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지적장애인 19년 축사 노동 착취 사건과 관련, 경찰이 가해자인 60대 농장주 부부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충북 청주청원경찰서는 1일 농장주 김 모(69) 씨와 김 씨의 부인(62)에 대해 장애인 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19년 전인 1997년 충남 천안의 한 양돈농장에서 일하던 지적장애 2급의 A(47) 씨를 자신의 농장으로 데려와 최근까지 6㎥ 남짓 한 축사에 딸린 쪽방에서 생활하게 하며 정기적인 임금 한 푼 주지 않은 채 일을 시키는 등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이들 부부에게 적용한 혐의는 장애인 복지법과 근로기준법,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위반 등 모두 3가지다.
경찰은 우선 A 씨에 대한 폭행과 감금이 있었다고 보고 이들 부부에게 장애인 복지법을 적용했다.
A 씨가 일관되게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하고 있고, A 씨가 이들 농장에 온 뒤 온몸에 생긴 상처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판단했다.
또 이들 부부가 19년 동안 A 씨의 가족을 찾아 주지 않는 것 등을 포괄적 의미의 감금으로 봤다.
인근에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상황에서 A 씨가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이용해 신체적 자유를 빼앗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수 차례 경찰 조사에서 제대로 임금을 주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폭행이나 감금은 전혀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참고인 조사까지 포함해 농장주 부부에 대해 모두 3차례 조사를 벌였지만 대다수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A 씨는 지난 달 12일 "주인이 무서워 집에 가기 싫다"며 김 씨 부부의 축사를 탈출해 한 회사 건물에 무단 침입하면서 경찰에 발견돼 19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