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이 거세지자 외교부가 대책회의를 여는 등 고민에 빠졌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9일 오후 주요 간부들이 참석하는 대책회의를 열었다. 중국, 러시아가 사드배치 결정 이후 공식 성명과 외교채널 등을 통해 보인 반응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외교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 한·러 관계는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발표 이후 최악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중국 정부는 사드 배치 발표 직후 "강렬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 입장을 담은 성명을 공개하고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와 맥스 보커스 주중 미국대사를 긴급 초치해 강하게 항의했다.
러시아도 같은 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러 차관급 정책협의회에서 김형진 외교부 차관보에게 심각한 우려를 전달했다.
이에 정부는 특히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이 양자관계는 물론 북한의 핵 개발에 대응한 국제적 제재 공조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북한이 사드배치 결정이 발표된 다음날인 9일 오전 잠수함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4월 북한이 잠수함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당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를 명백한 안보리 결의의 위반으로 보고 규탄하는 언론성명을 신속하게 채택한 바 있다.
한·미는 이번에도 안보리 차원의 대응 조치를 추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사드배치 결정에 반발하는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이전만큼의 협조를 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