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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들의 한숨…"서해 5도는 서서히 침몰하는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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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민들의 한숨…"서해 5도는 서서히 침몰하는 섬"

    서해5도 중국어선 대책위, 적극적인 생존대책 마련 촉구

     

    지난 23일 낮 12시 30분, 인천시 옹진군 대청도 선진포선착장에 여객선 코리아킹호가 도착했다.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을 출발한 지 4시간만이다.

    하지만 여객선에서 빠져나온 관광객들은 거의 없었다. 선진포선착장에서 여름휴가 성수기의 활기도 찾아볼 수 없었다.

    ◇ 텅 빈 대청도 해수욕장…주민들 '울상'

    대청도에서 문을 연 해수욕장은 ‘지두리’와 ‘모래울’ 등 2곳이 있었지만, 썰렁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15일 문을 연 모래울해수욕장은 수상구조대원 2명만이 텅 빈 해변을 지키고 있었다.

    김민기(20) 대원은 “개장 이후 지금까지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은 100명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근처의 지두리해수욕장에서도 피서객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청도가 피서지로 외면 받으면서 민박과 팬션 등 숙박업소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성수기에도 비교적 저렴한 5~6만 원선을 숙박비(4인 기준)로 책정하고 있지만, 전혀 유인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한 숙박업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 관광객이 급감한데다, 최근에는 사드 배치 문제로 남북간 긴장까지 다시 고조되면서 대청도가 관광객들로부터 더 외면 받는 것 같다”며 한숨을 지었다.

     

    ◇ 꽃게 어획량도 1/3 토막…생계 대책 '막막'

    이민호(28) 지두리해수욕장 수상구조대장은 “인천에서 대청도까지 오는 데 4시간이나 걸리고 뱃삯도 성인 기준으로 왕복 14만원이나 들어 관광객들을 모으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주 소득원인 꽃게 어획량이 지난해 대비 3분의1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주민의 약 80%를 차지하는 어민들이 큰 손해를 봤다.

    이런 상황에서 기대했던 ‘휴가 특수’마저 실종되자, 주민들은 더욱 실망하는 분위기다.

    배복봉(58) 대청도 어민회장은 “꽃게는 자취를 감추고 관광객까지 발길을 끊으면서 대청도 주민들이 생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위기감은 이날 서해5도 중국어선불법조업대책위원회가 대청면 주민센터 회의실에서 연 어민간담회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조현근 대책위 간사는 “서해 5도는 정부의 무관심 속에 서서히 침몰하는 섬과 같은 곳”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신용불량자로 전락해가는 서해 5도민을 위해 해양주권과 어업권과 정주권 확대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주민들 "똘돌 뭉쳐 절박한 우리 사정 알려나가자!"

    이날 간담회는 대청도 어민뿐 아니라 연평도와 백령도 어민 대표들도 참석하는 등 커다란 관심 속에서 열렸다.

    박태원 연평도 어촌계장은 “서해 5도가 최소한의 생존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여객선 준공영제 도입과 내실 있는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 재정립, ‘서해5도 특별법’ 개정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태헌 백령도선주협회장은 “연평도와 대청도, 백령도 주민들이 똘똘 뭉쳐 지금이라도 우리의 절박한 사정을 정부와 국회, 국민들에게 적극 알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상당수 어민들은 또 서해 5도 주변이 우리 영해가 아닌 공해로 설정돼 중국 어선들을 단속할 법적 근거가 없는 현실에 대해서도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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