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식 비리 사건으로 현직 검사장이 처음으로 구속되자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17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12시20분쯤 넥슨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진경준 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데 대해 “이번 법무부 간부의 금품비리 사건으로 국민들께 크나큰 충격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법무부장관으로서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특히 “누구보다도 청렴하고 모범이 되어야 할 고위직 검사가 상상할 수 없는 부정부패 범죄를 저지른 점에 대하여 부끄럽고 참담할 따름”이라고 통탄했다.
검사장급에서 비리사건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건 진 검사장이 처음이다.
그는 이어 “현재 특임검사의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이번 사건과 관련된 모든 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그에 상응한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진 검사장에 대한 사법 처리와 별개로 법무부 차원의 중징계가 불가피해 보인다.
진 검사장은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사표를 냈지만 정부는 이를 수리하지 않고 진상 규명과 수사에 착수했다.
공직자의 비위 사실이 파면, 해임 등 중징계에 해당하는 사안일 경우 사표를 수리하지 못하도록 한 대통령 훈령(비위 공직자의 의원면직 처리 제한에 관한 규칙)에 따른 것이다.
김 장관은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사에 대한 인사검증 및 감찰 시스템 등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진 검사장 의혹에 대해 법무부는 감찰 범위를 벗어났다며 진상 조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다가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막대한 뇌물 비리 의혹을 산 인물이 '검사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에 승진했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에도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