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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병지 "장갑은 벗어도 꽁지머리는 영원히"

사회 일반

    [인터뷰] 김병지 "장갑은 벗어도 꽁지머리는 영원히"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병지 (프로축구 골키퍼, 은퇴 선언)

    706경기 최다 출전, 153경기 연속 무교체 출전, 229경기 최다 무실점. 그리고 최고령 현역 축구선수 기록까지, 이 어마어마한 기록을 모두 가진 주인공. 여러분, 누군지 아시겠습니까? 바로 꽁지머리 골키퍼 김병지 선수입니다. 김병지 선수가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1970년생이니까 만으로 마흔여섯. 현역 생활 24년 만인 거죠. 아마 우리나라의 골키퍼 역사를 말하라면 김병지 전과 후로 나눌 수 있을 만큼 골키퍼를 대중들에게 강하게 각인시킨 주인공이기도 하죠. 참 묻고 싶은 게 많은데, 빨리 만나보죠. 오늘 화제의 인터뷰 골키퍼 김병지 선수입니다. 김병지 골키퍼 안녕하세요?

    ◆ 김병지>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아이고, 진짜 그만두시는 거에요?

    ◆ 김병지> 네, 진작 정리를 했어야 되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 김현정> 본인은 실감 나세요?

    ◆ 김병지> 정리를 했던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요 오히려 편안했고 어떻게 보면 아셨던 것처럼, 2008년도에 제가 허리 수술을 했었거든요.

    ◇ 김현정> 허리 수술이요. 네.

    ◆ 김병지> 의사선생님께서 운동선수 생활을 포기해야 한다라는 다짐을 받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덤으로 살아온 그런 생활이었기 때문에요.

    ◇ 김현정> '오히려 8년의 시간은 덤이었다.' 이런 말씀이에요. 그런데도 조금은 더 뛰고 싶으셨던 거 아니에요?

    은퇴를 선언한 김병지 선수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김병지> 쉬는 중간에도 연락 온 팀도 있었지만, 이왕 쉬어갈 순간이라면 정리를 하고 그 다음에 보폭을 하는게 지금 시기에는 맞지 않나 생각을 했습니다.

    ◇ 김현정> 만 46세까지 현역으로 뛴 이런 선수가 없습니다. 완벽한 자기관리를 하는 걸로 너무 유명하죠. 지금 몸무게 어떻게 되세요?

    ◆ 김병지> 80㎏ 언저리 가 있지 않을까요?

    ◇ 김현정> 그러면 20년 전 몸무게는 어떻게 되셨습니까?

    ◆ 김병지> 계속 78.5㎏을 유지했었습니다.

    ◇ 김현정> 78.5㎏. 몸무게 수칙 말고도 24년 간 지킨 관리 수칙이 또 여러 개 있죠?

    ◆ 김병지> 그렇죠. 술, 담배는 일절 하지 않았고요. 그다음 저녁 8시 이후에는 개인 스케줄은 거의 잡지 않았죠. 몸무게를 지킨 것이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제일 큰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회식 자리라든지 선수들 회포 푸는 자리 가면 자연스럽게 한 잔씩은 마시게 될 수 있는데, 하나도 안 드셨어요?

    ◆ 김병지> 네, 저는 그렇게 지켰습니다.

    ◇ 김현정> 이야, 은퇴하면 제일 먼저 해 보고 싶은 일탈이랄까요? 어떤 걸 좀 놔보고 싶으세요?

    ◆ 김병지> 일단 킬로그램도 놓고 싶고요. (웃음)

    ◇ 김현정> 몸무게요. (웃음)

    ◆ 김병지> 네, 그리고 와이프랑 와인을 사실 더러 모았었는데 와인도 한 잔씩 하고 싶고요.

    ◇ 김현정> 선물 받아서 모아놓은 와인도 좀 먹고 싶고. (웃음) 아니, 그런데 그런 것들은 다 선수 기량하고 관계된 거니까 이해가 되는데, 꽁지머리 헤어스타일은 왜 안 바꾸신 거예요?

    ◆ 김병지> 저를 알리게 된 계기도 어떻게 보면 꽁지머리였거든요. 그리고 이 스타일 자체 잡아준 것도 집사람의 권유였고, 제가 가지고 있는 트레이드마크니까 그 모습만큼은 짊어지고 싶네요.

    ◇ 김현정> 은퇴하면 헤어스타일도 바꾸시는 겁니까, 어떻게 되는 겁니까?

    ◆ 김병지> (웃음) 스타일 자체는 유지를 할 거고요. 이제 그대신 좀 짧은 꽁지머리겠죠.

    ◇ 김현정> 김병지 선수를 사랑해 준 팬들을 위해서라도 완전히 바꾸지는 않겠고 조금 길이만 짧게? (웃음)

    ◆ 김병지>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은퇴를 선언한 최고령 골키퍼, 최고령 축구선수 김병지 선수 만나고 있습니다. 은퇴 선언하고 나면 왜 눈 감을 때마다 그동안의 선수인생이 필름처럼 쫙 펼쳐진다 이런 얘기들을 선수들이 하던데. 김병지 선수는 눈 감으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순간, 기억은 어떤 건가요?

    ◆ 김병지> 1998년 10월 24일 헤딩골을 넣었던 게 제일 기억이 나고요.

    ◇ 김현정> 골키퍼인데 골을 넣었던 그 경기요?

    ◆ 김병지> 어떻게 보면 공격하는 골키퍼의 종지부를 찍었던 경기였고. 동해안 더비의 또 시작이었고 그날이 또 아내의 생일이었고요. 아주 기억에 남는 경기입니다.

    ◇ 김현정> 1998년 그날, 반드시 승리를 해야만 결승에 진출할 수 있는 그런 경기였던 거죠?

    ◆ 김병지>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거기에서 골키퍼가 헤딩골을 넣은 거에요.

    ◆ 김병지> 기적과 같은 일들이 현실이 됐던 장면이니깐요. 아주 기억에 많이 남죠.

    ◇ 김현정> 반대로 가장 후회스러운 순간, 그런 순간이 있다면?

    ◆ 김병지> 2004년 챔피언 결정전에서 승부차기로 저희들이 졌어요. 삼성이랑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가늠하는 승부차기였거든요. 그때 제가 못 넣어서 팀이 지는 바람에 너무 아쉽더라고요.

    ◇ 김현정>그래요. 그런데 제가 장담컨대 아마 이제 김병지 선수 인생에서 가장 못 잊을 경기는 이 경기가 될 것 같아요. 바로 은퇴경기가 지금 준비되고 있다고요?

    ◆ 김병지> 울산 현대구단에서 좋은 생각으로 은퇴식에 대한 말씀을 하셨고 준비를 해 주신다고 하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또 제가 첫발을 내딛은 곳이 울산 현대구단이니까요. 늘 마음 속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 느낌입니다.

    ◇ 김현정> 누구를 좀 꼭 초대하고 싶으세요?

    ◆ 김병지> 가족이랑 저를 한 20여 년간 지지해 주셨던 꽁지당이라는 팬 모임도 있거든요.

    ◇ 김현정> 꽁지당 팬분들. 팬분들에게 한말씀 하셔야겠네요, 방송을 빌려서.

    ◆ 김병지> 너무 감사드리죠. 지금 그때 시절에는 팬들이 중고등학생들 때였거든요. 지금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친구도 있고, 큰 힘이 돼줬던 친구들이에요. 새로운 길을 갈 때까지도 아마 같이 할 것 같으니까요. 이 사회에서 동행을 같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은퇴 후 계획은 세우셨어요?

    ◆ 김병지> 방향은 정했고요. 녹색 그라운드는 아니겠지만 축구판에서는 있어야 되겠죠.

    ◇ 김현정> 축구판에서 어떻게 계실 생각이십니까?

    ◆ 김병지> 제가 공부도 하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선택을 해서 또 후배들도 양성하는 일도 같이 할 수 있는 일들도 해야 되고요. 고민해서 선택하겠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앞으로의 그 미래도 응원하고요. 한참 후에 제가 인터뷰 하게 되면 몸무게가 어떻게 변해 있을까, 이게 상당히 궁금해지네요.

    ◆ 김병지> 80㎏ 미만은 유지해야 되겠죠.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고요. 또 그렇게 해야 될 것 같고.

    ◇ 김현정> 건강하시고요. 마지막 은퇴 경기도 잘 치르시기 바랍니다.

    ◆ 김병지>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골키퍼 김병지 선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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