오지 않은 겁니다, 일부 돈만 들어왔고요. 그러자 검찰에서 바로 6월 30일이 지나자마자 그 다음 날인 7월 1일에 노역장에 유치를 한 거거든요.
◇ 김현정> 그래요?
◆ 강신업> 그렇다면 1월에서 6개월 간의 분납기간이 지나고 나서 적어도 검찰에서 이 벌금을 부과하기 위한 노력을 좀 더 하지는 않고 바로 노역장에 유치를 한 것입니다. 지금은 이제 스스로 내지 않으면 노역장에 유치하는 식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고 봐야겠죠.
◇ 김현정> 그러면 노역을 줄 수 있는 기간 제한이 3년 이란 거 맞습니까?
◆ 강신업>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1000만 원 벌금 받은 사람이든 100억 받은 사람이든 1000억 받은 사람이든 3년밖에 못 산다는 거잖아요.
◆ 강신업>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황제노역이라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거군요.
◆ 강신업> 저번에 2014년에 대주그룹 허재호 회장이 벌금 254억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었던 것은 여기서 황제노역이라는 말이 나왔는데요. 하루 일당을 5억으로 따져가지고 50일을 노역장에 유치를 했습니다. 판결 선고를 할 때 그렇게 했던 거죠.
◇ 김현정> 그나마 그때는 3년 채운 것도 아니었어요.
◆ 강신업> 그런데 이것이 문제가 돼 가지고 그때 법을 바꿔서 이제 금액에 따라서 적어도 50억 정도 벌금이 되면 500일, 5억에서 50억까지는 500일. 50억이 넘으면 1000일까지 이렇게 노역장에 유치할 수 있도록 했고 그나마 그 법 때문에 지금 2년 8개월 정도 노역장 유치가 가능하게 된 것이죠.
◇ 김현정> 그나마 그것 때문에 40억 원 벌금이지만 2년 8개월까지가 가능했다, 안 그랬으면 이번에도 50일 이렇게 나올 수 있었다는 얘기예요.
◆ 강신업> 그거는 법원이 정하는 건데요. 허재호 회장의 경우에는 사실 아주 특이하고 유례가 없는 것이어서 크게 문제가 됐었죠.
◇ 김현정> 그런데 사실상 노역형이라고 해도 기간도 문제지만 노역형이라고 해도 봉투 붙이기, 청소 이런 게 너무 단순한 일이고 형벌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단순한데다가 또 본인이 그나마 거부하면 강제로 일을 시킬 수도 없다면서요?
◆ 강신업>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게 무슨 형벌입니까?
◆ 강신업> 우리가 노역장 유치라고 하는 개념을 좀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요. 사실 이것은 징역형은 아닙니다. 그래서 징역형이라고 하는 것은 말 그대로 어떤 죄과에 대해서 징역형을 과하는 것인데요. 노역은 여기에 비해서 벌금을 내지 않는 것에 대한 응징이거든요. 또는 벌금을 내지 않았으니까 그만큼 벌금에 해당하는 돈을 일을 해서라도 갚으라는 것이기 때문에 징역형하고는 조금 다르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 김현정> 지금 전재용 씨 같은 경우는 그나마 400만 원으로 일당을 책정해서 더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인데. 이건 산출기준이 있습니까?
◆ 강신업> 이것은 1000분의 1입니다. 40억 벌금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보통 1000분의 1을 기준으로 하다 보니까 40억의 1000분의 1이 400만 원이 나온 것이죠. 이거는 어떤 사람 값을 매기는 것은 아닙니다. 그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서 금액이 달라지고 이것은 아니고 벌금이 많다 보니까 1000분의 1로 나누면 40억은 400만 원이 되는 것이고요.
만약에 20억이었다면 200만 원이 되겠죠. 그런데 이것이 우리 근로자의 일반 노동 가계소득 이런 것들에 비한다든지 임금 같은 것과 비교를 하게 되면 굉장히 어떤 많은 특혜를 주는 것처럼 보여져서 문제인 것입니다. 사실은 금액을 정할 때는 1000분의 1을 기준으로 합니다.
◇ 김현정> 어떻게 보세요, 이사님 이 제도? 괜찮겠습니까?
◆ 강신업> 그런데 현행법에서는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습니다. 3년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요. 그런데 이 법을 우리가 돌이켜보면요. 과거에 경제사범이 별로 없을 때 그리고 지금 옛날의 10원과 지금의 10원은 다르지 않습니까? 몇 십년 전에 만들어 놓은 법인데요.
◇ 김현정> 그렇죠.
◆ 강신업> 그러다 보니까 현재 우리 상황에 맞지 않는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경제사범의 경우에는 이런 것들을 고려해서 벌금으로 갈 것이 아니라 실형으로 가는 것이 맞고요. 그다음에 또 이 벌금을 매기는 이유가 반드시 자유형, 어떤 자유를 빼앗는 것보다 어떤 경우에는 돈을 빼앗는 것이 더 큰 형벌이 되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강신업> 그래서 벌금형이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3년으로 된 것을 적어도 5년 내지는 7년 이렇게 늘려서 큰 벌금을 내지 않고도 빠져나가는 경우가 없도록 해야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강신업>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대한변협의 강신업 공보이사까지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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