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화해·치유 재단' 출범 후 첫 한·일 국장급 협의가 9일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됐다.
정병원 외교부 동북아시아국장과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날 회담에서 일본 정부가 위안부 재단에 출연키로 한 10억 엔의 거출 시기와 용처등을 놓고 논의를 벌이고 있다.
우리 정부는 10억 엔이 '과거에 대한 사죄·배상'의 성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일본은 자금의 용처가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5일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국장급 협의 때 일본이 제공할 출연금 중 일부를 일본서 유학할 한국 학생 지원에 사용하는 방안 등 이른바 '미래지향적' 사업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외교부는 10억엔의 사용처와 관련해 "오로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분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한 사업을 시행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회담에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철거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 일본 측이 10억 엔 출연과 소녀상 철거를 직접 연계할 경우 회담은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두 나라는 소녀상과 관련해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공관의 안녕·위엄의 유지라는 관점에서 우려하고 있는 점을 인지하고, 한국 정부로서도 가능한 대응 방향에 대해 관련 단체와의 협의 등을 통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일본 집권 자민당 내에서는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을 철거하도록 한국에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