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사드 미사일 발사 테스트 (사진= The U.S. Army flicker)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사드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국민과 정치권 우려와 동떨어진 인식을 잇따라 드러내고 있다.
한민구 국방장관이 지난 12일 "사드는 일개 포병 중대"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외교부 차관은 사드를 두고 '조그마한'이라는 표현을 썼다.
14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은 이번 사드 배치 결정이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국과의 공조 약화를 불러올 가능성을 우려했다.
외교부 조태열 제2차관은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의 북핵 불용 원칙은 확고하다"며 이 의원의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어떻게 천연덕스럽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공조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거라고 얘기를 하느냐"고 소리를 질렀다.
이때 조그마한 이라는 말이 조태열 차관 입에서 튀어나왔다.
조 차관은 "저는 전체 큰틀과 전체 대국적인 그런 들을 가지고 말씀드렸지, 뭐 조그마한 세세한…"이라고 말했다.
사드 한반도 배치를 조그마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한 발언이었다.
이 의원이 "중국이 사드 배치를 미국의 대중국포위전략으로 인식할 수도 있는데 이게 왜 작은 문제"냐고 따지자 조 차관은 "저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물러섰다.
앞서 조 차관은 이 의원이 정부가 사드 배치 이후 한중관계 변화 가능성을 너무 안이하게 보는 것 같다고 지적했을 때도 '느긋한'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3년간 쌓아 온 신뢰가 하루아침에 무너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조 차관은 중국의 경제 보복 우려에 관해 국회와 언론에 화살을 돌리는 발언을 해 이 의원을 격앙시켰다.
조 차관은 "일어나지 않은 얘기를 국회나 언론에서 자꾸 거론해 사실상 그런 일이 일어나게끔 하는 결과를 내는 건 별로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의원은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언론이 우려를 제기해 국회의원이 정부의 입장을 물어보는데 어떻게 그걸 정치인이 선동하는 것처럼 말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드 배치와 관련한 정부의 안이한 인식과 관련한 지적은 여당 의원에게서도 나왔다.
새누리당 정양석 의원은 "사드를 '일개 포병 중대에 지나지 않는다'는 식으로 처리하면 정부가 더 큰 문제에 신뢰감 있고 치밀하게 대처할 수 있을지,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