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장에 나온 고현철(사진=조선중앙통신)
북한은 15일 평양에서 외신 기자들과 외교관들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의 지시로 북한 고아를 납치하려한 탈북자를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날 고현철(53)이라고 밝힌 탈북자 출신 남성을 동원해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 남성은 "자신이 고아들을 납치해 한국으로 데려가려 했다고 '자백'하며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저질렀다"면서 "울먹였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는 "자신이 밀수에 연루돼 북한 당국의 조사를 받은 후 2013년 1월 탈북해 중국에서 1년간 머물다 라오스와 태국을 거쳐 2014년 한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의 삶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직업을 찾지 못해 탈북자 단체를 찾았다가 그곳에서 2015년 국정원 요원을 소개 받았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그에게 중국 단둥(丹東)에 가서 과거 밀수 당시 연락책들을 다시 만나 북한에서 '민감한 물건'을 빼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또 "지난 5월 북한에서 고아를 납치해오면 1인당 1만 달러씩 주겠다는 얘기를 들었고, 5월 27일 고무보트를 타고 중국에서 북한으로 건너가 고아원에 있던 각각 8살과 9살 소녀를 납치하려다 몇 시간 만에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북한이 간첩활동을 하던 탈북자를 체포했다는 외신 보도와 관련한 입장 발표에서 "북한이 우리국민들을 일방적으로 체포해 이를 기자회견 등 선전전에 이용하는 형태에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북한이 고현철 씨를 비롯한 2013년 10월에 체포한 김정욱 선교사와 2014년 10월에 체포한 김국기 선교사, 같은해 12월에 체포한 최춘길 씨등 우리국민을 조속히 석방하고 우리 측에 지체 없이 송환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