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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번호 723' 홍만표 굳게 입 다문 채…메모 적어

법조

    '수감번호 723' 홍만표 굳게 입 다문 채…메모 적어

    홍만표 변호사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8일 오후 2시 30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502호 법정에 검사장 출신 홍만표(57) 변호사가 수감번호 723이 적힌 하늘색 수의를 입고 등장했다.

    희끗한 머리에 안경을 쓴 홍 변호사는 법정에 들어서는 재판부를 향해 가볍게 목례를 한 뒤 피고인석에 앉았다.

    홍 변호사는 재판 도중 시종일관 입을 굳게 다문 채 재판장을 바라보거나 허공을 응시하는 등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대표적인 특수통에다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까지 달았다가 변호사로 개업한 후 한 해 수십억원의 수익을 올리던 전관 변호사의 화려함은 온데간데 없었다.

    홍 변호사 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도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국민참여재판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재판장이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수사 무마 청탁 등의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았다는 내용의 공소사실을 읊자, 홍 변호사는 숨을 크게 내쉬거나 허공을 응시했다.

    또 재판장과 검사 측이 홍 변호사의 '몰래 변론'에 따른 조세범처벌법 등에 관한 법리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을 때는 직접 펜을 잡고 메모지에 적어내려가기도 했다.

    공판 도중 세 차례 메모를 남긴 홍 변호사는 뒤이어 자신의 오른편에 앉아 있는 변호인에게 귓속말을 하며 무엇인가를 열심히 설명하는 등 법적 공방에 치열하게 대비하는 모습도 보였다.

    홍 변호사 측은 수사기록에 대한 충분한 검토 시간을 달라며 휴정기 이후로 공판을 미뤄줄 것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0일 오전 11시 다시 공판을 열기로 했다.

    재판장이 공판 절차 등과 관련해 홍 변호사의 의견을 물었지만, 홍 변호사는 "없습니다"라고 짧게 답한 후 곧바로 착석했다.

    일순간 방청석에서 "전관(비리)에 대해 다뤄달라"고 외치는 소리가 터져나오면서 법정 소란이 벌어졌다. 홍 변호사가 선임계를 내지 않고 '몰래 변론'을 한 것으로 드러난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 사건의 피해자들이었다.

    홍 변호사는 입을 굳게 다문 채 눈을 감았다. 소동은 재판장이 방청객들에게 경고를 내리면서 일단락됐다.

    공판이 끝나고 법정을 나서기 전, 홍 변호사는 자신이 적은 메모를 변호인에게 보여주면서 잠시 설명한 뒤 수의 주머니에 메모를 꽂아넣고 퇴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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