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한국 시각) 브라질 바하 리우센트로 파빌리온 4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배드민턴 남자 A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이용대, 유연성이 러시아에 이바노프-소조노프에게 패한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배드민턴 남자 복식 세계 1위 이용대(28 · 삼성전기)-유연성(30 · 수원시청)이 올림픽 예선에서 쓴맛을 봤다. 12년 만의 올림픽 한국 남자 복식 금메달을 위한 값진 교훈을 얻었다.
둘은 14일(한국 시각) 브라질 리우센트루 4관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A조 예선 3차전에서 블라디미르 이바노프-이반 소조노프(러시아)에 1-2(17-21 21-19 16-21)로 졌다. 2연승 뒤 첫 패배다.
이에 따라 이용대-유연성은 A조 1위를 러시아(3승)에 내줬다. 이미 8강행을 확정했지만 조 2위로 오르게 됐다.
세계 13위, 하위 랭커에 당한 의외의 패배다. 첫 게임 초반 이용대-유연성은 4-9, 5점 차로 밀려 기선 제압에 실패했다. 이후 추격전을 펼쳐 10-10, 동점에 이어 13-12로 역전했지만 막판 뒷심이 밀려 첫 게임을 내줬다.
절치부심한 둘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용대의 서비스 등 노련한 운영으로 접전에서 이겼다. 하지만 마지막 게임에서 다시 초반 기세에서 밀렸다. 12일 리성무-짜이자신(대만)에 역전승을 거둔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다.
대표팀 후배 김사랑(27)-김기정(26 · 이상 삼성전기)이 극적으로 조 1위 8강행을 확정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전날 세계 22위 영국팀에 져 예선 탈락 위기에 몰렸던 세계 3위 김사랑-김기정은 이날 6위 마티아스 보에-카르스텐 모겐센(덴마크)를 탈락시키고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14일(한국 시간) 브라질 바하 리우센트로 파빌리온 4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배드민턴 남자 A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이용대, 유연성이 러시아에 이바노프-소조노프에게 패한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경기 후 둘은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바짝 정신을 차렸다. 이용대는 "상대 서비스가 좋았고 기존에 받아보지 못한 것이었다"면서 "다시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패인을 짚었다. 유연성도 "네트 근처 서비스가 날카로웠다"면서 "그런 점을 더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메달을 위한 값진 교훈이다. 유연성은 "이제 8강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오늘 같은 실수가 없도록 더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용대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또한 있다"며 의지를 다졌다.
이용대-유연성은 확실한 금메달감로 분류된다. 이용대는 정재성과 짝을 이룬 4년 전 런던 대회 때도 세계 1위의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당시 대회에서 4연승을 달리며 승승장구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끝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금빛 스매싱을 기대하며 나섰지만 보에-모겐센과 4강에서 무너져 동메달에 머물렀다.
이번에도 당연히 금메달이 기대되지만 예상 밖 복병을 만날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세계 2위이자 이용대-유연성의 강력한 라이벌로 꼽히던 무하맛 아산-헨드라 세티아완(인도네시아)도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이들은 D조에서 1승2패를 당해 8강에 좌절됐다.
어쩌면 이번 예선 패배는 4년 전 전철을 밟지 않게 만들 예방주사가 될 수 있다. 4연승으로 거침없이 나가다 의외의 패배를 안았던 런던과 달리 이번 대회는 예선부터 고배를 마시면서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일 수 있다. 소득이 아예 없는 패배는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