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4일 러시아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 여부를 종목별 국제경기단체의 판단에 맡기기로 하면서 대회 개막까지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에 관한 논란이 이어지게 됐다.
IOC는 이날 긴급 집행위원회를 열고 최근 정부 기관까지 개입한 도핑 파문을 일으킨 러시아의 리우올림픽 출전 전면 금지에 대해 논의했지만 사실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종목별 국제경기연맹이 러시아의 출전 여부를 정하도록 했다.
8월5일 개막하는 리우올림픽에서는 총 28개 종목에서 경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종목별로 러시아의 출전 금지에 대한 입장이 제각각이다.
우선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이미 러시아 선수들의 이번 대회 출전을 금지했다. 이 결정은 지난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효력은 인정해 러시아 육상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 출전이 어려워졌다.
또 육상 외에 국제역도연맹(IWF)도 6월에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에 1년간 자격정지 처분을 내리면서 리우올림픽에도 나올 수 없도록 한 바 있다.
최근 국제조정연맹(FISA) 역시 "2011년 이후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 샘플을 전면 재조사하겠다"고 밝혀 그 결과에 따라 이번 올림픽에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을 금지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18일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발표한 보고서에 언급된 러시아의 조직적인 도핑 조작의 구체적인 내용을 아직 주요 종목별 국제경기단체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다른 종목에서도 러시아 선수들을 출전 금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은 24일 "체조의 경우 지난주 WADA 보고서에 러시아 사례가 언급된 바가 없기 때문에 러시아의 출전을 막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선수단의 출전이 전면 금지될 경우 리듬체조에 출전하는 손연재가 상대적인 이득을 볼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현실로 이어지기는 어렵게 된 셈이다.
또 AP통신은 이날 네나드 라요비치 국제레슬링연맹 회장의 "증거도 없이 어떤 조처를 내릴 수 있느냐. 대회까지 워낙 시간이 없어서 내가 누군가에게 출전 금지 징계를 내리면 법원에서 패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말을 인용해 레슬링 쪽에서도 러시아의 출전 금지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IOC는 이밖에 도핑으로 인해 징계를 받았던 러시아 선수의 경우 징계가 만료됐더라도 리우올림픽에 나오지 못하도록 결정했다.
한편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번 결정은 러시아 선수들이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엄격한 자격 요건을 갖춰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바흐 위원장은 '너무 징계가 약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결정문을 한 번 읽어보라"고 반박하며 "러시아 올림픽위원회에 매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고 답했다.
그는 "러시아 선수들이 올림픽에 나오려면 남은 기간에 개인적으로 해당 경기단체로부터 참가 자격이 있다는 승인을 받아야 하고, 또 그 결정 역시 CAS와 IOC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며 "러시아 선수들 전체를 출전 금지하는 것보다 러시아 선수들에게 자신들이 도핑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사실을 입증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