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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 신한, 우리은행 등 국내 주요 금융그룹사들이 올해 상반기 깜짝 실적을 이끌어 냈다.
기준금리 인하와 조선·해운업종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추가확보, 영국의 EU탈퇴 등 불안정한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꿋꿋하게 '호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 주요 시중은행, 얼마나 장사 잘했나연내 민영화라는 큰 과제를 풀어야 하는 우리은행은 실적 발표일을 일주일가량 앞당겨 발표했다. 상반기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우리은행은 상반기에 7503억 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1년 전 보다 무려 45.2%나 끌어올렸다. 시장에서는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예상치를 뛰어 넘는 깜짝 놀랄 실적이란 뜻이다.
신한금융지주도 올해 상반기에 1조4548억 원의 순익을 거뒀다. 전년 대비 13.3% 증가한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신한은행은 상반기 순익이 1조26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64억 원 늘었다.
KB금융그룹도 올해 상반기 1조1254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KB금융그룹이 상반기에 1조 원대 순익을 올린 것은 2012년 이후 4년 만이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에 7432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억 원가량 이익을 늘렸다.
◇ 대내외 악재 속에서 '호실적', 어떻게?이번 금융권의 호실적의 원인은 갈 곳 잃은 돈과 금리 인하에 따른 조달 비용 감소 등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희망퇴직과 기업구조조정 충당금 선제적 반영 등도 수익 개선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저금리, 저성장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견고한 이익 흐름을 실현하고 있다"며 "특히 은행 부문의 안정적인 이익 증가와 더불어 비은행 부문의 실적 개선이 함께 이뤄지면서 종합금융그룹으로서 이익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희망퇴직의 효과로 일반관리비가 잘 통제되고 기업구조조정에도 과거 수차례에 걸친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으로 대손비용이 낮게 유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시중은행, 하반기 전망은?구조조정 부담에도 불구하고 시중 은행들이 올해 상반기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달성함에 따라 하반기 실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실적에 대해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국내외 불확실성이 워낙 높다는 게 그 이유다.
대외적인 불확실성으로는, 당장 다음 주인 29일에 예정된 이탈리아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다. 지난달 24일, 브렉시트 현실화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금융권은 이탈리아 은행 문제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금융권의 정책 변화다. 금융권이 성장보다는 안정을 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권의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대출 관련 정책을 보수적으로 짤 것이란 관측이다. 이를 근거로 금융권의 주요 수입원인 예대마진이 상반기 수준을 넘어서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하반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예대마진 수익성은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의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보다 크게 좋아지긴 어려워보인다"며 "현재로서는 절대적인 규모가 상반기보다 늘기 힘든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삼성증권 김재우 연구원도 "올해 연간으로 놓고 보면 작년보다 올해 하반기 금융권 실적은 좋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금리 인하 한번 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고 환율이슈도 있고 유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등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