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양궁 대표팀의 막내 이승윤은 비록 개인전 메달 획득은 실패했지만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자신의 첫 올림픽을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고 평가했다.(올림픽공동취재단)
“한 발로도 승부가 좌우되는데 그 한 발을 잡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워요”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의 막내 이승윤(21.코오롱엑스텐보이즈)에게 2016 리우 올림픽은 지금까지 자신이 치렀던 그 어떤 대회보다 가장 기억에 남을 대회였다. 생애 첫 출전서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뿐 아니라 스스로 기대가 컸던 개인전서 아쉬운 실수로 메달을 놓치는 아쉬움도 맛봤기 때문이다.
이승윤은 13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세프 반 덴 베르흐(네덜란드)와 2016 리우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8강에서 세트 스코어 4-6으로 패했다.
앞서 세계랭킹 1위 김우진(24.청주시청)이 32강에서 인도네시아 선수에 덜미를 잡히는 이변의 희생양이 된 탓에 한국 남자 양궁은 개인전 16강에 진출한 이승윤과 구본찬(23.현대제철)이 결승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시나리오가 리우 올림픽의 대미를 장식할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세계랭킹 8위 이승윤은 준결승 문턱에서 세계랭킹 5위의 반 덴 베르흐를 만나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변덕스러운 바람이 선수들을 괴롭혔던 삼보드로무 경기장이 이승윤의 승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8강전 패배 후 취재진과 만난 이승윤은 “많이 아쉽다. (김)우진이 형의 몫까지 열심히 하려는 욕심이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착잡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반 덴 베르흐가) 원래 잘하는 선수다. 그 점에 부담을 가져 경기를 잘 풀어가지 못한 것이 짜증이 난다. 상대가 잘한 것은 아무렇지 않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승윤은 다른 날보다 바람이 다소 잠잠했던 것이 오히려 패배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바람이 많이 부는 편이 아니었는데 그래서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다”는 이승윤은 “(마지막에) 바람이 3시 방향으로 불어 9시 방향으로 조준했다. 그런데 그대로 9시로 날아가버렸다. 경기는 한 발로 승부가 좌우되는데 그 한발을 잡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고 설명했다.
비록 개인전 메달은 좌절됐지만 처음 경험하는 올림픽은 이승윤에게 즐거운 기억이었다. “형들과 함께 나와서 재미있었다. 누구에게 의지하며 경기한 적이 없었는데 서로 의지할 수 있어서 지금까지 했던 경기 중에 가장 기억에 남을 경기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