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 담장 너머로 목욕하는 여성의 신체를 촬영한 후 도주하는 범인의 모습. (사진=피해 부부가 온라인에 공개한 화면 캡처)
인천 부평 일대에 '몰카 주의령'이 내려졌다?
인천 부평 일대 한 주택가에서 담장을 넘어가 몰래카메라를 촬영하던 남성이 발각됐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얼굴도 가리지 않고 남의 화장실을 훔쳐보는 태연한 수법에 누리꾼들은 혀를 내둘렀다.
소식이 알려진 건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글 '인천 부평 일대 화장실 도촬범'을 통해서다.
작성자는 이 게시물에서, 한 남성이 화장실을 몰래 촬영하고 도망갔다며 인천 부평 일대 주거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그는 "단독 주택이고 담이 낮아 외부 침입에 대해 항상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조심하고 있었다"며 "기어이 일이 생겼다. 2층 현관 옆에 화장실 창문이 있는데 부인이 목욕하는 모습을 촬영한 미친 사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작성자는 이어 "부인이 그 사람을 발견한 후 소리를 질러 도망갔다. 뒤쫓아갔지만 골목 돌아가는 걸 놓쳤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일단 112에 신고해 지구대 가서 접수했다. 내일 형사 배정 받으면 경찰서에서 다시 조사한다고 한다"며 "다행히 CCTV가 있어 촬영됐는데 적외선 카메라라 얼굴이 자세히는 안 나왔다"고 토로했다.
이어 "얼마 전에도 동네에 기웃거리는 사람이 있었다고 하고 오늘은 차 뒤에 웅크렸다 나오는 범인과 마주친 후 신고했다는 이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작성자는 이어 CCTV에 찍힌 범인의 모습을 담은 사진 다섯 장도 올렸다.
누리꾼들을 경악케 한 부분은 또 있었다. "동영상이 온라인에 유포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게 제일 걱정"이라는 작성자와 달리 "동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 범인을 잡기가 더 쉽다"고 말했다는 경찰의 반응이다.
그는 "얼굴 다 알려지고나서 그 다음은 어쩌라고 그런 말을 하는가"라고 분개했다.
글을 본 누리꾼 '마****'도 "피해자 인권은 안중에도 없이 범인 잡는 데만 혈안이 돼서는 동영상 유포되길 바라는 경찰의 저 생각 없는 발언"이라며 "저 남자 사진 인터넷 여기저기에 올리면 더 빨리 검거할 수 있을 것같다"고 적었다.
'남****'은 "저정도 인상착의면 빨리 잡을 것 같다"며 "생각보다 단서가 될 만한 점은 다 있고 눈썰미 좋은 형사만 배정되면 금방 잡는다. 키, 나이, 체형, 얼굴형, 걸음걸이, 위장시 모습 등 모든 걸 다 유추할 수 있을 정도의 CCTV라서 생각보다 잘 잡을 것 같다"고 빠른 범인 검거를 기원했다.
이에 대해 경찰 측 관계자는 17일 오후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신고된 건이 맞고 수사 진행 중이다"라며 "문제가 된 경찰 발언은 누가 했는지 모르겠다. 사진이 잘 나와있긴 하지만 CCTV 녹화 영상 하나로 빨리 잡을 수 있다고 단언하긴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