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 힐링하이소' 삼성 선수들이 지난 5월 17일 한화와 포항 홈 경기에서 연장 끝내기 승리를 거둔 뒤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자료사진=삼성)
프로야구 삼성이 '대전의 악몽'을 털고 '약속의 땅'에서 재기를 노린다. 제 2의 홈 구장 포항에서 분위기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각오다.
삼성은 12일부터 경북 포항구장에서 롯데와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홈 3연전을 치른다.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다.
지난 주말 삼성은 한화와 대전 3연전에서 처참하게 추락했다. 1무2패를 안으면서 창단 첫 10위로 추락했다. 10구단 체제가 출범한 지난해 이후 첫 10위다. 또 2007년 5월5일 이후 10경기 이상 치른 시즌에서 처음으로 최하위로 떨어지는 낯선 경험을 했다.
한 마디로 최대 위기다. 한화와 시리즈에서 삼성은 필승조와 에이스가 동시에 무너졌다. 8일에는 3-3으로 맞선 7회 안지만이 송광민에게 통한의 결승 3점포를 내줬고, 10일에는 '황태자' 윤성환이 5회도 채우지 못하고 8실점(5자책)으로 패전을 안았다.
2010년대 최강을 자부하던 삼성의 몰락이다. '도박 스캔들'과 선수들의 줄부상이 겹친 삼성은 후유증을 이기지 못하고 한화, 케이티 등에 각각 1경기, 0.5경기 차로 밀려 내려갔다.
▲역대 포항 승률 8할, 롯데 열세도 넘어설까이런 삼성에 포항은 한 줄기 위로가 될 수 있다. 멍들고 지친 사자들을 따뜻하게 품에 안을 '영일만 친구'다. 그만큼 포항에서 기억이 좋았다.
2012년 포항 구장 경기가 치러진 이후 삼성은 28승7패의 경이적인 성적을 거뒀다. 승률 8할에 이른다. 현재 승률 4할1푼8리(33승46패1무)의 2배 정도로 높다.
올해 약세를 면치 못하던 한화에도 포항의 기운이 도왔는지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지난 5월 17~19일이다. 대구로 옮겨온 지난달 3~5일 한화에 3전패를 당한 것과 비교하는 포항의 기운을 알 만하다.
지난해 6월 3일 롯데와 포항 경기에서 삼성 이승엽이 KBO 최초 400홈런을 달성한 뒤 기념 유니폼을 입은 모습.(자료사진=삼성)
단지 승률만 높은 게 아니었다. 이승엽의 KBO 리그 최초 통산 400홈런이 달성된 곳이 포항이다. 지난해 6월3일 이승엽은 포항에서 전인미답의 고지를 밟았다. 더욱이 당시 상대 팀이 롯데였다.
선수들도 포항을 반긴다. 포항에서 31경기 13홈런 39타점을 올린 '포항맨' 이승엽은 "야구장이 좋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한다. 포항에서 7연승 중인 에이스 윤성환도 "포항은 메이저리그처럼 포수 뒤 관중이 있어 집중력이 배가된다"고 맞장구다.
다만 삼성은 올해 롯데에 2승7패로 열세다. 여기에 롯데는 최근 10경기 6승4패에 상승세로 3승1무6패의 삼성보다 분위기가 좋다.
과연 삼성이 포항의 기운을 빌어 분위기를 바꾼 가운데 전반기를 마무리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