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 한민구 국방부장관 (사진=자료사진)
정부가 사드(THAAD) 배치 결정을 둘러싼 핵심 쟁점 중 하나인 국회 비준동의 여부와 관련, 법제처 검토 작업도 거치지 않은 채 '동의 불필요' 입장을 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12일 국회 예결특위 전체회의에서 "관련 부처로부터 사드 배치 문제는 국회 동의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전날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국회 국방위 현안보고에서 "국회 동의 사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정부의 이런 주장은 법령 해석 등의 주무부처인 법무부와 법제처 검토를 거치지 않은 것이다.
한민구 장관은 12일 예결특위에서 "국방부 자체 검토를 통해 결론을 내렸고, 국회 동의 필요성과 관련해 다른 부처와 협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황교안 총리에게 '동의 불필요'를 보고했다는 관련 부처도 국방부 뿐이었다.
황 총리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국회 동의가 필요 없다는 정부 주장의 근거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관련 보고를 국방부로부터만 들었다"고 말했다.
법무부 장관 출신 국무총리가 헌법에 규정된 국회 동의권 대상 여부 판단에서 주무부처 의견은 듣지도 않은 채 국방부 보고를 유일한 근거로 삼았다는 얘기다.
한민구 장관은 "충분히 국방부 자체로 검토할 수 있다고 봤다"며 "법제처에 한 번 더 확인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이상민 의원은 "국방부가 자체 검토해서 국회 동의가 필요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다른 부처에 통보했다는 거 아니냐"며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