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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상영 "절망의 4점, 욕심 비우니 대역전극"

스포츠일반

    [인터뷰] 박상영 "절망의 4점, 욕심 비우니 대역전극"

    - 패색 짙을 때도 포기 안해
    - 일주일 푹 자고 바다가고파
    - 부모님 사랑한단 말 전하고파
    - 국민들 끝까지 응원해주시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상영 (펜싱 에페 선수, 금메달리스트)

     

    오늘 아침 대한민국이 들썩였습니다. 저도 방송 준비하다가 응원하느라고 바빴는데요.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 우리 막내 박상영 선수가 정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면서 깜짝 금메달 소식을 전해 왔습니다. 세계랭킹 21위예요. 그런데 막내 20살입니다. 솔직히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올림픽 시작하기 전에 미디어데이라는 게 있었죠. 그때도 말이죠. 많은 선수들한테 마이크가 갔습니다마는 이 박상영 선수한테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그랬던 박상영 선수가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지난해 3월에는 인대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해서 한 1년을 쉬었습니다. 그랬던 선수가 해낸 것이기 때문에 지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지금 경기가 끝난 지 얼마 안 돼서요. 저희가 참 어렵게, 어렵게 박상영 선수를 잡았습니다. 만나보죠? 박상영 선수 안녕하세요?

    ◆ 박상영> 안녕하세요? 펜싱 국가대표 박상영입니다.

    ◇ 김현정> 와, 축하드립니다.

    ◆ 박상영> 네, 감사합니다. (웃음)

    ◇ 김현정> 기분이 어때요?

    ◆ 박상영> 지금 아직, 끝난 지 얼마 안 돼가지고요. 별로 감흥이 안 오는 것 같아요. 좀 지나봐야 알 것 같아요.

    ◇ 김현정> 집에 가면 더 실감 날 것 같아요?

    ◆ 박상영> 네. (웃음)

    ◇ 김현정> 좀 기대를 했습니까? 박상영 선수 개인적으로?

    ◆ 박상영> 저 개인적으로는 기대했죠.

    ◇ 김현정> 아니, 그런데요. 박상영 선수. 사실 저는 정말 미안한 얘기지만 마지막 결승전에서는 반쯤 포기했어요. 왜냐하면 그 상대 선수가 워낙 잘하는 세계랭킹 3위 선수이기도 했고 워낙 노련한 경험 많은 선수이기도 했고. 게다가 9:13, 10:14까지 지니까 펜싱은 사실 그렇게 지면 이건 뒤집기가 어렵거든요. 그래서 '우리 상영 선수 은메달도 잘한 거지, 괜찮아, 아무렴.' 이러면서 속으로 얘기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연속으로 5점을 계속 낸 겁니까?

    ◆ 박상영> (앞 부분에) 제가 되게 욕심을 가져 가지고요. 경기 운용이 정말 힘들었거든요. 그러다가 제가 그 욕심을 좀 걷어내고 경기에만 집중을 해 보자, 이렇게 했는데 갑자기 이렇게 몸이 풀려 가지고 잘 됐습니다.

    (사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김현정> 욕심을 걷어내니까, 걷어내니까 그때부터 풀린 거예요?

    ◆ 박상영> 네.

    ◇ 김현정> 그러면 9:13, 10:14까지 갔을 때 포기 안 한 겁니까?

    ◆ 박상영> 포기 안 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사실은 그때 해설위원이 TV에서 뭐라고 했냐면 '이거 졌습니다. 솔직히 좀 어렵습니다.' 이런 얘기를 했어요. 해설위원이. 한참 선배님도 포기할 정도였는데. (웃음) 우리 박상영 선수는 포기 안 했어요?

    ◆ 박상영> 네, 저는 포기 안 했습니다. (웃음)

    ◇ 김현정> 될 거라는 생각 가지고. 대단한 상영 선수. 사실은 박상영 선수를 두고 지도자인 감독은 뭐라고 하셨냐면 '어리지만 20살 밖에 안 됐지만 이번이 올림픽 첫 무대지만 배짱이 좋다, 당차다.' 이런 얘기했습니다. 이 무대 하나하나 갈 때마다 긴장 별로 안 했습니까, 안 떨었어요?

    ◆ 박상영> 원래는 제가 긴장을 되게 많이 하는 편인데요. 이번 올림픽은 세계인이 같이 즐기는 축제잖아요. 그래서 그 축제에 포커스를 맞추고 되게 즐기려고 노력을 했는데. 그래서 경기가 정말 잘 풀리다가 결승전에서는 제가 '아, 1등을 할 수 있겠다.' 이런 욕심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니까 온전하게 경기에 집중을 못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아, 이제 이해가 됐어요. 그러니까 오히려 욕심 버리고 '나 즐기러가야지.' 하고 하나하나 가다가 보니까 어느새 결승전에 와 있는 거예요. 그런데 그래서 거기서 욕심을 부리니까 처음에는 좀 밀린 거예요?

    ◆ 박상영> 네.

    ◇ 김현정> 그러다가 안 되나 보다 어떻게 보면 그런 생각을 하고 다시 마음 비우니까 오히려 5점이 나는 그런 상황이 된 거군요?

    ◆ 박상영> 네, 맞습니다. 정확하게 파악을 하셨네요. (웃음)

    ◇ 김현정> 정확하게. 대단합니다. 박상영 선수. 지금 청취자들 변영심님, 이용민님, 어인우님 외 여러분이 '기적 같은 우승, 눈물이 찡했다, 축하한다.' 이런 문자들 보내주고 계시는데요. 사실 박상영 선수가 더 대견한 건 지난해3월에 큰 수술했잖아요. 무릎 인대 파열?

    ◆ 박상영> 전방 십자인대 파열 수술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때는 이게 마지막일 수도 있겠구나, 정말 무대 못 뛰는 거 아냐, 이런 생각도 하지 않았어요?

    ◆ 박상영> 되게 많이 했죠. 그런 생각도 많이 하고 혼자 자학도 많이 하고요. 그런 힘든 시절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다가 1년 만의 복귀. 정말 어렵게 복귀가 됐습니다. 그때 어머니가 그렇게 우셨다면서요?

    ◆ 박상영> 복귀했을 때 그때도 정말 많이 우셨는데요. 제가 이번에 결승전 들어가기 전에도 어머니랑 전화를 잠시 했었거든요? 그런데 어머니가 울어가지고 (웃음) 얘기를 제대로 못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아, 울어서 통화를 제대로 못하셨군요?

    ◆ 박상영> 네. 그래 가지고 제가 '(결승전) 끝나고 오겠다고, 어머니. 기쁜 날인데 왜 우냐고' 말씀 드렸어요.

    ◇ 김현정> 그러면 생각난 김에 박상영 선수, 이게 조금 식상하고 유치한 질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이럴 때 또 빠지면 서운한 게 하나 있어요. 뭐냐 하면 '엄마!' 하면서 서울에 계신 한국에 계신 고국에 계신 엄마한테 한 말씀 하시겠어요?

    ◆ 박상영> 제가 여태까지 부모님한테 지금까지 한 번도 사랑한다는 말을 거의 살면서 다섯 손가락 안에…. 많이 못했거든요, 쑥스러워가지고. (웃음) 그런데 오늘은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네요.

    ◇ 김현정> 그걸 저한테 하지 마시고 저한테 하면 안 되고. 엄마, 아빠 하면서 한 말씀 하시죠.

    ◆ 박상영> '엄마, 아빠 사랑해요. 한국가면 꼭 메달 걸러가겠습니다.'

    (사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김현정> 제가 엄마, 아빠가 된 것 같이 기분이 좋네요. (웃음)

    ◆ 박상영> (웃음)

    ◇ 김현정> 이 웃음 소리도 20살의 웃음 소리네요. 이렇게 즐긴 박상영 선수 큰일을 해냈습니다. 그 동안 하고 싶은 것 다 참으면서 땀 흘렸잖아요, 이날을 위해서. 한국 돌아가면 뭐 제일 먼저 하고 싶어요?

    ◆ 박상영> 일단은 일주일 동안 잠만 자고 싶어요, 쭉.

    ◇ 김현정> 잠만, 왜요?

    ◆ 박상영> 너무 힘들어가지고요. 지금. 밤에 설레고 긴장되고 뭐 여러 가지 복잡한 마음 때문에 잠을 많이 못 잤거든요, 올림픽 준비하면서.

    ◇ 김현정> 아, 잠을 일주일 동안 한 번도 안깨고 밥 안 먹고 계속 자고 싶어요?

    ◆ 박상영> 그냥 밥 먹고 자고, 밥 먹고 자고 하고 싶어요.

    ◇ 김현정> 20살이면 사실 하고 싶은 게 굉장히 많은 나이예요. 친구들은 지금 방학이라고 배낭여행도 가고 뭐 바닷가도 가고 이러는데, 20살로서 해 보고 싶은 일은 없습니까?

    ◆ 박상영> 음…. 큰 일은 아닌데 일단은 바닷가를 좀 놀러가고 싶어요.

    ◇ 김현정> 친구들과 바닷가에, 소박한 꿈이네요. 박상영 선수, 정말 잘 뛰어줬고요. 이제 시작입니다, 이제 시작이에요. 사실은 리우에서도 단체전이, 지금 에페 단체전이 한 번 더 남아 있고. 이제 20살이니까 갈 길이 멉니다.

    ◆ 박상영> 맞습니다.

    ◇ 김현정> 응원해 준 국민들께 한 말씀, 포부 밝혀주시죠!

    ◆ 박상영> 네. 지금 하면 되나요?

    ◇ 김현정> (웃음) 네. 뜨겁게 응원해준 국민들게 한말씀 해주시겠어요?

    ◆ 박상영> '안녕하세요. 펜싱 국가대표 박상영입니다. 지금 제가 이런 좋은 성적을 냈는데요. 앞으로 더 잘하는 누나, 형들 경기가 많거든요. 많이 응원해 주세요!'

    ◇ 김현정> 많이 응원해 주세요.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박상영 선수. 마저 남은 경기 잘 하시고요.

    ◆ 박상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 박상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참 자랑스러운 금메달입니다. 막내여서 그리고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였기 때문에 더 기쁜 거겠죠. 남자 에페 금메달 리스트 박상영 선수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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