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저물가 원인은 원유가격 하락 등 '공급'과 '해외요인'의 영향이 압도적으로 큰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중간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6∼2012년에 평균 3.1%였으나 2013년부터 지난 6월까지는 평균 1.1%로 2.0%포인트 하락했다. 하락분 2% 중 공급요인이 4분의3(–1.5% 포인트), 수요요인이 4분의1(0.5% 포인트)씩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급요인 가운데 국제유가가 –0.9% 포인트를 차지해 절반을 넘었다. 2012년 이후 안정세를 보이던 유가가 2014년 하반기 이후 큰 폭의 하락세를 지속하며 물가상승률 하락을 주도했다.
같은 기간 환율이 물가에 미친 영향은 –0.1%포인트에 불과해 유가에 비해 영향력이 크게 낮았다.
환율은 2012년 3분기 이후 하락세를 나타내며 물가하락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2014년 4분기 들어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데 기인한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농산물가격의 물가에 대한 기여도는 -0.5% 포인트였다. 농산물 가격은 기상여건 호조로 2013년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며 물가를 떨어트렸으나 작년 들어 수급균형 회복 등으로 오름세로 돌아서 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이전의 하락 분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
수요요인으로는 GDP갭률(잠재성장률과 실제성장률 간의 차이)이 0.1%포인트, 수입물가(에너지 제외)가 0.5% 포인트씩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수입 물가는 세계경제의 부진에 따른 수요부진으로 2012년 이후 하락세를 지속했고, GDP갭률도 2012년 하반기 이후 소폭의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다.
또 물가 결정요인을 국내와 해외로 나눠보면 해외요인의 물가상승률 하락기여도가 4분의3(-1.5% 포인트)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국내요인은 농산물 가격안정 등으로 4분의1(-0.5%포인트)에 그쳤다.
특히 올 들어 농산물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물가하락 압력이 대부분 해소됐지만 여전히 낮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는 것은 국제유가, 수입물가 등 해외요인에 주로 기인한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시기별로는 2013~2014년 중에는 농산물가격과 환율이 저물가의 주 요인이었다면 2015년 이후에는 국제유가와 수입물가, GDP갭률이 주된 원인이었다.
한은은 유가 등 그동안 물가하락을 주도한 요인들이 최근 하락세를 멈추거나 상승세로 전환된 점을 감안하면 물가상승률 하락압력은 점진적으로 완화되면서 연말로 갈수록 상승세가 확대되고, 내년 상반기 중에는 물가안정목표인 2%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