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5일 신주 상장을 완료하고 40년을 몸담았던 현대그룹에서 공식 분리됐다.
현대상선은 이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관리회사로 새출발하게 된다
해운업 불황으로 유동성 위기에 몰렸던 현대상선은 올해 초 채권단이 자율회생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용선료 협상과 채무 재조정, 해운동맹 재가입을 지난달 마무리했다.
이어, 지난달 25일에는 채권단과 사채권자, 용선주의 출자전환을 마무리해 현대그룹으로 부터의 분리 작업을 마쳤다.
출자전환 이후 현정은 회장을 비롯한 현대그룹이 가지고 있는 지분은 1% 이하로 낮아진 반면, 채권단 지분은 40% 이상 차지하게 됐다.
대주주가 된 채권단은 현재 현대상선을 이끌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인선 작업을 진행중에 있으며 늦어도 9월 초에는 선임한다는 방침이다.
40년만에 현대그룹을 떠나게 된 현대상선은 1976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세운 아세아상선이 모태였다. 이후 1983년 현대상선으로 사명을 바꿨다.
현대상선은 1985년 현정은 회장의 부친인 고 현영원 전 회장이 설립한 신한해운과 합병을 하면서 사세를 키웠으며, 1990년 후반에는 부산, 광양, 미국 등에 컨테이너 터미널을 세우면서 세계 8위의 해운업체로 거듭났고 현대그룹의 핵심 계열사였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물동량이 급격히 줄면서 운임이 폭락하는 해운업 불황시기를 맞아 결국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주인이 바뀌게 됐다.
현대상선은 구조조정을 통해 한 때 3000%가 넘던 부채비율을 200% 수준으로 낮추는데 성공해 정부가 운용하는 선박펀드를 이용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됐다.
선박펀드 규모는 약 1조4000억 원 가량으로 현대상선은 선박펀드 지원을 최대한 활용해 선박 대형화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2017년 새롭게 출범하는 해운동맹 가운데 세계 1,2위 선사가 속한 '2M'에 합류함에 따라 이들 회원사들과의 공동 운항 서비스를 통해 실추한 신인도을 회복하고 영업력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상선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세계 해운업계 불황이 최소 수년간은 더 지속될 것이라는게 업계 안팎의 공통된 분석인 만큼 '새 현대상선호' 앞에 놓인 파도는 여전히 거칠게 출렁이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