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먹' 하고 발차기 좀 날리는 '센 언니'들이 안방극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올 초에는 김혜수, 김성령, 조윤희가 총도 쏘고 육탄전도 벌이는 여형사 전성시대를 열더니, 요즘은 의사부터 귀신까지 액션을 펼치는 언니들의 직업(?)도 다양해졌다.
이러한 '센 언니'들은 최근 회자하는 '걸 크러쉬' 신드롬과 함께 주체적인 여성상을 보여주며 시원함을 안겨준다.
◇ 조폭도 업어 치는 신경외과 의사 박신혜
SBS TV 월화극 '닥터스'는 원래 제목이 '여깡패 혜정'이었던 것에 어울리는 여성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다.
학창시절 "비뚤어질 테다"를 외치며 방황했던 유혜정은 거칠게 놀면서 이종격투기를 연마해 프로 실력이다. 그래서 신경외과 의사로 대변신한 지금도 조폭 16명이 한꺼번에 덤벼도 물리칠 수 있는 실력을 과시한다.
첫회에서부터 병원 응급실에서 조폭과 16 대 1의 싸움을 벌여 시청자의 시선을 제압했던 유혜정은 지난 26일 방송에서도 연인을 목 졸라 살해하고 도망가려던 범인(조달환 분)을 잽싸게 붙잡아 업어치기 한 뒤 팔을 우두둑 뒤로 꺾어버렸다.
박신혜는 유혜정을 맡아 기존의 얌전하고 정적이었던 이미지를 단번에 벗어던지는 변신에 성공했다.
유혜정이 범인을 붙잡은 뒤 "그만해. 이게 폭력이지 사랑이야?"라고 외친 말은 몸으로 하는 액션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시원한 한방이었다.
최근 급증하는 이별범죄와 데이트폭력에 대한 여성들의 목소리를 전한 대사는 시청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 악귀의 급소 찾아 공격하는 귀신 김소현 tvN 월화극 '싸우자 귀신아'에서는 악귀들과 싸우는 처녀귀신이 등장한다.
김소현이 연기하는 김현지는 대입 수능시험 전날 사망해 교복을 입고 이승을 떠돈 지 5년째. 이로 인해 초반 '싸우자 귀신아'에서는 여고생 파이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깜찍한 교복 차림의 귀신 김현지가 와이어 액션을 통해 공중에서 발차기를 하고, 덩치가 커다란 남자 귀신들과도 육박전을 펼치며 거친 액션을 선보였다.
김현지는 퇴마사 박봉팔(옥택연)과 손을 잡고 본격적으로 퇴마에 나서면서 '귀신답게' 악귀의 급소를 찾아내 전략적인 싸움을 펼친다. 박봉팔과 한 조가 돼 강력한 악귀와 격투를 벌이다 적외선으로 투시하듯 악귀의 급소를 찾아내 박봉팔에게 알려주면 박봉팔이 마무리를 한다.
김소현의 액션은 컴퓨터그래픽으로 구현한 악귀의 모습이 공포스러울수록 더욱 짜릿하게 펼쳐진다.
◇ 태권도 2단 식품기업 이사 예지원 지난달 인기리에 막을 내린 tvN 월화극 '또 오해영'에는 툭하면 발차기를 날리는 식품기업 이사가 등장했다.
가슴 속에 열정을 품고 사는 도도한 노처녀 이사 박수경. 예지원이 연기해 사랑받은 박수경은 여자든, 남자든 가리지 않고 욱하면 발차기를 날리는 과격한 인물이다.
실제로 태권도 공인 2단인 예지원은 드라마 곳곳에서 아이디어를 내 액션 장면을 가미하며 박수경의 캐릭터를 생생하게 살려냈다.
예지원은 당시 인터뷰에서 "태권도는 영화 '더킥' 찍을 때 2단까지 땄다. 주변에서 뭐하러 배우냐고 핀잔을 줬는데 배워두니 이렇게 써먹는다"며 웃었다.
그는 박수경을 연기하며 '걸 크러쉬'를 유발하는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 파이터로 뛰는 기업 재무회계 CFO 배두나 국내에 상륙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드라마인 '센스8'에서는 배두나의 현란한 액션을 볼 수 있다.
배두나가 연기하는 박선은 아버지의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어려서부터 무술을 갈고 닦아 파이터로도 활약하는 인물이다.
"17 대 1의 싸움은 우스운" 파이터로,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격투를 소화하고 이긴다.
이를 위해 배두나는 킥복싱, 물구나무서서 푸시업 등을 꾸준히 연마했다. 아침에는 근육 운동, 저녁에는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스턴트 훈련을 꾸준히 병행했다.
현재 '센스8'이 전세계를 무대로 시즌2를 찍고 있어 배두나의 새로운 액션 연기를 감상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