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부실 급식재료 납품을 눈감아 준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경기지역 학교 영양사와 납품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7일 사기 및 뇌물공여 혐의로 급식재료 납품업자 박모(39)씨를 구속하고, 배임수재 혐의로 고교 영양사 양모(37·여)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박씨로부터 돈을 챙겨 받은 초교 영양교사 정모(42·여)씨와 박씨에게 납품업체 명의를 빌려준 이모(53)씨 등 3명을 각각 뇌물수수 혐의와 입찰방해 공범으로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는 지난 2012년 9월부터 3년간 이씨 등으로부터 명의를 대여받아 학교급식 납품업체를 운영하며 경기도내 학교 17곳을 대상으로 식재료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용인의 고교 3곳과 초교 1곳에 납품 단가를 2배이상 부풀려 2억360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다.
박씨는 또 학교 영양사 등에게 납품 편의 대가로 1억1천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박씨는 조달청 입찰에서 최저가 입찰 업체가 낙찰 받는 점을 악용, 명의를 빌린 3개의 업체를 번갈아가며 다른 업체보다 낮은 금액으로 입찰해 낙찰 받았다.
이후 정상적인 식자재를 납품하는 것처럼 높은 단가를 적은 내역서를 청구하고, 실제로는 질낮은 식자재를 납품해 차액을 챙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구속된 영양사 양씨 등은 납품 물품을 검수할 때 저질의 식자재 납품을 묵인해주는 대가로 각각 7,600만원, 3,300만원 현금과 물품(의류, 화장품 등)을 받아 챙겼으며, 특히 수백만원에 이르는 피부관리 요금을 박씨에게 대납시켰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경찰은 "해당 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이 급식의 질에 대해 불만이 많았으며, 급식을 못먹겠다며 도시락을 싸서 다니는 학생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도교육청이 지난해 말 학교급식 특정감사 결과 부당이득을 취한 납품업체를 수사기관에 고발했으며, 이를 수사하던 경찰이 납품업자와 영양사 간 금품수수 혐의까지 밝혀냈다.
이에 도교육청은 해당 학교가 개학 이후 급식에 차질이 없도록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영양사와 영양교사에 대한 수사결과가 나오는대로 중징계 및 인사조치를 할 예정"이라며 "해당 근무자들이 학교에서 업무를 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급식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실무부서와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지난해 7월부터 3개월간 학교급식 분야의 특정감사를 실시, 위법·부당한 사항에 대해서 관련자 문책을 요구하고 행·재정상 처분을 조치했다.
또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 사용을 의무화하고 급식분야 감사 처분기준을 세분화 하는 등 학교급식 운영과 식자재 구매 시스템 재정비에 나섰다.