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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복지

    "아빠 보고싶어요" 갑을오토텍 눈물바다

    노조 "불법적인 직장폐쇄 철회하라"

    5일 오후 가족대책위와 민주노총 등이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김미성 기자)

     

    갑을오토텍 노조와 민주노총, 금속노조 관계자 등 1000여 명은 5일 오후 5시쯤 충남 아산의 갑을오토텍 정문에서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열고 사측의 부당한 용역인력 투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오후 5시쯤부터 예고된 시위로 경찰은 기동대 17개 중대 1400여 명을 투입했다.

    경찰은 시위현장을 에워쌌고, 시위 공간을 확보하려는 노조 측과 경찰 간 작은 다툼이 있기도 했다.

    사회를 맡은 민주노총 김경자 부위원장은 "경찰이 불법 용역을 허가한 것은 불법적인 사측을 돕는 행위"라며 "우리는 폭력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지도 않겠다"고 경고했다.

    갑을오토텍지회 이재헌 지회장은 "휴가 중에도 갑을오토텍 노조를 위해 함께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며 "2014년 3월부터 사측은 노조 파괴의 준비를 해왔으며 파업을 유도해 직장 폐쇄를 했고 공권력 투입의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경찰과 특전사 출신의 신입사원들을 뽑아 지회원들을 폭행하고 선전물을 훼손하는 등의 행위로 전 대표이사는 법정 구속됐다"며 "첫 시도부터 모두의 힘으로 멈춘 것이다. 이번 역시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산산업현장 평화 지킴이 의원단 활동을 하는 아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도 마이크를 잡았다.

    조철기 시의원은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24시간 릴레이 근무를 서고 있다"며 "노사 모두 대화에 나서서 평화적으로 풀어나가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집회 현장에는 100여 명의 가족대책위도 함께했다.

    초등학생부터 갓 대학생이 된 자녀들까지 어머니와 함께 구슬땀을 흘리면서도 차분히 자리를 지켰다.

    한 노조원의 아들 이찬영(20) 씨는 아버지에게 쓴 편지를 낭독하기도 해 주위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이 씨는 "작년에는 고3이어서 몰랐지만, 올해 취업해 일하게 되면서 가장의 무게가 얼마나 무겁고 힘든지 깨달았다"며 "희망은 어둠 속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정신적 지주인 아버지께 받은 만큼 되돌려드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빠 같은 사람이 되겠다"라며 울먹 거렸다.

    이 씨의 아버지는 정문 안에서 아들이 낭독하는 편지를 듣고 눈물을 흘렸고, 편지 내용을 듣는 많은 사람이 훌쩍거렸다.

    민주노총 세종·충남 본부 유희종 본부장은 결의문에서 "비정규직과 노조가 없는 공장이 갑을 자본의 목표"라며 "우리는 자본의 탐욕에 맞서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갑을오토텍 투쟁이 민주노총의 승리"라고 밝혔다.

    정문 안에서 문화제를 지켜보고 있는 갑을오토텍 노조(사진=김미성 기자)

     

    오후 6시쯤 결의대회를 마친 주최 측은 7시부터 문화제를 열었다.

    문화제에서는 노동 가수들의 노래가 울려 퍼졌고 참가자들은 박수와 함성으로 응답했다.

    문화제에 참석한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갑을오토텍 노조의 투쟁 지침은 때리면 맞는다는 것이다. 여기 계신 분들은 모두 가정이 있는 아빠들인데 때리면 맞으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라며 "이런 굴욕적인 투쟁 지침을 선택한 이유는 기업주가 다섯 번 바뀌어도 갑을오토텍 현장을 한 번도 떠난 적 없고 주인의식을 가져온 유일한 집단이 갑을오토텍 노동조합이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이들은 누구보다 회사를 사랑하고 누구보다 현장을 지키고 싶기에 이런 지침을 선택한 것"이라며 "더는 노조를 괴롭게 만들지 말고 노조의 소박한 소원을 들어줘야 한다. 노동삼권 보장받고 일할 수 있도록 함께 만들어 가자"고 밝혔다.

    앞서 갑을오토텍은 지난 2014년 12월 신입사원 60여 명 중 절반 이상을 경찰과 특전사 출신으로 뽑았고, 입사 3개월 전 노조파괴 교육을 받은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들은 금속노조 지회 쟁의현장에 난입해 지회원들을 폭행하고 선전물을 훼손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 15일 전 대표이사가 1심 법원에서 징역 10개월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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