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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불위' 위력 전원개발촉진법…폐지 여론

법조

    '무소불위' 위력 전원개발촉진법…폐지 여론

    • 2016-08-01 05:00

     

    화력발전소 등 각종 국가적 사업 과정에서 '무소불위' 위력을 떨치고 있는 전원개발촉진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관련기사 CBS 노컷뉴스 16. 6. 21 국가산업은 절대선(善)인가…귀 닫은 정부)

    전원개발촉진법이란 '전력수급의 안정적 도모와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지난 78년 제정된 법이다.

    70년대 개발이 우선시되던 시절, 각종 산업의 근간이 되는 전력의 원활한 공급을 위한 것이었지만, 법령이 포함하고 있는 '무소불위 권력'과 운영 방식 때문에 지탄을 받아왔던 게 사실이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석탄 화력발전소들이 지역민 등의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추진될 수 있는 이유가 전원개발촉진법 때문이다.

    실제 전원개발촉진법 제6조에 따르면 이 법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도로법 ▲사도법 ▲하천법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 ▲수도법 ▲자연공원법 ▲농지법 ▲산지관리법 ▲사방사업법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초지법 ▲항만법 ▲장사 등에 관한 법률 ▲광업법 등을 모두 망라해 조율할 수 있다.

    사업자가 실시계획 승인을 받았을 경우, 위에서 언급된 모든 법률과 관련해 허가와 인가, 면허, 결정, 지정, 승인, 해제, 협의 또는 처분 등을 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이 법은 전원개발사업자의 경우 필요한 토지 등을 수용하거나 사용할 수 있고, 타인의 토지 출입과 나무, 흙, 돌이나 그 밖의 장애물을 변경하거나 제거할 수도 있다.

    전원개발을 위해서는 사실상 모든 것이 허용되는 '무소불위'의 법령인 셈으로, 그 동안 각종 사업 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대 의견을 외면하는 방법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독재의 유물'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최근 들어 정부가 신규 석탄 화력발전소인 'SK 당진 에코파워' 건설을 추진하면서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해당 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준공을 앞둔 당진화력 9호기와 10호기까지 모두 10기의 석탄 화력 등으로 수십 년간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의 완강한 반대에도 불구, 정부가 신규 석탄 화력발전소의 추가 건설을 강행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전원개발촉진법 때문이라는 것.

    김홍장 당진시장 등의 단식 농성으로 정부가 지난 26일 에코파워의 전원개발 실시계획 승인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지만, 시민들은 "소나기 피하는 식의 연기일 뿐, 여론이 잦아들면 언제든 실시계획을 승인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과거 개발 위주 정책 시대, 강압적 방식의 전원개발촉진법은 현 시대에 맞지 않다"며 "독재 유물로 오히려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해당 법률의 폐지를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어기구 의원 등은 지난 25일 전원개발촉진법 폐지법안을 공동발의했다.

    이들은 제안 이유에서 "과거 전원설비가 부족한 시절 대규모 전원설비를 효율적으로 확충하기 위해 제정됐지만, 그 동안 설비가 많이 확충돼 해당 법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며 "특히 관련 인·허가 절차 등이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 승인으로 갈음하고 있어 관련 행정기관과 지자체, 지역민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문제점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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