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6천만원이면 조종사 자격증…부실업체에 깨지는 '파일럿의 꿈'

경제 일반

    6천만원이면 조종사 자격증…부실업체에 깨지는 '파일럿의 꿈'

    사설 항공훈련학원 주의보, 사고나도 보상은 커녕 무리하게 비행만

    지난 6월 17일 무안 경비행기 사고 현장. (사진=전남 소방본부 제공/자료사)

     

    경비행기 추락 사고로 올해만 5명이 숨지면서 국토교통부가 지난 5월 '추락사고 제로화' 대책까지 발표했지만 훈련용 경비행기 추락사고는 이어지고 있다.

    관리사각지대에 놓인 사설 항공훈련학원에 대한 대책도 달라진게 없어 또다시 사고가 되풀이될 우려가 높다.

    ◇ 경비행기 추락사고 특별대책뒤 달라진것 없어…유족·훈련생만 고통

    지난 6월 17일 무안공항을 이륙해 비행훈련중이던 TTM코리아항공 소속 경비행기가 인근 야산에 추락해 교관과 교육생 등 3명이 숨졌다.

    지난 2월 28일 김포공항을 이륙한 직후 추락해 2명이 숨진 한라스카이사고까지 실습용 경비행기사고로 올해만 5명이 목숨을 잃었다.

    경비행기 안전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국토교통부가 특별대책까지 내놨지만 한달만에 또다시 추락사고가 발생해 대책을 무색케하고 있다. 후속관리도 달라진게 없다.

    지난 2월 김포공항에서 추락사고가 발생한 사설 비행교육원인 한라스카이에어도 사채와 국세체납 등 현금부채만 18억원이 넘고 교육생에게 환불을 제대로 못해줘 물의를 빚었다.

    지난 6월 무안 TTM코리아항공의 훈련용 경비행기 추락사고도 사고뒤 교육생 65명 중 30명이 회사측에 3억 7600여만원의 교육비 환불을 요구했지만 교육원은 묵묵부답이다.

    훈련생들은 입학 당시 4000만~5000만원의 교육비를 현금으로 선지급한 상태라 피해가 커 애를 태우고 있다.

    훈련생 A씨는 "교육원측이 환불요청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상황이 안좋은 가운데 어떻게든 비행만 다시 하려고 하고 있다"며 "국토부가 어떻게 관리감독하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사고로 숨진 이 모 교관 유족들은 "TTM코리아가 배상책임보험금 1억원만 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 가압류를 신청했다"며 "사고조사위원회의 사고 원인 조사 결과가 나오는데로 터무니 없는 배상에 대한 소송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경비행기가 관제사의 지시에 따라 무리한 순회를 하고 계기착륙을 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며 "국토부가 관제교신과 녹취록, 순회 경위 등을 유족측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티티엠코리아항공의 비상장주식지분율을 보더라도 실제 경영자인 김태영 감사 14%, 아들인 김상백 스탠다드펌 전 대표가 45% 등 가족들이 100%를 소유하고 있고 부채가 8억 5,000만원에 달하고 있다. 김상백 전 대표는 사기혐의로 구속수감돼 있다.

    ◇ 사설 비행교육원 관리 감독 사각지대…부실업체 난립

    사설 비행교육원은 주로 조종사를 꿈꾸는 젊은 교육생들이 시간당 주중에는 23만원, 주말 25만원을 내고 비행을 배운다.

    비행교육원의 조종사 면허취득 패키지 과정은 6천만원 안팎이고 비행시간 200시간을 채워 사업용조종사 자격을 취득하고 통상 부기장 취업을 위해 250시간 이상을 채운다.

    비행교육원은 자본금 7억5천만원·항공기 1대 이상·항공기 당 조종사와 정비사 각각 1명 이상의 조건만 갖추면 등록할 수 있어 현재 사설 비행교육원은 16개 업체로 최근 5년 동안 세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비행교육원의 재정상태가 열악하고 항공기사용사업자로 분류돼 교육과정이나 정비,시설등에 대해 정부의 관리감독을 제대로 받지 않고 있다. 사설학원법으로 감독받지도 않는다.

    ◇ 국토부 경비행기 훈련장 지방공항 이전…지방공항에 책임 떠넘기기

    국토교통부는 김포공항 추락사고를 계기로 오는 12월부터는 김포과 인천, 김해, 제주 등 주요공항에서 교육·훈련용 경비행기 운행을 전면금지해 경비행기 훈련장이 지방공항으로 이전된다.

    이에 따라 지방공항에서 경비행기 운행이 대폭 늘어나면서 안전 위협도 커지고 있다.

    무안공항의 경우 지난해부터 경항공기 운용을 실시하면서 대학교나 사설 교육원 등 11곳에서 훈련용 비행기 43대를 보관·운용하고 하루 평균 50회 정도 이·착륙을 하고 있다.

    여객기와 교육훈련용 경비행기가 혼합 운용되면서 여객기 승객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지방공항에 경비행기 운용 부담을 떠넘기면서 해마다 발생하는 사고가 더 늘어날 우려를 낳고 있다.

    경비행기 추락사고를 차단하기 위한 실제적인 법적, 제도적 관리감독대책과 전용비행장 조성 등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