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새 국가브랜드로 정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Creative Korea)'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문제제기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반박에 나섰다. 이 논란이 지속될 조짐을 보여 새 국가브랜드 사업이 재검토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
손혜원 의원은 새 국가브랜드가 프랑스의 국가 산업 슬로건 '크리에이티브 프랑스(CREATIVE FRANCE)'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손 의원은 "크리에이티브란 이름이 국가명 앞에 온 것, 빨간색과 파란색을 쓴 것은 명백한 표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조목 조목 반박했다. 우선 'CREATIVE'는 이미 많은 나라에서 정책명이나 프로젝트명으로 사용했으며, 한 국가가 독점하여 사용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니라고 밝혔다.
취지에 있서도 현대의 기술, 산업을 바탕으로 제시된 프랑스의 'Creative'와 달리, 우리 나라는 국민들의 의견을 모은 대한민국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전통과 현재·미래를 관통하는 새로운 비전 가치로 'Creative'를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고 디자인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는 세로선이 확장하여 공간에 단어나 이미지를 넣는데 반해, 프랑스의 경우 Creative 뒤에 단어를 바꾸어 설명하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창섭 건국대 산업디자인과 교수는 새 국가브랜드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CREATIVE'라는 표현이 문제다. 다른 나라에 같은 표현이 있는 것이 확인되었으면 다른 표현을 사용했어야 하는데, 중복 표현을 사용한다는 것은 아류밖에 되지 않는다. 이를 계속 사용한다면 문제다. 이미 자존심이 상했지 않은가"라고 밝혔다.
이주은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도 "이것 저것 따져볼 때 표절이 아닐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디자인 콘셉트가 너무나 유사하므로 국가 브랜드로 사용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한 중견 큐레이터는 "'CREATIVE'는 보편적인 표현인데, 이를 '표절'이라고 하는 것은 지나치다. '차용' 정도면 몰라도. 색상도 일반적인 색상을 고르다 보면 겹칠 수 있는 문제다. 더민주의 손의원이 정치적 진영 논리로 접근한다는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영국 문화예술정책실장은 "'CREATIVE'를 다른 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검토했다. 'CREATIVE FRANCE' 뿐만 아니라 'Creative Britain', 'Creative America'를 쓴다. 'CREATIVE'를 자의적으로 선택한 게 아니고, 127만건의 '한국다움'에 대한 낱말을 분석한 결과 대한민국의 핵심가치로 창의, 열정, 화합을 도출했고, 검토 끝에 새 국가브랜드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검토 여부에 대해서도 박영국 실장은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새 국가브랜드 예산 35억 원 중 로고 디자인 비용은 2060만원이고, 나머지 거의 대부분의 예산은 국민들과 해외국민들의 참여를 통한 여론 수렴 과정에 쓰여졌다"며 "재검토 지적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정부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새 국가브랜드 취지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캠페인 계획을 세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