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국민의당, 사흘 만에 다시 호남行…구애 통할까

국회/정당

    국민의당, 사흘 만에 다시 호남行…구애 통할까

    전문가들 "잦은 방문으로 지지율 안 올라…수권능력 보여줘야"

    국민의당이 지지 세력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호남을 연이어 방문하며 지지율과 존재감 회복에 나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호남 발(發) 지지율 하락은 수권능력 부재에 대한 실망감의 반영"이라며 '호남 구애'가 지지율 반등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8일 국민의당에 따르면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는 9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전주를 중심으로 한 전북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사태 이후 이미지 쇄신 방안으로 내놓은 '전국 순회방문'의 첫 행선지로 호남을 택한 것이다.

    박 비대위원장 등 지도부는 첫날 지역 언론사와 각각 간담회를 하고, 다음 날에는 시민사회단체 대표단 간담회에 이어 비대위 회의를 한 다음 농어업축산인단 및 군산지역 주요기관장, 현대중공업 협력업체단과 차례로 간담회를 갖는 등 지역 민심을 살필 계획이다.

    국민의당은 사흘 전인 4일에도 김성식 정책위의장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인 김동철 의원이 전북과 전남을 잇달아 찾아 지자체 및 시도교육청 등과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지역 현안사업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 국민의당, 호남서 지지율 하락 주도

    국민의당의 잇단 호남 방문은 최근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두드러진 지지율 하락 추세와 무관치 않다.

    여론조사 전문 업체인 리얼미터가 8일 발표한 주간 집계에 따르면 국민의당 정당 지지율은 13.0%로 3주 연속 하락했고, 광주·전라 등 호남지역에서 지지율 하락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당은 7월 첫째주부터 호남지역에서 5주 연속 오차범위 내에서 더민주에 정당 지지율이 뒤지고 있다.

    국민의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의 지지도 역시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8월 첫째주 안 전 대표에 대한 지지도는 9.0%로 한달 전과 비교해도 2.6%포인트 떨어졌다.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요구가 수용되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반대를 일찌감치 당론으로 채택하면서 정국의 다양한 이슈를 선도하고 있지만 이것이 실제 반등의 동력으로 이어지진 못했다는 평가다.

    ◇ "정권교체 기대감에 지지한 호남, 지지철회로…결국 安이 핵심"

     

    전문가들은 '단순한 호남 구애'만으로는 호남에서 지지율 회복은 요원하고, 당 지지세력의 근간을 이루는 호남에서 지지율 반등 없이는 '호남 자민련'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기국회에서 정책을 주도하며 '캐스팅보트'를 쥔 제3당 정당의 면모를 과시하고 당의 얼굴인 안 전 대표가 이슈를 주도하며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한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하면 지지율 하락에 브레이크를 걸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에 대한 호남의 압도적 지지의 근간은 국민의당과 안 전 대표가 새누리당을 꺾을 수 있는 세력이라는 기대감과 문 전 대표 및 친노(친노무현) 세력에 대한 실망 등이 반사적으로 국민의당으로 옮겨간 것"이라며 "대안세력으로 선택한 국민의당이 기대만큼 역할을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지지를 거두는 것인데, 호남을 자주 방문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정기국회에서 3당으로 역할을 한다면 지지율 반등이 가능하겠지만 국민의당이 더민주에 공조한다고 해도 야권 의석이 180석이 되지 않기 때문에 여야가 치열하게 다투는 이슈에 대해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를 쥐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안철수계와 비안철수계의 갈등이 외화됐을때 안 전 대표가 보여주는 리더십이나 안 전 대표의 비전 구체화 등 결국 안 전 대표의 역할에 당의 많은 것이 걸려있다"고 전망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도 국민의당이 정권창출 능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에서의 지지율 반등은 물론 이를 바탕으로 한 지지율 회복 역시 요원하다고 봤다.

    김 교수는 "안철수 전 대표가 주장했던 새정치나 여러가지 약속들은 지켜지지 않고 있고, 제3 정당의 존재감이 지지자들의 기대보다 미미한 상황"이라며 "여기에 (안 전 대표의 사퇴로) 박지원 비대위원장이나 천정배 전 대표, 정동영·박주선 의원 등 '올드 보이들'이 당을 장악하고 있는 것에 대한 피로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만 "안 전 대표가 지금보다 담대한 정치적인 결단과 실험을 해야 한다"며 "시간만 흐르면 자기가 국민의당의 대선주자가 된다는 생각이 아니라 자기가 대통령이 되지 않더라도 국민의당이 수권정당으로 문호를 열고 외연을 확대해 정권교체를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병근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신당에 대한 기대감이 기초해 국민의당에 지지를 보냈던 사람들이 좀 더 냉정하게 평가를 시작한 것 같다"면서도 "아직 호남이 안 전 대표와 국민의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않았고 안 전 대표가 '대선 주자'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 교수는 "국민의당과 국민의당의 간판인 안 전 대표가 증권교체 가능성을 얼마냐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며 "그 가치와 방향이 호남이 추구하는 정치적 가치와 맞아야 하는데 더민주 지도부 교체 이후 더민주의 정체성이 바뀌면 국민의당이 위치를 잡기 어려워 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