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방기(新技訪記)'는 새롭고 독특한 기술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요즘 증강현실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 열풍이 아주 드셉니다. 사회관계형 게임이라며 근래 드문 혁신적인 히트 상품이라는 포켓몬 고는 이른바 '포덕(포켓몬 덕후)'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부 유럽에서 먼저 출시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포켓몬 고는 본고장 일본 못지 않게 '포덕'들이 많기로 유명합니다. 특히 주인공 한지우(일본명 사토시·영어명 애시 케첨)와 다른 트레이너들이 가지고 있는 포켓몬 전자도감 '포케덱스(Pokedex·일본명 포케몬즈칸)'는 닌텐도에서 발매된 롤플레잉 게임 '포켓몬스터 시리즈'와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며 몬스터볼과 함께 포덕들이 가장 갖고 싶어 하는 물품 중 하나입니다.
포케덱스 상상제품과 포켓몬스터에 등장하는 포케덱스
아주 오래 전에(?) 포켓몬 도감을 담은 실제 제품이 판매된 적도 있고, 최근에는 휴대폰 케이스용으로 나오기도 하는데요, 최근 포켓몬 고 열풍이 일자 한 사용자가 휴대폰과 결합할 수 있는 스마트폰용 포케덱스를 만들었습니다.
이 스마트폰용 포케덱스는 포켓몬 고를 하는 동안 심각한 배터리 소모가 발생해 대용량의 보조 배터리가 필요하다는 것에 착안해 스마트폰 케이스와 보조 배터리 겸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디지털 패브리케이션에 사용하는 부품 모듈과 기기를 제작하는 스파크펀 일렉트로닉스(Spark Fun Electronics)의 디자이너 닉 풀(Nick Poole)은 유명 오픈소스 코드 저장소인 깃허브(GitHub)에 자신의 아이디 'NPoole'로 무료 제작 소스를 공개했습니다. 3D 프린터로 만들었는데, 이 과정을 온라인에 공개하면서 뜨거운 화제를 일으켰습니다.
▲포케덱스 케이스 제작 후기 (https://www.sparkfun.com/news/2140)
▲포케덱스 제작 소스 (https://github.com/sparkfun/Pokedex)
닉 풀이 3D 프린터를 이용해 만든 포케덱스 휴대폰 보조 배터리 케이스
기성 제품이 없자 닉 풀은 직접 3D 프린터를 이용해 본인이 원하는 포케덱스 디자인으로 프로토타입 제품을 제작하고, 직접 리튬이온 배터리와 충전용 마이크로USB 단자, 전원 연결 기판을 조립해 실제 사용이 가능한 맞춤형 포케덱스 배터리 케이스를 만들었습니다.
약 40달러의 비용을 들여 만든 이 포케덱스 배터리 케이스는 갤럭시S4 사이즈에 최적화되어 있는데요, iOS 사용자들을 위해 아이폰6s용도 추가로 만들었지만 아직 테스트를 해보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닉 풀이 공개한 소스를 이용해 관심있는 분들은 직접 만들어 볼 수 있을 텐데요, 간단한 라디오조립이나 전자조립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 부럽네요. 전 손재주가 없어서... ㅠ.ㅠ
혹시 직접 만들어보고싶은 분들은 3D 프린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판교테크노밸리 공공지원센터 '창의 디바이스랩'이나 서울시가 용산전자상가에 개소한 '디지털대장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정부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창업 지원 기구에서 3D 프린터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꼭 사업자가 아니더라도 소정의 사용 교육을 이수하고 예약을 하면 이용이 가능합니다.
곧 포켓몬 본고장 일본에서도 포켓몬 고 서비스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수개월 내 한국과 중국 등 주요 아시아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유명세가 이어지면 스마트폰과 태블릿 제품에 최적화된 '보조 배터리 포케덱스 케이스'도 기성제품으로 곧 출시되어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뭔든 먼저 만들면 임자 아니겠습니까?
혹시 디지털 제품 개발에 발 빠른 분들이 있다면 닌텐도에 제안하거나 데이터를 활용해 포켓몬도감에 충실한 앱을 만들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연동되는 디지털 포케덱스 제품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게임이 실행되면 더 좋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