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반입 마약 대부분은 중국산
- 올 상반기 마약사범 7천명, 마약청정국 지위 잃을 듯
- 해외직구·외국인 노동자 통한 유입 늘어
- 신종마약 700종, 관련 법규 전무
- 재범률 높아, 국가 차원에서 재활치료 중시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8월 5일 (금) 오후 7시 5분
■ 진 행 : 변상욱 대기자
■ 출 연 : 정희선 원장 (충남대 분석과학기술대학원)
◇ 변상욱> 이어서 충남대 분석과학기술대학원의 정희선 대학원장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원장님 안녕하십니까?
◆ 정희선> 네, 안녕하세요.
◇ 변상욱> 필리핀 얘기를 잠깐 들었습니다. 한 가지 궁금한 것은 언론에 자꾸 멕시코 마약조직이 필리핀으로 넘어왔다, 이런 얘기도 하고 미국 쪽에서 워낙 압박을 하니까 결국 풍선효과로 미국 쪽에서 필리핀 쪽으로 건너오게 된 것 아니냐. 이런 얘기도 하는데 전체 국제적인 흐름이 그런 것 같습니까?
◆ 정희선> 우리나라 같은 경우도 옛날에 보면 필로폰이라는 게 일본에서 만들다가 우리나라에서 만들고 또 우리나라에서 단속이 심하니까 중국으로 가고 그런 식으로 해서 옮겨가죠.
만드는 사람들이. 그러니까 남용하는 사람들은 큰 변화가 안 생기지만 제조 또는 개조하는 사람들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 변상욱> 아. 알겠습니다.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거군요.
◆ 정희선> 네, 그렇죠.
◇ 변상욱> 필리핀은 본래 마약 범죄가 많았던 국가입니까?
◆ 정희선> 그런데 그렇게 많지는 않았고 옛날에 보면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필로폰 같은 경우도 필리핀에서 만든 게 꽤 있었어요. 꽤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고요. 지금은 중국 쪽의 훨씬 많은 양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그렇게 돼 있거든요.
◇ 변상욱>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마약들은 상당 부분은 다 중국 것.
◆ 정희선> 네, 요즘에는 그렇죠.
◇ 변상욱> 마약청정국 하면 인구 10만명당 어느 정도의 사범이 있을 때라고 기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게 흔들리고 있는 건가요?
◆ 정희선> 그렇죠. 지금 인구 10만명당 20명. 우리나라 전체 인구로 하게 되면 한 1만 2천명이면 이게 청정국이 아니다라고 하는데 지금 그 수치가, 작년 수치가 1만 1900 이렇게 나왔어요. 그리고 올해 지금 상반기가 벌써 그 반을 넘었다는 거거든요. 그렇다면 이건 당연히 그 수치가 넘어가지 않겠느냐. 청정국이라는 그 자체가 흔들리지 않겠냐. 이러는 거죠, 지금. 그러니까 숫자가 많이 늘었다는 건 확실하죠.
◇ 변상욱> 우리나라 검찰, 경찰은 마약범죄에 대해서 잡기도 잘 잡고 아주 엄하게 단속도 잘하고 공항도 아주 튼튼하다고 들었는데 왜 이렇게 늘어났을까요?
◆ 정희선> 일반적으로 그게 아무래도 검경에서 그런 쪽을 참 잘 하는데 요즘에 SNS로 들어온다든가 이러면 할 수가 없고 또 외국인 노동자들이 굉장히 많이 증가했잖아요. 또 외국인 노동자들이 갖고 오는 걸 막을 수는 없잖아요. 막기 정말 어렵죠. 그러니까 그런 쪽으로 해서 들어오니까 이게 굉장히 늘어나죠. 그러니까 어쨌든 우리나라 검경에서 단속은 굉장히 잘하고 있어요.
◇ 변상욱> 지난 4월에 ‘신의 눈물’이라고 그래서 새로 나온 와인이나 이런 종류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신종마약 얘기더라고요.
◆ 정희선> 네.
◇ 변상욱> 그럼 마약의 모양이나 성능이나 이런 것들 다 계속해서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나요?
◆ 정희선> 굉장히 변화가 있죠. 특히 이 신종마약이라고 그러는 게 사실 지금까지 우리가 기존에 있었던 마약종류는 한 300종류도 안 돼요. 그 정도 되니까 개수가 그러니까 막을 수도 있고 그런데 신종마약이라는 건 지금 UN에서만 보고된 것만 해도 한 700, 600종이 넘어요. 600종, 700종이 되니까 기존에 있었던 것의 2배, 3배가 된다는 얘기거든요. 계속 새로운 게 등장을 하니까 이걸 막기가 굉장히 어려운 거거든요. 그래서 신종마약 종류들은 사실 우리나라도 지금 가장 문제가 되는 게 신종마약. UN에서도 굉장히 문제가 이걸 어떻게 규제를 해야 될 것인가. 그냥 이렇게 둬서. 그런데 이게 아주 어려운 점이 그 부작용 같은 것이 알려져 있지 않은 거예요. 안전성, 그러니까 보통 어떤 약물을 먹으면 이게 얼마만큼 나쁘다. 이렇게 알려져야 되는데 이거 같은 경우에는 사람들이 만들었다가 구조만 바꿔서 또 만들고 또 만들고 하니까 전혀 안전성을 모르니까 독성이 얼마만큼 나타날지를 알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되거든요. 종류가 그렇게 많으니까 종류에 따라서 차이가 크니까 어떤 종류 같은 경우는 사실은 보통 그래서 합성대마라고 해서 대마처럼 그렇게 한다는 것. 대표적인 신종마약 종류가 되거든요. 그런 것 같은 경우 독성이 좀 덜하지만 다른 약물들이 또 많이 있거든요. 그런 것들은 독성이 굉장히 그렇습니다.
◇ 변상욱> 그래서 지금 그냥 상식적인 생각에는 ‘제조 원료 자체를 갖다 차단하면 되겠지’라고 했는데 그 원료도 그러면 다양해지는 건가요, 점점 더?
◆ 정희선> 굉장히 다양해집니다. 굉장히 다양해져서 원료가 한 가지가 있는 게 아니라 이 사람들이 원료를 또 계속 개발을 하죠. 여기서 조금 다른 거 하고 그다음에 법적으로 이걸 막으려고 그러면 거기서 구조를 좀 바꾸는 거예요. 화학적인 구조를 바꾸면 그건 또 법적으로 규제가 안 되거든요. 그래서 얼른 구조를 바꾸고. 이런 식이어서 항상 법적인 쪽에서 따라가는 그런. 마약 제조하시는 분들이 빨리 나가죠.
◇ 변상욱> 원료물질의 화학적인 구조를 살짝 바꾸면 법에서 살짝 벗어나게 되는.
◆ 정희선> 그렇죠.
(사진=자료사진)
◇ 변상욱> 혹시 탐지견이 아무리 냄새를 맡으려고 해도 냄새조차 맡을 수 없는 그런 것도 많은가요?
◆ 정희선> 어려워요. 그건 어려워요. 그러니까 탐지견이 할 수 있는 건, 그래도 탐지견도 양도 있어야 되는 거고 냄새도 좀 있어야 되는데 이런 것들이 보통 무색무취 이렇거든요. 색도 없이 냄새도 없고 이러니까 탐지견이 알기가 좀 어렵죠.
◇ 변상욱> 최근에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는 회사원, 주부들 이런 사람들도 마약의 유혹에 많이 빠졌다, 이런 얘기를 듣습니다. 주로 살이 빠진다,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 이런 말 듣고 복용하게 됐다는데 체중 감소, 피로 해소. 이런 효과가 진짜 조금이라도 있는 건가요?
◆ 정희선> 마약 종류에 따라서 그런데요. 필로폰 같은 경우 식욕 억제 작용을 하거든요. 식욕 억제 작용을 하니까 살이 빠질 수밖에 없죠. 덜 먹으니까. 덜 먹으니까 그렇고 또 코카인이라고 들어보셨잖아요. 미국에서 나오는 거. 그 코카인 같은 경우도 어쨌든 먹는 걸 덜 먹게 해요. 그러니까 그런 것들을 먹게 되면 살이 빠지죠. 그래서 그런 체중 감소하는 것인데 그런 게 있고 그다음에 피로회복 같은 경우도 지난번 한참 문제 많던 프로포폴 같은 경우에는 그것을 복용을 하게 되면 잠자는 데 잠을 아주 푹 잔 것 같은, 숙면한 것 같은 느낌이니까 피로 회복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거죠.
◇ 변상욱> 생각을 그렇게 하는 거군요.
◆ 정희선> 그렇죠. 아주 자기가 잠을 잘 잔 것 같으니까, 숙면하고 난 것 같으니까 피로 회복이 됐다고 생각을 하죠. 그런데 그게 중독되는 과정일 수 있는데 그건 두번째 문제고 이 사람들은 피로 회복이 풀렸다고 생각을 하는 거죠.
◇ 변상욱> 일단 한 번이라도 투약이 되면 다시 손을 안 대고 딱 거기서 끝날 수 있는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다고 보십니까?
◆ 정희선> 그렇게 되기 어렵거든요. 굉장히 어려워서 사람이 보통 의지로 ‘내가 한 번 하고 끊으면 되겠지’ 하는데 거기에서 한 번 좋은 느낌을 받은 사람은 다시 그걸 찾는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나중에 정말 자기가 끊으려고 생각할 때 못 끊는 거거든요. 그래서 전 옛날에 레이건 대통령 부인께서 하셨던 그 운동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한 게 ‘Just Say No’ 절대 처음부터 NO라고 해야지, 한 번 한 다음에 그다음 한다. 그건 아니라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처음부터 접근을 안 해야지, ‘한 번 하고 내가 끊겠다’ 이건 자기 의지로 정말 조절이 안 됩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마약사범이 늘어난다고 하니까 걱정인데 단속도 해야겠지만 다시 또 재범을 저지르지 않도록 뭔가 치료하고 하는 것도 중요할 텐데 이 부분에 있어서 시설이나 제도 같은 건 잘 되어 있는 겁니까?
◆ 정희선> 저는 사실 이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이 들어요. 단속은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검경이 잘하니까 단속을 잘하는데 지금 마약 남용한 사람들, 환자들이 재범률이 높거든요. 재범률이 높다는 건 이 사람들이 치료가 안 됐다는 거죠. 치료나 재활이 안 됐으니까 또 그 약물을 먹게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여기에 치료, 재활에 우리가 아직 모자랐다는 거죠. 그런데 이쪽에 제가 보기에는 조금 투자를 해야죠. 기관에 대한 설립도 좀 하면서. 그다음에 이 사람들 치료를 3개월에 끝나기 어렵거든요. 완전히 완치될 때까지 치료를 해 준다라는 그런 정책으로 가야지, 3개월만 해 주고 병원에서 퇴원시킨다. 그건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환자에 따라서 오랜 기간도 병원에서 치료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변상욱> 약물 중독에 관한 예산이 또 엄청 깎여나간 것 같던데요?
◆ 정희선> 네. 우리가 지금 치료, 재활 쪽에는 약해요. 그러니까 그쪽에 좀 제가 보기에는 보강되어야지. 그 사람들이 다시 안 먹어야지, 재범률이 줄어들어야지 되는 거지. 그분들이 계속 남아 있는 한 재범이 계속 되는 수밖에 없는 거니까요.
◇ 변상욱> 지금 국제사회 전체적인 흐름상 마약과 관련해서 가장 우려하는 문제는 뭡니까?
◆ 정희선> 지금 신종마약이라는 거죠.
◇ 변상욱> 신종마약.
◆ 정희선> 신종마약이라는 게 계속 구조를 바꿔가면서 새로운 게 등장이 되는데 이게 부작용도 알 수가 없고 그다음에 법적으로 규제하려고 그러면 벌써 또 다른 것 만들고. 계속 그러니까 이걸 과연 어떻게 대처를 해야 되겠는가 해서 UN에서도 지금 계속 그걸 갖고 회의하고 그러거든요. 그래서 그 신종마약 문제가 가장 크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변상욱> 올 상반기에 벌써 한 7천 가까이 돼서 절반을 넘어서는 것 아니냐 이런 걱정 아까 했었는데. 마약청정국 지위를 잃게 되면 어떤 불이익을 당하게 됩니까?
◆ 정희선> ‘저 나라도 그렇게 마약이 많은 나라구나’ 이렇게 되는 거죠.
◇ 변상욱> 국가 이미지가 일단 문제고.
◆ 정희선> 그러니까 국가 이미지가 제가 볼 때는 굉장히 문제일 것 같아요. 이미지를 다시 좋게 만드는 데까지 또 시간이 많이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그런 점 때문에 지금 이런 때에 우리가 마약사범 치료도 하면서. 그리고 저는 사실 요즘에 마약빵, 마약커피 이렇게 해서 사람들이 마약을 굉장히 친근하게 느끼게 하는 그런 것들에 대한 게.
◇ 변상욱> 그러게요. 김밥도 그렇고 떡볶이도 그렇고 맛만 있으면 ‘마약’ 자를 다 붙여서.
◆ 정희선> 그러니까. 저는 그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청소년들한테. 그 청소년들이 어릴 때부터 ‘마약이라는 게 들어간 게 저렇게 쉽게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거구나’ 그러면 그건 정말 우리 기성세대가 해 줄 일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거에 대한 운동이 좀 되어야 되지 않을까. 저는 아주 최근에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이 그겁니다.
◇ 변상욱> 최근에 얘기한 프로포폴 마취제 이런 거, 우유주사 이런 얘기 했던 것들도 다 마약의 종류인 건 분명한 거죠?
◆ 정희선> 마약으로 묶여졌죠. 마약으로 다 묶였죠.
◇ 변상욱> 어떻게든 공급을 더 억제하는 방법으로는 마약 수사, 합동수사반을 의무 편성해서 운영한다. 이런 얘기가 계속 나와서 아마 지금 실행이 되어 가는 것 같은데 이건 분명 효과가 있겠습니까? 어떤 점을 바라고 싶으십니까?
◆ 정희선> 일단은 제가 볼 때 공항에서 들어온 걸 많이 막아줘야 된다는 거죠. 공항이라든가 항만이라든가. 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우리 자체 내에서 지금 만드는 건 거의 없거든요. 그러니까 외국에서 들어오는 걸 많이 막아줘야 되니까 항만, 공항 그다음에 국제우체국을 통해서 들어오는 것이라든가. 그래서 외국에서 들어온 걸 차단하는, 공급 억제가 중요하고. 그런데 아까 제가 말씀드린 대로 그것보다도 재활이나 치료에서, 정말 이 먹으려고 하는 사람들 숫자도 줄여주는 것도 정말 필요한 일이거든요.
◇ 변상욱> 지금 말씀하신 걸로는.
◆ 정희선> 이게 같이 가야죠.
◇ 변상욱> 공급과 수요를 둘 다 억제해나가는 일이 중요하다는 말씀이겠죠.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희선> 네, 감사합니다.
◇ 변상욱> 충남대 분석과학기술대학원의 정희선 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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