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심상정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국회 개혁은 특수활동비 폐지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21일 말했다.
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교섭단체 요건 완화를 가로막는 것도 특수활동비이며, 국회직을 두고 혈투가 벌어지는 것에도 이 특수활동비라는 돈줄이 작용하고 있다"면서 "20대 국회개혁의 첫 과제로 특수활동비를 포기할 것을 여야 3당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상임위 의정활동 지원목록으로 86억 원의 특수활동비가 책정됐는데, 공식 의정활동에 '묻지마 예산'이 있을 수는 없다"며 "특수활동비는 교섭단체 다선의원들이 나눠쓰는 쌈짓돈으로, 국회의 경우 고도의 비밀유지 업무가 없다는 점에서 특수활동비를 받는 것 자체가 배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대 국회가 국민의 국회가 되려면 무엇보다 국회 민주화가 전제돼야 하며, 국회 민주화는 교섭단체가 기득권과 특권을 내놓는 일이다. 국회가 정부에 특수활동비 축소의 칼을 빼들기 전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은 올해 예산심사에서 국회 특수활동비 개혁, 즉 특수활동비 폐지 및 투명화 문제를 가장 중점적으로 다뤄서 국회가 말만 앞세우는 거짓말 집단이 아니라 스스로 모범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심 대표는 검찰개혁과 관련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이날 "우리 나라에 차관급 검사장이 48명인가 되는데, 미국 같은 경우는 인사청문회 대상이지만 우리나라는 대통령 사인만 있으면 된다.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관련 입법과 함께 추후) 검찰인사시스템 개혁 방안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개혁 방안이 그동안 계속 나왔지만, 정부여당은 반대했고 야당은 좀더 당력을 집중해 관철시키는 노력이 부족했다"며 "이번에는 야당들이 문제 터지면 냄비 끓듯 제시하다가 또다시 용두사미 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남은 임기 1년간 정의당을 수권정당으로 도약시킬 단단한 교두보를 놓겠다"면서 4대 중점과제로 2018년 지방선거까지 10만 당원 및 전지역 지역위 건설, 당 정체성 강화, 노선과 정책의 대대적 혁신, 당 외연 확대를 제시했다.
한편 심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함께 오찬 간담회를 갖고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실천의지를 가진 유일한 정당임을 잘 부각시키도록 정치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당이 추구하는 가치 비전의 원칙을 굳건히 지키고,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합리적 대안으로 경쟁하며, 냄비 끓듯 하지말고 일관된 주장을 갖고 실천해 정책을 만드는 책임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인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심 대표는 "책임있는 정견을 제시해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새로운 판단을 하도록 하는 것이 정당의 역할"이라면서 "막강한 공론의 무기를 가진 제1야당이 공론의 사명을 다하지 않고 여론으로 자기실천 의지를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드 문제 역시 국민들이 과거처럼 전형적 안보이슈로 인식하리라 보는 것은 단견이다. 한번 결정하면 되돌릴 수 없으니 야당이 국민에게 더 적극적으로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드 배치와 관련한 국회 비준동의 논란에 대해서도 "국민이 의혹을 가진 문제에 대해 검증절차를 거치다보면 내용에 따라 판단이 될 것"이라면서 "검증특위를 하자고 했는데,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하며 시간도 벌 수 있고 대통령도 할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