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을 1년 앞둔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가장 많이 하는 얘기는 바로 회개다. 사회적 지탄을 넘어 공신력까지 추락한 한국교회가 다시 살기 위해서는 회개밖에 없다는 얘기다.
교계 여러 단체들이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행사를 열면서 전면에 내세우는 이야기도 역시 회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19일 서울 연지동에 있는 기독교회관에서 주최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토론회 주제도 기억과 반성으로 정했다.
한국교회가 기억할 것은 무엇이고, 그 과정에서 반성하고 회개할 것은 무엇인지 다시 곱씹어 보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김철환 총회장(기독교한국루터회)은 "우리 잘못을 정직하게 바라보고 이를 반성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는 사회를 향해 진정성 있게 다가설 수 없다"고 말했다.
발제자로 나선 이화여대 양현혜 교수는 한국교회가 서구 자본주의에 물든 기독교와 진정한 기독교 복음주의를 구분해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또 한국교회가 이제는 개인 구원과 사회 구원을 따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개인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을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양현혜 교수는 이어 한국교회는 그동안 이성을 배제한 신앙이었다며, 이제는 이성과 대화하고 소통하며 건강한 신앙을 추구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발제자로 나선 백석대학교 성백걸 교수는 "한국교회가 민주화 이후 교회 성장 신학과 이데올로기의 한계를 넘어 도약을 이루어내지 못 했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이어 "빈곤한 신앙의식이 자아분열의 교인들을 키워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 교수는 "한국교회가 건강한 교회론을 갖지 못 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허약하고 빈곤한 신앙의식 상태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