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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위로 달리는 中 터널버스, 결국 사기였나

IT/과학

    자동차 위로 달리는 中 터널버스, 결국 사기였나

    지난 5일 허베이성에서 공개한 터널버스 TEB 시험주행 공개모습

     

    중국에서 심각한 도심 정체를 해소하고 수백 명의 승객을 동시에 이동시킬 수 있는 미래형 대중교통체계로 세계 주요 매체의 눈길을 끌었던 '터널버스(TEB·巴鐵)'가 투자금을 노린 사기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신경보(新京報) 등 중국내 언론들은 15일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시에서 TEB 프로토타입을 선보이고 시범운행을 시작했다는 터널버스가 실제 제품화 가능성이 불투명하고 안정성도 담보할 수 없는 가짜 혁신제품이라고 보도했다.

    2010년 중국인 발명가로 알려진 쑹유저우가 처음 제안한 뒤 TEB 기술회사(TEB Technology Development Company)와 함께 이 교통수단을 개발해오다 지난 5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기술 박람회 'CHITEC 2016'에서 8월 시험운행에 돌입한다고 발표하면서 업계의 큰 관심을 끌었다.

    해외에서는 '스트래들링 버스(Straddling Bus)'라고도 불리는 이 버스는 2차선 편도 도로의 양끝에 레일을 깔고 이동하며 2층버스 형태로 1층 하부는 일반 차량이 통과할 수 있도록 뚫려 있다.

    이 회사는 버스가 최대 140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고, 친환경 전기 동력으로 평균시속 60㎞로 운행되며 버스 제작과 인프라 건설 비용이 지하철의 20%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버스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주장은 있어 왔다. 기존 도로에서는 버스 하부를 통과하는 차량들이 교통신호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고, 버스의 크기나 설계가 회전 반경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여러 도로교통 상황을 반영할 대안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이 터널버스는 1969년 미국 건축가 레스터 워커(Lester Walker)와 크레이그 호젯(Craig Hodgetts)이 뉴욕시의 현대화를 위해 뉴욕 매거진(NewYork Magazine)을 통해 제안했던 미래형 교통수단 '랜드라이너(Landliner)'와 동력장치와 크기에서만 다를 뿐 설계 개념과 디자인이 판박이다.

     

    당시 뉴욕매거진에 실린 내용에 따르면, 랜드라이너는 보스턴-워싱턴 구간에 시속 200마일(약 322㎞)로 달릴 수 있고, 고속도로 편도 차선 양 끝에 설치된 레일 위에 공기 터빈으로 부양해 이동하는 거대한 운송수단이다. 마치 자기부상열차와 비슷한 운송체계라고 할 수 있다.

    대대적으로 보도됐던 중국의 새로운 혁신제품도 아니다.

    이들 업체는 상하이 자오퉁(交通)대 연구소 자동차공정원에 타당성 평가를 의뢰해 진행했다고 밝혔지만 이것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 대학 연구소 관계자는 TEB에 대해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중국 매체들은 특히 이들 업체가 투자금을 모으기 위해 거대한 가짜 모형을 만들고 언론에 대대적인 홍보를 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특히 터널버스 개발 업체 뒤에 고액의 이율과 성공적인 투자금 회수를 부추기며 투자금을 모집하는 불법 대출업체가 끼어있어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이 '터널버스'는' 지난 5일 주행시험에서도 프로토타입 수준의 모형을 공개하고 전용 선로가 설치된 300m 길이 짧은 도로 위를 서행했다. 이 업체는 하반기 주행성능 시험을 거친 뒤 연말이나 내년 초 허베이성 도로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현 교통 체계와 안전문제 등 해결할 과제가 많아 실제 대중교통 수단으로 이용될 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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